현장투쟁과 검경압박을 중심에 둔 갑을오토텍 노조파괴 분쇄투쟁



갑을오토텍(주)는 전직 경찰, 특전사출신을 신입사원으로 채용하여 민주노조파괴를 시도하는 신종 노조파괴 전략을 추진했다. 하지만 갑을노동자들은 현장투쟁과 검경압박을 통해 이 신종 노조파괴 전략을 성공적으로 저지할 수 있었다. 이 글에서는 갑을오토텍(주)의 노조파괴 전략의 배경 및 노조의 대응전략의 주요한 지점에 대하여 간략하게 살펴본다. 보다 본격적인 투쟁에 대한 평가는 현장노동자들의 몫이다.



갑을자본의 노조파괴전략의 배경 및 목표


갑을오토텍(주)은 2009년 갑을상사그룹에 편입된 이래 그룹의 주요 재정기반이 되고 있다. 즉, 갑을상사그룹은 갑을오토텍(주)에서 남은 이윤을 계열사에 부당하게 자금지원 및 과도한 지급보증을 했고, 특히 부실 해외계열사에 자금지원으로 인한 회사의 손해를 끼치는 등 불법적이고 비상식적인 경영행위를 일삼고 있었다.

2014년 9월 18일 갑을오토텍(주)(이하, “갑을자본”이라고 한다)와 전국금속노동조합 충남지부 갑을오토텍지회(이하, “갑을지회”라고 한다)는 “주간연속 2교대 및 월급제”에 관하여 합의하면서 생산물량 유지를 위해 신규채용을 합의했다. 그런데, 임금체계 변경(정기상여금 600%을 통상임금에 포함시키는 월급제실시)은 결과적으로 갑을자본의 이윤을 축소하게 하였고, 갑을자본은 위 노사합의 직후인 2014년 10월경 외부 노무법인과 자문계약을 체결한 후 체계적인 노조파괴전략을 수립한다. 갑을노조파괴시나리오문건(일명, K-PLAN)에 드러난 바에 따르면 갑을자본은 궁극적으로 구조조정을 목표로 하고 있었다. 단계별로 살펴보면 ▶1단계 노조파괴용역 모집과 투입, ▶2단계 노동조합 내부분열 유도 및 조직력훼손(폭력활용), ▶3단계 직장폐쇄를 통한 조합원 선별복귀, ▶4단계 금속노조 완전와해를 위한 제반조치, ▶5단계 노조파괴용역들에게 사원아파트 매각시 특혜부여, ▶6단계 지속적인 구조조정이다. 갑을자본은 1단계전략으로 2014년 12월말 신입사원 60명 중 대다수를 용역으로 채용했다. 이는 노사가 주간연속2교대에 따른 생산물량 유지를 위해 신규채용에 합의한 20여 명을 훨씬 초과한 숫자다. 2015년 1월 대표이사로 취임한 임00(현대자동차 아산공장 前공장장)은 “2014년 주간연속 2교대 및 월급제 관한 노사합의는 잘못되었다”고 지적했는데, 이는 갑을자본이 노사합의사항을 무효화하기 위해 노조파괴전략을 실행한 것임을 짐작케 한다.



갑을자본의 노조파괴전략의 특징 및 위법성


2010년 이래 노조파괴사업장에서 자본은 외부컨설팅업체와 공모하여 노조파괴시나리오를 작성한 후 직장폐쇄 및 복수노조설립을 활용하여 민주노조를 와해시켰다. 갑을자본이 노무법인 00과 작성한 K-PLAN은 종전 자본의 노조파괴전략의 핵심내용을 반영한 것이다. 한편 노동조합및노동조합법(이하, “노조법”이라 한다)은 제81조에서 황견계약금지, 제34조에서 쟁의행위기간 중단된 업무수행을 위한 채용금지를 규정하고 있을 뿐, "채용"에 대한 규제가 거의 전무하다. 조직력이 강한 노조가 있는 사업장의 경우도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에서 채용부분은 “공정하게 채용한다”는 규정만이 있을 뿐이다. 갑을자본은 이 점을 주목하여 용역깡패를 정식직원으로 채용하여 평상시 노동조합활동을 교란하고, 파업시 파업대체인력으로 활용할 뿐만 아니라 파업을 무력화시키려 했다. 갑을자본의 노조파괴전술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 황견계약 체결을 통한 민주노조 와해전략이다.


노조법 제81조는 황견계약, 즉, 노동자가 어느 노동조합에 가입하지 아니할 것 또는 탈퇴할 것, 특정한 노동조합의 조합원이 될 것을 고용조건으로 하는 경우 이를 부당노동행위로 처벌하고 있다. 이는 채용단계에서 노동조합의 헌법상 권리인 단결권을 보장하기 위함이다. 그런데 갑을자본은 2014년 12월 신입사원 60명을 채용하는 과정에서 금속노조에 가입하지 않을 것, 가입한 경우 금속노조를 탈퇴하고, 어용노조에 가입할 것을 조건으로 고용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이는 노조법이 금지하는 황견계약으로 부당노동행위다.


둘째, 위장취업(단체협약상 공개채용원칙위반)을 통한 민주노조 파괴 공작이다.


갑을지회 단체협약 제16조 제3호 “회사는 신입사원 채용시 공개채용을 원칙으로 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그럼에도 갑을자본은 전직 경찰, 특전사출신들을 노조파괴 목적으로 채용공고前 사전교육을 실시한 후 사실상 채용내정한 후 공개채용 형식을 취하는 방식으로 공개채용원칙을 위반하였고, 이는 채용취소사유에 해당한다. 또한 이는 취업규칙상 “이력사항을 허위기재 또는 허위진술”하여 채용되었으므로 이 또한 채용취소사유에 해당한다. 2014년 10월경 신입사원에 대한 모집공고도 나지 않은 상태에서 서울 모처에서 이후 신입사원으로 채용될 것이 예정된 특수부대 출신들을 상대로 민주노조 파괴, 사측노조 설립에 대한 사전교육이 이루어졌다. 사전교육을 받은 자들은 대부분 채용되었다. 신입사원들은 경찰출신 또는 경찰출신으로부터 소개받은 자, 그리고 특수부대출신들이 대다수를 차지하며, 연령은 40대~50대가 주를 이룬다. 또한 신입사원 중에는 2014년 11월경 계열사인 동국실업에 부장, 차장으로 발령받은 18명이 포함되어 있다. 이들 중 일부는 동국실업지회 교섭당시 사용자교섭위원으로 배석하기도 했다. 결국 전직 경찰, 특전사 출신의 전문적인 노조파괴 용병들이 갑을자본의 계획에 따라 단체협약과 취업규칙을 무시한 채 계열사를 넘나들며 노조파괴 공작을 일삼은 것이다.


셋째, 갑을자본과 신입사원들이 체결한 근로계약은 노조법상 “쟁의행위 기간 중 대체근로금지규정”을 위반하여 무효이다.


갑을자본과 전직경찰, 특전사 간의 채용계약은 노조법 제43조 제1항(“사용자는 쟁의행위 기간 중 쟁의행위로 중단된 업무의 수행을 위하여 당해 사업과 관계없는 자를 채용 또는 대체할 수 없다”)을 위반하여 사법적 효과가 무효다.

노조법 제43조 제1항의 “채용 또는 대체”는 쟁의행위기간 중에 행하여지는 것이 금지되는 것은 물론이다. 그 밖에 사용자가 노조가 쟁의행위에 들어가기 전에 근로자를 새로 채용하였다 하더라도 쟁의행위기간 중 쟁의행위에 참가한 근로자들의 업무를 수행하게 하기 위하여 그 채용이 이루어졌고 그 채용한 근로자들로 하여금 쟁의행위 기간 중 쟁의행위에 참가한 근로자들의 업무를 수행하게 하는 것도 마찬가지로 금지한다(사법연수원,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2012, 300면 참조).1)

갑을자본과 전직경찰들, 특전사들은 “향후 전국금속노동조합이 파업을 할 경우 이를 방해함과 동시에 쟁의행위에 참가한 금속노동자들의 업무를 수행할” 목적으로 채용계약을 체결하였는바, 이는 노조법 제43조 제1항을 위반하여 무효이다. 실제로 용역들은 2015년 6월 19일 어용노조 사무실에 경찰의 비호 아래 퇴거한 후 “파업은 경제를 망친다”는 피켓을 들고 공장진입을 시도하는 등 파업방해선동을 일삼았고, 대체인력투입을 시도하였다.

결국 갑을자본은 현행 노동관계법과 단체협약의 약한 고리인 채용단계를 활용한 노조파괴시나리오를 추진하였고 이는 노조법을 위반한 것임이 명백하다. 그러나 현실에서 “채용”의 영역은 노동조합이 근접할 수 없는 신성한 곳으로 간주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에 대하여 저항하고 자본의 전략을 무력화시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갑을자본은 구조조정을 위한 예비단계로서 노조파괴시나리오를 가동했고, 2015년 3월경 1단계(노조파괴용역 모집과 투입)를 완료하고, 2단계를 통과하고 있었기 때문에 갑을지회가 적극적인 대응을 통해 초반에 갑을자본의 노조파괴전략을 좌절시켜는 것이 급선무였다.



적극적인 노조파괴시나리오폭로를 통한 기선제압


2015년 1월경 익명의 제보자가 전국금속노동조합 충남지부에 공중전화를 이용하여 “갑을오토텍(주)에 채용된 신입사원 중 경찰출신이 있다”는 제보를 하였다. 3월 9일 기업노조주도자인 성모씨가 전국금속노동조합을 탈퇴하고, 금속노조 비방 및 기업노조 가입 대자보를 게시하였고, 3월 11일 성모씨 외 3명이 아산시에 기업노조설립을 신고하였다. 이에 갑을지회는 오후 15:00~16:00까지 주간1조 조합원들을, 16:00~17:00까지 주간2조 조합원들을 해방광장에 집결시킨 후 기업노조설립을 갑을자본의 노조파괴시나리오의 일환으로 규정하고 이에 맞서 투쟁할 것을 결의했다. 당시 갑을지회는 합법적인 쟁의권이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이와 같은 작업거부 및 집회는 노조법을 위반하는 행위였다. 그러나 갑을지회가 기업노조설립으로 동요할 수 있었던 현장노동자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고 노조파괴전략에 맞서 투쟁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작업거부는 적절한 것이었고, 현행법 위반은 불가피한 것이었다. 이후에도 갑을지회는 수시로 작업을 중단시키면서 갑을자본과 기업노조의 움직임을 현장노동자들과 공유했다. 갑을자본은 갑을지회 전임자 5인에 대하여 업무방해죄로 고소함과 동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당시 집행부는 “노조파괴시나리오를 조합원에게 알리는 것은 정당한 조합활동이다. 사전에 회사에 통보해서 업무방해죄가 성립되지 않는다. 설령 나중에 위법행위로 인정되더라도 이를 감수하겠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고소와 손해배상청구에 위축되지 않았고, 조합원들은 동요하지 않았다.

이후 상황은 보다 빠르게 전개되었다. 3월 30일 2차 제보가 있었는데, “회사가 노동조합 파괴를 위해 비리경찰 출신 인물을 책임자로 하여 신입사원 60명 중 약 20명 정도를 경찰출신으로 채용했고, 이들은 팀장, 조장으로 구성되어 사람을 관리하고, 이들 중 팀장급들은 별도의 수당을 받고 있고, 팀장급들은 회사 관리자와 재능연수원에서 수시로 만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4월 3일에는 신입사원 중 29명이 금속노조탈퇴서를 제출하였다.

4월 4일 갑을지회 집행부는 이번 투쟁이 통상적인 임단투와 다르다는 인식을 공유하고 현 상황을 갑을자본의 신종노조파괴전략으로 규정하고 이를 공식화하기 위하여 민주노총에서 “갑을오토텍 신종노조파괴시나리오 폭로” 기자회견을 기획했다. 그러나 이에 대한 주변의 우려가 있었다. 첫째는 노조파괴시나리오에 대한 명확한 증거가 있냐는 것이었고, 둘째는 섣부른 폭로가 오히려 갑을자본이 증거를 은폐할 수 있는 빌미를 주어 향후 대응을 어렵게 할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노조파괴사업장에서 자본의 노조파괴시나리오에 대한 엄격한 증거는 확보되기 어렵고, 특히 투쟁의 초기 단계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따라서 명확한 증거 운운하는 것은 검경의 논리일 수는 있어도 민주노조의 입장일 수는 없었다. 또한 이미 갑을자본에 의한 노조파괴시나리오가 본격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긴급한 폭로와 대응은 향후 싸움의 승패를 좌우한다는 점에서 갑을지회가 주저할 아무런 이유가 없었고, 시간도 이를 허락하지 않았다. 갑을지회는 4월 7일 민주노총에서 “갑을오토텍 신종노조파괴시나리오 폭로 기자회견”을 개최했고, 4월 10일 대표이사 박효상 등 16명에 대하여 노조법위반으로 고용노동부 대전노동청 천안지청에 고소 및 특별근로감독신청을 하였고, 4월 14일 국회에서 국회환경노동위원회 의원 주관의 같은 취지의 기자회견을 개최하였다.



싸움 대상의 가시화를 통한 주도권 확보


갑을지회가 갑을자본의 노조파괴시나리오를 기자회견을 통해 폭로하고, 부당노동행위 책임자를 고소하였음에도 민중언론을 제외하고는 ≪경향신문≫과 ≪한겨레신문≫만이 보도하였다. 그러나 갑을지회의 발빠른 대응은 당초 충분한 잠복기간을 가지고 수면으로 떠오를 예정이었던 기업노조의 실체를 드러나게 하였다. 4월 15일 기준 신입사원 60명 중 52명(6명이 금속노조에 잔류하였고, 2명은 자진퇴사했다)이 금속노조탈퇴서를 제출하고, 기업노조에 가입하여 싸움의 대상인 기업노조의 실체가 명확해졌다. 갑을노동자들은 4월 16일부터 집행부의 지침이 없었음에도 자발적으로 출근선전전을 시작하였고, 기업노조는 출근선전전에 참여하는 조합원을 위축시키기 위하여 기업노조 사무실이 있던 정문 옆 경비실 옥상에 감시카메라를 설치했다.

나중에 밝혀진 사실이지만 기업노조는 3월 중순에 이미 신입사원 전원으로부터 금속노조 탈퇴서와 기업노조 가입원서를 확보한 상태였고, 이후 탈퇴서 제출의 시기를 조율하고 있었는데, 갑을지회의 폭로와 압박 정도가 강화되자 조기에 전격적으로 기업노조 가입사실을 공개하게 된 것이다. 당초 갑을자본은 2015년 임금인상투쟁과정에서 신입사원들을 금속노조원으로 위장하여 파업파괴행위를 선동하고, 파업시에는 파업대체인력으로 운용하고, 2015년 9월 이후에 본격적인 노조파괴시나리오의 3~6단계를 추진할 계획이었으나, 4월초부터 갑을오토텍지회가 신입사원 채용 및 기업노조 설립에 갑을자본이 직접적으로 관여한 사실을 폭로하면서 싸움의 시기가 앞당겨지고, 갑을자본의 계획은 차질을 빚게 된 것이다. 갑을자본은 이후 변화된 상황에 맞춰 노조파괴시나리오를 수정하지 못한 채 싸움의 주도권을 갑을오토텍 지회에게 내주게 된다.



검경에 대한 압박


대전지방검찰청 천안지청, 고용노동부 천안지청, 그리고 아산경찰서에게 자본의 노조파괴시나리오는 낯선 것이 아니었다. 위 수사기관들은 2011년 5월부터 당시까지 약 4년 동안 유성자본의 노조파괴문제를 다루고 있었기 때문이다. 즉, 유성을 담당했던 검사, 근로감독관, 지능팀 형사가 그대로 갑을을 담당하게 된 것이다. 4월 7일 기자회견에서 1차 폭로가 있었음에도 담당 근로감독관의 태도는 미온적이었다. 4월 10일 특별근로감독 청원서와 고소장을 접수한 후 갑을지회 간부가 고소인 보충진술을 하려 하자, 담당 근로감독관은 우선 고소장에서 주장하는 노조파괴시나리오를 입증할 수 있는 신입사원 1명을 확보할 수 있냐고 반문하면서 신입사원 1명과 함께 오면 진술조서를 작성하고 그 이후에 고소인진술조서를 작성하겠다고 하였다. 당시 근로감독관의 태도는 확실한 증거가 있지 않으면 수사를 진척시키지 않겠다는 의사로 보였다. 신입사원 중 최소한 1명이 고용노동부에 출석하여 취업전후 노조파괴 용병들의 실상을 여과없이 진술할 수 있도록 설득하는 것! 이것이 갑을자본의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수사의 첫 번째 관문이었다. 다행히도 갑을지회는 신입사원 중 1명을 설득하였고, 근로감독관 앞에서 갑을자본의 노조파괴시나리오의 실체를 낱낱이 진술하여 근로감독관에게 수사의지를 심어줬다. 이어 4월 14일 국회 환노위 의원 주관 기자회견에서 갑을자본의 노조파괴시나리오가 폭로될 것이 예정되자, 그제서야 고용노동부는 갑을오토텍(주)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개시했다. 그러나 담당검사는 신입사원 1인의 진술의 신빙성에 의문을 표시하는 등 유성기업 부당노동행위 수사에서 보였던 것과 동일하게 갑을자본에 대하여도 구속수사를 진행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고 있었다. 이에 갑을노동자들은 신종노조파괴 주동자 구속 및 강제수사 촉구를 위한 검찰청, 법원, 고용노동부 1인 시위를 시작하였다. 결국 4월 23일 검경은 대표이사실, 노무관리팀, 노조파괴용병 기숙사에 대하여 전격적으로 압수수색하여 결국 노조파괴 핵심용병의 휴대폰 압수 및 노조파괴문건인 일명 “K-PLAN" 등을 압수했다. 압수수색 후 담당 근로감독관은 “유성기업 사태를 반면교사로 삼아 철저하게 수사하겠다.”고 수사의지를 표명하였고, 담당검사와 아산경찰서 지능팀 수사관은 “갑을오토텍 노조파괴문제는 유성기업과는 다르다.”며 갑을자본의 노조파괴시나리오가 문제점이 있다는 갑을지회의 지적에 대하여 공감하는 듯한 말을 했다.

압수수색 및 수사기관의 피의자신문과정을 통해, 지회가 기자회견 등을 통하여 폭로했던 것이 사실임이 밝혀지기 시작했다. 경찰출신 신입사원들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사실이 근로감독관에 의해서 확인되고, 경찰출신 신입사원들의 이름과 그 숫자가 현장노동자들에게 실시간으로 전파되었다. 신입사원 채용이전에 서울모처에서 특전사출신들을 상대로 한 폭력 사주 및 노조파괴 교육이 있었다는 사실, 지회집행부 간부들을 대상으로 한 폭력 사주가 실제로 있었다는 사실이 여과없이 드러났다. 여기에 더하여 노조파괴 용병 중 핵심인력들이 수개의 핸드폰을 사용하고 있었으며, 핸드폰에는 노조파괴시나리오 문건이 저장되어 있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이와 같이 갑을노동자들이 수사기관에 대해 적극적인 문제제기를 함으로써 노조파괴시나리오의 상당부분이 확인되었고, 이는 갑을지회 집행부뿐만 아니라 현장노동자들의 사기를 높이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만약 갑을지회가 초기 수사기관의 전격적인 압수수색과 같은 태도에 기대어 수사기관이 갑을자본의 노조파괴시나리오의 진상을 밝혀줄 것으로 믿고 독자적인 현장투쟁을 준비하지 않았다면 6월 17일 이후의 승리는 가능하지 않았을 것이다.



독자적인 현장투쟁 준비


4월 23일 압수수색을 통하여 갑을자본의 노조파괴시나리오는 사실임이 명백해졌다. 그러나 수사기관의 태도가 변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압수물 분석에 시간이 걸린다는 이유로, 다음에는 구속수사를 위해 법리 검토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4월말과 5월초를 허비했다. 그런데 4월 30일 기업노조원(이하, “용역깡패”라 한다)들은 정문을 봉쇄한 후 출근 중인 갑을노동자들에게 폭력을 행사했다. 갑을지회는 5월 7일 검찰에게 폭력행위 사주자와 폭력행위 실행자에 대한 즉각적인 구속수사를 할 것으로 요구했으나, 구속수사의 열쇠를 쥐고 있는 검사는 미동도 하지 않았다. 이에 자신감을 얻은 갑을자본은 기업노조사무실 인테리어 공사를 지원하였고, 5월 8일에는 기업노조 위원장이 작업 중인 젊은 금속노조원의 얼굴을 폭행하였고, 이를 제지하는 노동자를 발로 걷어 찬 후 지게차를 이용하여 협박하였고, 5월 21일에도 기업노조 위원장은 앞서 폭행했던 금속노조원의 얼굴에 뜨거운 차를 쏟고 얼굴을 때리며, 소화기로 위협했다. 기업노조 위원장이 특정 노조원에 대해 폭력을 집중한 것은 대상이 되었던 그 금속노조원을 조직화의 대상으로 삼았다가 실패하자 폭력을 통해 굴복시키기 위해서 무차별적인 폭력을 행사한 것이다. 갑을지회는 5월 8일 신종노조파괴 책임자인 대표이사와 폭력행위 주동자인 기업노조 위원장 구속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했고, 같은 27일, 28일과 6월 4일에도 구속촉구 기자회견은 계속되었다.

그러나 4월 23일 전격적인 압수수색 후 검찰의 수사 기조는 변하고 있었고, 이는 5월에 있었던 기업노조 노조위원장 및 용역들이 자행한 폭력에 대한 검찰의 태도에서 확인되었다. 담당근로감독관은 수사초기에 “대표이사를 제외하고는 구속수사할 수 있다. 그러나 더 큰 그림을 그려 대표이사를 포함한 큰 그림을 그리겠다.”고 말하는 등 구속수사에 대한 의지를 보이다가, “검사가 구속수사를 부담스러워하는 것 같다. 대검이···.”라는 말을 하면서 “사실상 구속수사가 어렵다.”는 이야기를 흘리기 시작했다. 그러면서도 “조금만 기다려 달라. 믿어 달라.”는 말을 덧붙였다. 이때부터 더 이상 수사기관을 통한 갑을자본의 노조파괴전략분쇄는 가능하지 않다는 인식이 갑을지회 집행부 내에서 공유되기 시작했고, 현장노동자들도 결국에는 현장에서 승부를 볼 수밖에 없고 그 날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을 직감하게 된다. 당시 경찰출신 용역깡패 중 한 명은 갑을지회 간부에게 다가와 “어차피 한판 붙을 텐데 미리 힘빼지 말자”고 말하는 등 현장에서 긴장감은 고조되고 있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갑을지회는 용역깡패들의 폭력행위 유발에 대하여 흥분하지 말라고 하는 등 개별적인 대응을 자제시켰다. 이미 현장노동자들의 자발적인 모임이 형성되어 있었고, 여느 임단투와는 다른 방식으로 이번 싸움이 진행되고 그 과정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었다. 갑을지회는 이번 싸움에서 노동자들의 전통적인 방식인 파업을 통한 갑을자본에 대한 굴복을 목표로 쟁의권을 조기에 확보하기 위한 법적인 절차를 밟기 시작했다. 갑을지회는 5월 22일 충남지방노동위원회에 2015년 지회보충교섭 관련 쟁의발생통보 및 조정신청을 하였고, 5월 29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하여 96.2%로 가결하였고, 6월 1일에 쟁의조정절차가 종료됨으로써 합법적인 쟁의권을 획득하게 되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충남지방노동위원회의 조정기간 연장시도가 있었으나, 갑을지회는 조정기간 연장은 갑을오토텍지회의 향후 쟁의행위를 교란하기 위한 것으로 보고 즉각 거부했다. 쟁의권 확보 후 갑을지회 집행부는 6말 또는 7월 초를 갑을자본과의 전면전을 할 수 있는 시점으로 보고 조합원교육을 배치하고 실전을 준비했다.

만약 갑을지회가 2015년 지회보충교섭관련 조기조정신청을 하지 않고 원래 예정된 전국금속노동조합의 쟁의절차에 따라 쟁의권을 확보하였다면 6월 17일 이후 일주일간 전면파업은 사실상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다. 당장 검찰과 언론은 갑을지회의 파업을 불법으로 간주하면서 공권력을 투입할 수 있다고 겁박하면서 파업을 무력화시키려 하였을 것이고, 갑을자본에 대한 물량압박 또한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갑을지회는 더 이상 공권력에 의존하지 않고 현장노동자의 힘으로 갑을자본의 노동파괴시나리오를 분쇄하겠다는 계획을 세웠고, 조기에 쟁의권을 확보하고 현장조합원들은 한판 승부를 준비하고 있었다. 그리고 6월 17일이 왔다.



현행범체포를 위한 정문 및 기업노조사무실 봉쇄


6월 15일 용역깡패들은 생산현장에 난입하여 칼갈쿠리를 이용하여 갑을지회가 현장에 게시한 현수막 등을 제거하는 등 폭력사태를 유발했다. 이를 제지하는 금속조합원에게 칼갈쿠리를 휘둘러 손가락에 상해를 입히는 등 4명의 노동자에게 폭행을 가했다. 용역깡패들의 이와 같은 폭력행위는 철저히 사전계획에 의해 진행된 것이다. 금속노조원에게 폭력을 행사하여 금속노조원들이 이에 대항하여 폭력을 행사할 경우 집단적인 폭력사태를 유발해서 조합간부 및 조합원들에 대한 징계와 형사책임을 지우겠다는 전술이었다. 그러나 갑을지회 집행부는 이날도 조합원들에게 감정적인 대응을 자제시켰고, 그에 따라 조합원들은 대항하여 폭력을 행사하지 않았다. 대신 갑을지회는 인근 파출소장을 면담하면서 향후에도 폭력사태가 발생할 경우 현행범으로 체포할 것을 요구하였다. 이때 갑을지회는 경찰관으로부터 폭력사태가 발생한 후에 현장에 도착하면 현행범 체포가 어려우니 현장에서 폭력이 발생할 경우 금속노조원들이 스스로 폭력행위자를 현행범으로 체포해서 경찰에 인계하면 된다는 말을 듣게 되었다.

6월 16일 기업노조는 40,000원 상당의 호각을 구입한다. 이와 같은 사실은 기업노조 6월 가계부에서 확인된 사실이다. 이는 6월 17일 갑을오토텍 아산공장 에바라인에서 발생한 용역깡패들의 도발이 사전에 철저하게 준비되었다는 증거다. 6월 17일 14시 갑을자본과 갑을지회가 10차 지회보충교섭을 진행하였으나 결렬되자, 용역깡패 중 한 명이 전날 구입한 호각을 불면서 기업노조 2조근무자들을 출근시간인 16시보다 이른 시간인 14시 40분경에 기숙사 앞마당에 집결시켰다. 이들은 기숙사마당에 모여 이후 에바라인에서의 폭력을 공모한 후 15시경 승용차 4대 가량에 분승하여 공장으로 이동한 후 공장정문 앞 기업노조사무실에 잠시 머문 후 15시경 에바라인 휴게실에 집결해 있던 용역깡패 1조 근무자들과 함께 에바라인에 난입했다. 갑을지회는 용역깡패들이 1층에 난입하자 즉각 경찰에 신고했다. 용역깡패들은 금속노조원을 상대로 무차별적인 폭력을 행사하기 시작했고, 이를 채증하는 금속노조원들을 상대로도 폭력을 행사하고, 결국 휴대폰은 파손되었고 10여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당시 갑을지회 주요간부들은 종전에 발생한 폭력사건에 대한 조사를 받기 위하여 아산경찰서에 있었다. 휴대폰을 통해 현장에서 폭력상황을 확인한 갑을지회 간부들은 경찰조사를 즉시 중단하고 공장으로 달려갔다. 아산경찰서에서 공장으로 가는 중 갑을지회는 검사와 근로감독관에게 조합원의 피해상황이 담긴 사진을 전송하면서 현행범체포를 요구하였다. 또한 만약 경찰이 현행범체포를 하지 않을 경우 노조원들이 직접 사태를 해결하겠다는 의사를 수사기관에 전달하여 수사기관을 압박했다.

갑을노동자들은 동료 노동자들의 머리가 깨지는 등 선혈이 낭자한 모습을 보았다. 그동안 참아왔던 용역깡패들의 폭력행위에 대한 분노가 폭발했다. 노동자들은 공장 곳곳에서 용역깡패에 대한 체포에 나섰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들에게 “저기에 폭력행위를 한 깡패들이 있다. 빨리 현행범 체포하라.”고 요구했고, 용역깡패들이 공장 밖으로 도주하는 것을 저지하기 위해 정문으로 모이기 시작했고, 정문을 봉쇄했다. 그럼에도 현장에 출동한 아산경찰서 지능팀, 형사팀 형사들은 현행범 체포를 요구하는 노동자들의 요구에 전혀 반응하지 않았다. 아산경찰서 지능팀장은 “폭력을 행사한 자를 특정하면 체포하겠다.”는 말만 되풀이 했고, 노동자들이 “저기 저놈들이 폭력을 행사한 놈이다. 즉시 체포해라. 왜 하지 않는 것이냐. 현행범을 체포하지 않을 것이면 공장에서 당장 나가라. 우리가 직접 해결하겠다.”는 외침도 외면했다.

용역깡패들은 아산경찰서 형사들의 이러한 태도에서 자신감을 획득했다. 정문 부근 기업노조 사무실에서 금속노조원들과 용역깡패들이 대치하고 있었다. 정문부근에는 아산경찰서 형사들이 다수 포진하고 있었지만 에바라인에서 폭력을 행사했던 바로 그 용역깡패들이 바로 눈앞에 있음에도 체포하지 아니한 채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16시경 기업노조 사무장 김00는 자신의 승용차를 가속하여 정문을 지키고 있는 조합원들 바로 앞에 세운 후 갑을지회 복지부장의 눈을 주먹으로 가격함으로써 폭력사태를 유발했고, 16시 10분경 금속노조원들과 용역깡패들 간의 난투극이 벌어졌다. 이와 같은 집단 난투극이 발생하자 비로소 경찰관들의 입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것은 용역깡패의 폭력성을 문제 삼는 것이 아니라, 갑을지회의 잘못을 부각시키려는 방향이었다. “이제 1:1이다. 에바라인에서 발생한 폭력이 정문부근에서 발생한 집단폭력으로 인하여 물타기 되었으니 금속이 수세에 몰리게 되었다”는 말을 퍼뜨리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경찰의 의도는 관철되지 않았다. 갑을노동자들은 그동안 누적된 용역깡패들의 폭력행위의 실체를 알고 있었고, 이에 대항한 노동자들의 폭력은 정당하다고 확신하고 있었다. “용역깡패에게 그동안 맞아왔고, 또 형사 앞에서도 폭력을 행사하는데 여기에 대항하는 것이 무슨 죄가 되냐. 대항적 폭력은 정당하다.” 갑을노동자들은 계속하여 폭력행위자들을 현행범으로 체포할 것을 요구하였고, 결국 용역깡패들은 정문 옆 경비실 2층 기업노조사무실로 피신했다. 이렇게 해서 자연스럽게 기업노조사무실이 있는 경비실을 사이에 두고 갑을지회와 용역깡패들의 대치가 시작되었다. 그리고 그 사이에 경찰이 있었다.

갑을노동자들의 기업노조사무실 봉쇄와 현행범체포 요구가 거세지자, 아산경찰서 서장을 비롯한 충남도경 간부들이 속속 공장 안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갑을노동자들은 끊임없이 경찰관에게 다가가 현행범체포를 요구하였고 “그럴 의사가 없으면 공장에서 나가라. 우리가 직접 해결하겠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19시경 정문부근 경비실에서 아산경찰서 서장은 갑을지회 지회장을 비롯한 노조대표자들과 면담을 가졌다. 아산경찰서 서장은 “금속노조가 기업노조사무실 봉쇄를 해제하고 해산하면 금주 금요일까지 폭력행사자에 대한 신병처리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회유했다.2) 그러나 노조대표들은 “즉각 폭력행위 주동자를 현행범체포하라.”고 요구했고, 아산경찰서 서장은 이를 거부했다. 이후 갑을노동자들은 기업노조사무실에 대한 봉쇄수위를 높여가면서 수사기관을 압박했다. 노동자들의 요구사항은 명확하고 간명했다. “현행범체포하라. 의사가 없으면 경찰은 공장 밖으로 나가라. 우리가 직접 해결하겠다.” 형사소송법 제212조는 “현행범인은 누구든지 영장없이 체포할 수 있다.”고 규정하다.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자 아산경찰서 지능팀장은 “경찰 1개 중대를 정문 안으로 투입시켜 주면 용역깡패 2명을 긴급체포하겠다. 이것은 아산경찰서 서장에게 직접 자신이 명을 받았다.”고 했고, 갑을지회는 긴급체포를 조건으로 경찰1개 중대의 투입을 허용했다. 그러나 경찰1개 중대가 공장 안으로 들어오고, 아산경찰서 지능팀장이 기업노조 사무실에 올라간 지 30분이 지나도록 긴급체포와 관련된 경찰의 어떤 움직임도 없었다. 아산경찰서 지능팀장은 긴급체포할 의사가 있는지 추궁 당하자 긴급체포가 어려운 사정을 실토했다. “천안지청 검사가 긴급체포를 승인하지 않는다. 긴급체포를 시도할 경우 경찰피해가 우려된다.” 결국 경찰은 긴급체포할 의사가 없었는데도 용역깡패들을 보호하기 위하여 긴급체포를 명분으로 공장 안에 진입한 것이다.3) 이제 검경의 태도는 명확해졌고, 갑을노동자들의 행동도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이때 갑을지회 간부 한 명은 쓰고 있던 두건을 내리면서 이렇게 외쳤다. “내가 누군지 아시죠. 사수대장. 오늘 내가 책임집니다. 돈도 없고 빽도 없고. 용역깡패한테 맞고 오늘은 경찰한테 한번 맞아봅시다. 용역깡패 잡으러 들어갑니다.” 갑을노동자들은 지체없이 기업노조사무실로 들어가는 입구를 둘러싸고 있던 아산경찰서 형사들과 의경들을 밀어내기 시작했고, 경찰관들을 완전히 밀어낸 후 기업노조사무실이 있는 경비실로 진입했다. 결국 용역깡패들이 2층 기업노조사무실과 옥상에서 쇠파이프와 신나를 소지한 채 중무장하고 있었기 때문에 현행범체포시도는 실패했지만, 갑을노동자들은 정문부근 길바닥에서 현행범체포를 요구하는 집회를 한 후 비를 맞으면서 노상에서 밤새 정문을 지켰다.

6월 17일 정문 및 기업노조사무실 봉쇄는 갑을지회 노조파괴분쇄투쟁에서 승패를 좌우하는 사건이었다.

첫째, 정문 및 기업노조사무실 봉쇄 투쟁은 그동안 노동자들에게는 공공연한 사실이었던 “검경이 노조파괴사용자를 비호하고 있다.”는 여론을 확산시켰다. 6월 17일 이전에 발생한 폭력사건의 주동자에 대한 구속수사 요구에도 검경은 전혀 강제수사를 하지 않았고, 당일에도 경찰은 폭력행위자들을 현행범 체포하지 않았고, 검사는 경찰의 긴급체포 건의를 묵살한 사실이 공개되었다. 갑을지회 가족대책위원회는 6월 18일 대전지방검찰청 천안지청 앞에서 용역폭력 규탄 및 검경의 직무유기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기습적으로 천안검찰청으로 진입하여 2층에서 연좌농성하면서 담당검사를 압박했고, 아산경찰서로 이동하여 수사본부관계자들을 둘러싸고 “검경이 갑을오토텍 폭력사태를 묵인하고 조장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검경에 대한 압박과 검경이 용역폭력을 비호하고 있다는 여론확산은 6월 17일 이후 전면파업 과정에서 검경이 아산공장에 대한 공권력투입을 시도할 수 없었던 주요한 원인 중 하나라고 추정된다.

둘째, 갑을노동자들은 용역깡패들에 대한 방어적 폭력에 대한 정당성을 확보했다. 또한 갑을노동자들은 경찰이 현행범체포 직무를 유기하는 것을 비판하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직접 노동자들의 힘으로 현행범체포를 시도함으로써 갑을자본의 노조파괴시나리오를 스스로의 힘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획득할 수 있었다. 현행법의 엄격한 잣대를 적용할 경우 문제되는 행위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눈앞에서 공권력이 공공연하게 용역폭력을 비호하고 묵인하는 것을 목격한 갑을노동자들에게 검찰과 법원이 싸움이 종결된 후 용역폭력을 단죄할 것을 믿으라고 요구하는 것은 무리다.

셋째, 기업노조사무실 봉쇄 및 6월 23일까지 계속 정문봉쇄는 결과적으로 갑을자본의 노조파괴시나리오 완수를 위해 비축한 재고물량을 소진시켜 갑을자본이 물량압박에 따라 백기를 들 수밖에 없었던 중요한 원인이 되었다.



반복되는 검경의 노조파괴자들에 대한 묵인·방조


6월 23일 갑을자본은 갑을노동자들의 투쟁에 백기를 들었다. 6월 23일자 노사합의서에 명시된 합의내용은 “노조파괴를 목적으로 입사한 노조파괴용병 52명 전원에 대한 채용취소”와 “기업노조위원장 및 기업노조 조합원들에 대한 7월 중 퇴사조치”다. 완벽한 승리다. 그런데, 검경은 이와 같은 노사합의서가 있었음에도 7월말까지 부당노동행위사실에 대한 수사결과를 발표하지 않았다. 이에 대하여 갑을지회의 항의가 이어지자, 8월 3일에야 고용노동부 천안지청은 대표이사에 대하여 노조법제81조 제2호(황견계약, 노동조합 가입 고용조건), 대표이사 박00, 권00, 김00, 정00에 대하여 노조법제81조 제4호(노동조합 조직 또는 운영개입, 노동조합의 운영비지원 등)와 관련하여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 그러나 갑을자본의 노조파괴전략에 대한 검경의 태도는 종전 유성자본의 것에 대한 것과 동일했다.


첫째, 검경은 용역깡패들의 폭력행사에 대한 예방조치를 불이행했다.


4월 10일 고소장이 접수된 후 민주노조파괴를 위해 용역깡패들이 금속노조원들에게 폭력을 행사할 것이라는 내용의 진술, 문자메시지, 문건 등 구체적인 증거가 있었다. 이에 따라 검찰은 기업노조에 가입한 용역깡패들의 폭력행사를 예방할 의무가 있었다. 그러나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


둘째, 검경은 현행체포 및 긴급체포의무를 불이행했다.


4월 30일 출근 중인 노동자들에 대한 기업노조의 폭행, 5월 8일과 21일 지게차 등을 동원한 기업노조 위원장의 폭행, 6월 15일 칼갈쿠리를 이용한 용역깡패들의 현수막제거 및 집단폭행, 6월 17일 에바라인에서의 선전물 훼손 후 집단폭행 등이 있었고, 폭력행위자가 명백히 특정됨에도 검사는 현행범체포 또는 긴급체포를 지시하지 않았다. 특히 6월 17일의 경우 현장에 있던 아산경찰서 경찰관들의 긴급체포건의를 검사가 묵살했다.


셋째, 검경은 수사과정에서의 수사대상자 및 수사범위를 축소했다는 의혹이 있다.


갑을지회가 노조파괴 용병 중 핵심적인 인물 20명(팀장급)에 대하여 6월 16일 담당 근로감독관과의 협의하에 추가고소장을 제출하였음에도 8월 3일 송치시까지 6월 16일자 추가고소장에서 피고소인으로 특정된 20명에 대한 피의자신문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또한 근로감독관은 노조파괴시나리오를 작성한 노무법인 00 대표 노무사를 피의자신분으로 소환하지 않았다. 이미 수사기관이 압수수색을 통해 K-PLAN을 확보하고 있으며, 노무법인 예지 노무사가 작성을 시인하였음에도 이에 대한 수사를 적극적으로 하지 아니한 것은 갑을자본의 노조파괴 사건에 대한 은폐, 축소가 있었음을 추단케 한다.


넷째, 검경은 핵심피의자에 대한 구속수사 및 부당노동행위 수사를 해태했다.


검찰은 고소장 접수 이래, 향후 갑을오토텍 대표이사 박00, 노무부분장 권00, 용역 중 핵심인물 김00 등의 계획에 의해 용역깡패들이 민주노조파괴를 위해 금속노조원들에게 폭력을 행사할 것이 예견되었고, 4월 30일 이래 5차례의 폭력사태가 발생하였음에도 노조파괴핵심세력인 대표이사 박효상, 권00, 김00 및 집단폭력피의자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하지 않아 결국 집단적인 폭력행위를 빈발하게 하였다.

이와 같은 검경의 태도는 2010년 이래 민주노조 파업사업장에 대한 수사에서 반복되고 있고, 이에 대한 실효성 있는 통제가 절실하다. 갑을지회는 올해 국정감사를 통해 검경의 부당한 행태를 비판할 계획이며, 담당검사에 대한 탄핵소추진정을 위해 서명을 받고 있다.



현장투쟁과 검경압박을 중심에 둔 투쟁의 승리


민주노조가 노조파괴 분쇄투쟁에서 승리하기 위하여 검경의 부당한 공무집행 및 노사관계의 개입은 반드시 넘어야할 벽이 되었다. 형사소송법이 검사에게 기소독점권을 인정하고 있고, 결국 검사가 노조파괴를 자행한 자본에 대한 처벌의 칼자루를 쥐고 있으면서 이를 통해 노사관계에 부당하게 개입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노조파괴분쇄 투쟁과정에서 어떻게 검경의 부당성을 폭로하고, 공권력의 부당한 개입을 배제하면서 자본의 노조파괴시나리오를 무력화시킬 것인지 문제된다. 갑을지회의 승리는 이에 대한 시사점을 제공하고 있다. 짧은 시간에 갑을노동자들이 갑을자본의 노조파괴 전략을 분쇄할 수 있었던 비결은 특별한 것이 아니었다. 원칙을 지키는 것이었다. 현장투쟁과 검경압박을 중심으로 둔 전술운용에 열쇠가 있었다. <노사과연>


1) 대법원은 “구노동쟁의조정법(1996. 12. 31. 법률 제5244호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부칙 제3조에 의하여 폐지) 제15조는 노동조합의 쟁의행위권을 보장하기 위한 규정으로서 사용자가 노동조합의 쟁의행위기간 중 당해 사업 내의 비노동조합원이나 쟁의행위에 참가하지 아니한 노동조합원 등 기존의 근로자를 제외한 자를 새로 채용 또는 대체할 수 없다는 것으로 풀이되는바, 사용자가 노동조합이 쟁의행위에 들어가기 전에 근로자를 새로 채용하였다 하더라도 쟁의행위기간 중 쟁의행위에 참가한 근로자들의 업무를 수행케 하기 위하여 그 채용이 이루어졌고 그 채용한 근로자들로 하여금 쟁의행위기간 중 쟁의행위에 참가한 근로자들의 업무를 수행케 하였다면 위 조항 위반죄를 구성하게 된다.”(대법원 2000.11.28. 선고 99도317 판결)고 판시한 바 있다.

2)충남도경 특별수사본부 관계자는 19일 아산경찰서 서장의 신병처리 발언에 대하여 “아산서장은 수사를 모른다.”고 일갈했다.

3) 이후 진행될 지회집행부에 대한 형사사건에서 검사, 아산경찰서장, 지능팀장을 증인으로 소환해서 당일 현행범체포와 관련된 검경의 태도에 대하여 추궁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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