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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호 전(前)교수 사건과 관련한 성명서]

사법부는 권위를 세우기 전에 약자를 위한 정의부터 세워라

저희 함께하는 교육시민모임은 이번 김명호 전(前)교수 사건과 관련해 다음과 같은 성명서를 발표하였습니다. 업무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사법부는 권위를 세우기 전에 약자를 위한 정의부터 세워라

최근 김명호교수의 석궁사건이 터지자 법원주변에서는 '정신이상자의 테러행위'라고 규정하고 사법부의 권위가 무너진 결과라며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하는 풍토를 시급히 조성해야 하느니 사법부의 근간을 흔드는 것은 법질서를 부정하는 행위로 엄벌에 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사법부는 국민 권리의 최후의 보루인데 사법부를 믿지 않으면 누구를 믿느냐는 것이다.

법조계에서는 이구동성으로 국민이 법의 권위를 존중하지 않아 '테러사건'이 발생했다는 주장만 난무하고 있으나 우리 함께하는교육시민모임은 이번 사건이 국민이 법의 권위를 존중하지 않아 발생한 것이 아니라 법이 사회적 약자 편에 서서 정의를 위해 고민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었던 사건이라 본다.

예전 왕조시대의 힘없는 백성은 제도적으로 정의를 구현할 방법이 없어 억울한 일을 당하면 '한'을 가슴에 품고 살았다. 18세기의 프랑스 혁명이 인류역사의 가장 획기적인 사건으로 꼽히는 것은 기득권을 가진 소수에게 세습되는 권력을 부정하고 국민의 힘으로 민주주의의 싹을 틔워 사회적 약자의 정의를 제도적으로 구현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정치권력, 사법권력은 궁극적으로 사회적 약자를 위해 존재해야 하며 그들의 하소연이 존중될 때 비로소 국민전체의 삶의 질이 향상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번 사건 당사자와 제자들의 말을 들어보면 사건의 발단은 명백히 잘못 끼워진 첫 단추(입시문제 오류)를 정정당당하게 해결하지 않으려 했던 수학과교수집단과 학교당국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은 김명호교수를 둘러싼 교육현장에서 벌어졌던 사건의 전말을 정의롭게 판단하지 못하고 결과적으로 사회적 강자인 대학당국의 편을 들어주었다. '뱀이 독사 된다'는 말처럼 사회적 강자의 논리를 합리화시키는데 이용된 법은 피해자는 막다른 골목에 몰린 쥐처럼 공격성을 띄게 몰아버렸다.

우리 함께하는교육시민은 약자를 위한 정의세우기에 등한한 최근의 법조계 현실을 우려한다. 더욱이 최근 보도에 따르면 사법 연수생의 1/3 가량이 강남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특정 지역, 특정 학교 출신, 특정 집단들만 모여 법조인이 되기 위한 교육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이는 자연히 다른 집단(사회적 약자)의 입장을 헤아릴 수 있는 능력을 상실하게 되고 자신들의 기득권만을 지키려고 하는 수구적인 법조인을 양산하는 교육으로 그치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모름지기 교육은 개천에서도 용이 날 수 있도록 모든 계층에게 길을 열어주어 빈익빈부익부라는 모순을 해결하기 위한 도구가 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고소득 부모에 의한 사교육으로 저소득층의 법대, 의대 문턱이 높아지고, 법조계 지도자들 역시 사회적 강자의 위치를 대물림하게 되면 사회적 약자를 위한 정의세우기는 점점 힘들어질 것이 아닌가.

아무쪼록 정부는 공교육의 강화로 교육이 부귀의 세습장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며 법조계는 무사안일한 태도로 사회적 강자 편을 들어 그들을 합리화하는데 법의 권능을 빌려 말고 사회적 약자를 위한 정의세우기에 힘 쏟아 줄 것을 요구하는 바이다.




2007. 1. 23
함께하는교육시민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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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 , 사법부 , 김명호 , 함께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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