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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3성명서]이명박 정부와 공정택 교육감은 교육의 전문성과 자율성을 말살하고 교육 내용까지도 장악하려는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

공정택 교육감은 11월 10일 고교 교장과 240여명을 불러놓고 "검정 교과서인 <한국근현대사> 6종 중 일부가 교육방향에 어울리지 않는 내용으로 사회 갈등의 원인이 되고 있다"면서, 특정 출판사 교과서에 대해 '11월 말까지 수정 주문하라'고 했다고 한다. 그리고 "교과서 선정에서 학교운영위원회(학운위)와 의견이 다를 경우 교장이 다르게 결정하고 교육청에 통보만 하면 된다"고 주문하면서 "교장들이 확고한 국가관을 갖고 추진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이는 교육감이 역사 교육 내용까지도 관여하여 개입하고 있고, 단위 학교에서 사용해야 할 교과서까지도 선정해서 강요하는 것이다. 그런데 역사 교육 내용은 전문가나 관계자들이 결정하는 것이지 교육감이 판단하는 것은 아니다. 교과서도 자유롭게 발행하고 검인정을 받도록 되어 있지, 국가가 전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시대도 아니다. 설령 인가된 교과서에 잘못 기술된 부분이 있더라도, 교과서 심의위원들이 정당한 절차와 과정을 거쳐 수정해야 하는 것이지 교육감이 결정할 수는 없다. 그리고 단위 학교에서 사용할 교과서는 교사들의 추천을 받아 학교 운영위원회에서 자율적으로 선정하도록 되어 있다. 따라서 이번 공정택 교육감의 행위는 권력을 부당하게 행사하여 교육의 전문성과 자율성을 말살하는 시도라고 규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교육의 전문성과 자율성 말살 행위는 공정택 교육감의 독자적인 행태가 아니라, 이명박 정부와 상호 긴밀한 연결 하에 밀어붙이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는 이미 정당한 절차와 과정을 거쳐 발행된 교과서를 뉴라이트들의 입장에 맞춰 수정하려고 하고 있다. '일제 식민지가 우리 근대화에 기여했다'는 왜곡된 내용이나 '이승만과 박정희에 대한 맹목적인 미화' 그리고 '구시대적 냉전 논리에 입각한 대북 적개심'을 조장하는 내용들로 이루어진 뉴라이트들의 주장은 수많은 역사학자 및 역사 교사들이 지적하고 있듯이 역사적 사실을 왜곡한 것이고 보편화 될 수 없는 편협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정부는 왜곡된 역사관에 입각하여 정당한 심의 절차나 과정도 무시한 채 수정 지시를 내리고 있다. 교육 자치를 훼손하면서 무리를 해서라도 교육 내용을 장악하겠다는 과거 권위적인 정부에나 있었던 발상이다.




그러나 권력의 힘으로 교육 내용까지 장악하려는 시도는 성공할 수 없다. 우리 역사만 보더라도, 10월 유신을 '변화하는 국제 정세에 능동적으로 대처', '한국적 민주주의의 토착화' 등으로 미화하였지만 오래 가지 못했으며, 80년 광주 학살을 '구국의 영단'이라고 미화하여 가르쳤으나 결국 진실이 드러나면서 독재 권력은 무너졌다. 정권의 입맛에 맞게 왜곡된 내용을 가르쳐 건재한 나라는 세계 그 어느 곳에도 없다.




이명박 정부와 공정책 교육감은 영어 교육 확대, 일제고사 부활과 교육기관 정보 공개 확대, 국제중 설립 등 교육 시장화 정책으로 사교육을 조장하고, 학교들을 서열화 시키며, 입시 교육을 강화하고 공교육을 황폐화시키는 것으로도 부족하여, 이제는 역사 교육까지 왜곡하여 국민들에게 어떤 피해를 주려고 하는가?




공정택 교육감과 이명박 정부에게 경고한다. 역사 교육을 왜곡하려고 시도하지 말라.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린다고 진실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교육의 전문성과 자율성을 침해하려고 하지 말라. 국민들이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도 그대로 지켜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다.




2008년 11월 13일

함께하는교육시민모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