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1일 일미양국은 안전보장협의회(2+2회담)에서 주일미군재편에 관한 공동발표문을 채택하고 최종보고 ‘재편실시를 위한 로드맵’을 합의하였다. 주일미군 재편은 주한미군 재편과 함께 미국의 신군사전략과 해외미군재배치(GPR) 계획에 따른 것으로, 향후 한미동맹 재편과 주한미군 기지 재배치가 일본을 모델로 하여 진행된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일미 안전보장협의위원회 공동발표문과 이를 규탄하는 AWC 일본연락회의의 성명을 싣는다. 또한 한국과 일본의 평화운동은 일미동맹과 한미동맹의 침략적 재편을 저지해야 할 공동의 투쟁과제를 갖고 있기에 일미동맹 재편 및 주일미군재배치 저지를 위해 투쟁하는 AWC 일본연락회의의 나가야 선생으로부터 AWC와 일본 평화운동 전반에 대한 얘기를 들었다. - 편집자-
주일 미군재편 ‘최종보고’에 대한 AWC 일본연락회의 규탄성명 2006년 5월 6일, 아시아공동행동(AWC)일본연락회의
1. 5월1일, 일미안보협의회(2+2)에서 ‘공동문서’와 함께 재일-재오키나와 미군재편의 최종보고 ‘재편 실시를 위한 로드맵’이 합의-발표되었다. ‘공동문서’는 말한다. ‘일미동맹은 일본의 안전 및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의 평화와 안전을 위해 불가결한 기초이자 지역에서 미국의 안전보장 정책의 요구이다.’ 또 이 일미동맹은 ‘전지구적 과제에 대응’하여 ‘지역 및 세계 평화와 안전을 높이기 위해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계속할 수 있도록 협력을 확대하고자 한다’ 라고도 말한다. 이는 세계 규모로 추진되고 있는 미군재편-재배치에서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는 일미동맹을 기축으로 침략-지배를 더욱더 추진하겠다는 노골적인 선언이다. 동아시아, 남아시아 지역에서 중동지역까지를 포함한 ‘불안정한 활’을 커버하는 광범위한 지역에서 일미동맹을 더욱 강화해나가려는 내용이다. 미국의 ‘선제공격전략’을 전제로 하고, 또 이를 지지하는 ‘동맹국’인 일본과의 연계로 이 지역에서 전쟁을 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의 침략-지배를 위한 항구적인 일미의 전쟁체제 확립이야말로 이번 미군재편이 의미하는 내용이다.
2. ‘공동문서’에서 작년 2월 ‘2+2’에서 합의된 ‘일미의 공통전략목표’문서(이하 ‘공통전략’)의 내용을 되풀이하면서 한반도 정세나 중국에 관련하여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불투명성’이나 ‘불확실성’이라는 표현으로 견제와 포위의 뜻을 재확인을 하고 있다. 특히 북한에 대해서는 ‘즉시 무조건 6자회담 복귀’ ‘완전-무조건-불가역적인 핵계획 폐기’ ‘모든 불법활동과 확산 중지’라고 하면서 비판의 논조를 한층 더 높이고 있다. ‘공동전략’문서에서는 말로나마 쓰여 있던 ‘한반도의 평화통일’이나 ‘여러 문제의 평화적 해결’이라는 따위의 문언을 이미 찾아볼 수가 없다. 한반도에서의 전쟁준비에 한발 더 깊이 파고드는 것이 이번 미군재편의 목적과 방향의 중심축임은 이제 명백하다.
3. 최종보고 ‘재편 실시를 위한 로드맵’이 보여주고 있는 것은 한결같이 재오키나와-재일 미군을 재편하여 더욱 강력한 공격태세를 형성하려는 점이다. 오키나와 미군기지 일부 ‘반환’ 합의와 함께 오키나와 북부에 강력한 미군의 공격 거점을 형성하는 계획이 밝혀졌다. ‘본토’에 있는 미군기지군(群)과 관련해서도 캠프 자마에의 미 육군 제1 군단 사령부 개편 이주 및 육상자위대 중앙 즉응 집단사령부 이전, 미 공군 요코타 기지에의 항공자위대 항공총사령부 이전 등, 사령부 상호의 일체화가 더욱 선명해졌다. 또한 오키나와에서 미군기지를 자위대가 공동사용하고 ‘본토’에서는 자위대기지를 미군이 사용하는 형식으로 일미 군사력의 상호적인 연계-일체화가 진행될 것이다. 그리고 미 해병대 이와쿠니 기지에는 아츠기 (厚木)기지에서 미 해군 함재기 부대를 이주시키고, 항공자위대 츠이키(築城) 기지(후쿠오카현), 니이타바루(新田原) 기지(미야자키현)에는 오키나와의 후텐마 기지가 가졌던 전시수송기지 기능을 완전히 이전시키려고 한다. 바로 한반도와 중국을 겨냥한 일미군사기지 대 재편-대 강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이와쿠니 기지는 무려 140기가 넘는 전투기가 밀집하게 될 것이고, 미 해군-해병대 항공병력이 집중되는 극동 최대의 공격기지로 크게 강화될 것이다. 대형 함선이 이용할 수 있는 새로운 항만이나 최첨단 탄약고를 갖춘 거대한 공격기지가 출현하게 될 것이다.
4. 아시아 태평양지역에서 미군은 인도양 디에고가르시아, 괌과 함께 오키나와를 포함한 일본전토를 중요하고 주요한 전략거점으로 만들어 나가려 하고 있다. 한편 재일미군재편과 동시에 진행되고 있는 주한미군 재편-재배치를 통해서 미국정부는 주한미군 부대의 신속기동군화 및 주한미군 기지의 전선기지화를 추진하고 있다. 평택미군기지 확장과 강화는 대 북한 선제공격, 대 중국 군사적 견제를 위한 거점 건설의 움직임이다. 한국남부의 한국군기지-미군기지는 전선병참기지로 개편되려고 하고 있다. 아울러 한미정부는 ‘전략적 유연성’ 합의를 가지고 주한미군의 한국 외 지역 파병에의 길을 열었다. 또한 미국은 필리핀에 대한 연습 명목, 로테이션 이주 명목으로의 상주체제를 넘어 필리핀에 대한 미군재주둔을 기도하고 있다. 아시아태평양지역에 미군 항모 6척을 배치할 계획도 진행될 것이다.
5. 일본정부는 이러한 미군의 아시아태평양 중시 전략에 호응하여 자위대 강화를 기도하고 있다. 재작년 말에 ‘신 방위계획 대강’ 에서 ‘즉응성’ ‘기동성’ 중시를 내세웠다. ‘통합막료장’이 설치되어 육-해-공 삼군 자위대의 통합운용체제를 시작했다. 자위대의 해외파병을 항구화하는 ‘파병항구법’이나 ‘자위대법 개악’을 하려하고 있다. 97년에 책정된 ‘일미방위협력을 위한 지침(신가이드라인)’을 재개정하여 일미공동작전계획을 더 실전에 들어맞는 내용으로 레벨업 해가는 방침도 내세웠다. 그리고 헌법개악을 위한 작업을 이러한 동향과 동시에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6. 일본정부가 미군재편과 함께 진행하고 있는 자위대 강화나 헌법 개악이란 일미 군사일체화와 아울러 일본기업의 아시아진출을 뒷받침하는 군사적 체제를 만드는 데 목적이 있다. 그리고 이는 지난날의 아시아 침략의 역사를 왜곡-정당화하고 자원이나 영토를 둔 분쟁사태를 일으키고 민족배외주의를 부추기면서 진행되고있다. 한국영토인 것이 명백한 ‘독도’에 대해 조사선을 파견하는 등 일본정부의 행동은 이미 영유권 주장의 범위를 일탈한 도발이라고 봐야 한다. 일본정부의 대 아시아 세계화 전략의 진전과 민족배외주의-영토확장주의의 고무, 및 미군재편 속에서 진행되는 일미군사일체화-자위대강화와 ‘국군화’는 바로 동전의 양면이라고 할 수 밖에 없다.
7. 우리는 이러한 미·일정부의 위험하고 사악한 야망을 부수기 위해서 미군재편 반대투쟁을 시대를 구분 짓는 중요한 투쟁과제로 규정하면서 전력을 다하여 투쟁할 것이다. 이번 미군재편은 미·일의 군사기지가 있는 지역에 사는 주민들의 맹반발을 받고 있고, 전국의 노동자 민중을 분노시키고 행동으로 나서게 하고 있다. 오키나와 해병대 사령부의 괌 이전 비용을 포함하여 총액 3조엔 이상의 거액이 미군재편을 위해 투입되려 하고 있는데 이 부담은 일본의 노동자민중 한사람 한사람에게 돌려지게 된다. 미일군사기지를 둔 지역에서는 주민들이 더욱더 심각한 기지 피해를 받게 된다. 주민투표에 승리한 이와쿠니 시민들을 비롯하여 전국에서 노동자민중들이 미군재편 반대투쟁에 나서고 있다. 우리들은 압도적 다수의 민중들과 함께, 또 그 최전선에서 투쟁할 것이다.
8. 또 미군재편이 한국에서의 미군재배치나 필리핀에서의 미군재주둔과 동시에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미군 및 미군재편과의 투쟁이 아시아 민중의 공통 투쟁과제임을 확인하고 아시아주둔미군 완전철수라는 슬로건과 전망을 전면에 내걸고 투쟁해 나갈 것이다. 특히 미·일·한 군사동맹이라고 부를 수 있는 위험한 동맹이 동북아시아에서 전쟁을 목적으로 확립되어가고 있는 현실에 대해 철저히 반대한다. 아시아의 평화는 일미정부가 말하는 것처럼 ‘일미동맹 강화와 확대’에 의거해서가 아니라 그 정반대로 일미동맹을 분쇄하여 일미의 아시아침략 지배 야망을 부수는 가운데서만 실현할 수 있는 일이다. 이러한 사상을 투쟁하는 모든 사람들과 공유하면서 전열을 더욱 공고하게 강화해나갈 것이다.
미군재편을 분쇄하고, 이와 함께 진행되고 있는 헌법개악을 분쇄하는 투쟁을 아시아 민중들과의 연대를 위해, 또 아시아 민중들과의 연대의 힘으로 끝까지 투쟁해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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