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비둘기> 바다여, 바다여, 우주 전쟁의 장이여!

제목 없음

 

 

 

12월 4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우주 항공 국방 회담에서 한 미 국방부 관계자가 미 정부는 올 10월부터 다음해 9월까지의 연간 재정에서 약 200억 달러의 무기 수출로 이득을 볼 거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사상 두 번째 최고를 기록했던 작년 수준과 비슷하게, - 최고는 300억 달러, 1993년 걸프전 직후 - 이란과 북한 인접 지역의 국가들이 그 주요 수입국이다. 사우디아라비아, 유나이티드 아랍 에미레이츠, 일본, 한국, 대만의 이름이 보인다. 심지어 피점령 당사자국인 이라크, 아프가니스탄까지 가장 비밀스런 이스라엘은 이름 자체가 아예 삭제되었지만 미국의 최근 동맹국이 된 인도의 이름도 보이고…

 

군산복합체 국가인 미국의 제 1 수출은 다름 아닌 무기이다. 그것이 바로 왜 공화, 민주를 막론하고 지역의 투표로 기생하는 미 국회의원들이 자기 주에 무기 산업을 유치하려 경쟁하고, 전쟁을 지지하는 것을 넘어 ‘조립하고’ 국방비용을 늘리는 데 주저함이 없는 이유이다. 레이건 당시 CIA 간부로서 이란-콘트라게이트 사건의 한 주역이자 니카라과 전멸 주장을 했던 로버트 게이츠가 새 국방 장관이 되다니.

 

2004년 메인 주 BIW 연안 항의 시위 모습, "이지스는 우주 전쟁의 일부분이다"미 전략 사령부, 우주 명령국 회담 등의 화려한 칵테일파티와 록히드 마틴, 보잉, ATK, 제너럴 다이내믹스 등 무기산업체의 만족스런 웃음 뒤에는 레이건의 80년대 우주 전쟁 구상, 그것을 구체화한 클린턴의 National Missile Defense(NMD, 미 본토 방어)와 Theater Missile Defense(TMD, 미국의 전략적 이해가 걸려 있는 미국 외 지역 방어) 개념이 있었다. 우주를 지배하는 자! 지구를 지배하리니…. 1996년 클린턴 당시 발표된 Vision 2020의 주 내용이다.

 

1991년 걸프전은 인공위성을 이용, 첨단 레이더가 달린 바다 위 미 이지스함의 발포로 시작되었고, 이는 우주 전쟁의 첫 서막이었다. 2003년 이라크 전쟁의 첫 발포 역시 바다였다. 이란의 바다는 핵무기를 장착할 수 있는 토마호크 미사일이 장치된 미 군함의 인근 국가 연안 정박으로 위협받고 있다.

 

일본, 대만, 한국의 연안에서 바다는 미국의 전역 미사일 방어 Theater Missile Defense(실제는 공격인!)의 거대한 ‘장’이 돼 가고 있다. 미국의 석유와 세계 패권이해가 달린 이 중-극동 연안으로부터 비극은 만들어지고 있다. 65만 명 이라크 인들의 죽음, 대낮에 살해되는 필리핀 평화 활동가들, 그리고 문자 그대로 맨 손으로 일군 땅을 빼앗기는 평택의 농민들!

 

암으로 안타깝게 사망한 일본인 활동가 사또미 오바와 브루스 개논‘우주의 무기화와 핵화에 반대하는 전 지구적 모임’(www.space4peace.org, 이후 GN으로 표기)의 조직가인 브루스 개논은 미 북동부 메인주 브런즈윅에 산다. 근처 배쓰에는 제너럴 다이내믹스 소유인 Bath Iron Works(BIW) 공장 지대가 항구를 끼고 있다. 제너럴 다이내믹스는 미 최고 무기업체 록히드 마틴의 이지스함 (순양함은 1개당 약 12억 달러, 구축함은 1개당 약 10억 달러)의 군함 계약 업체이다. 브루스 개논의 소식에 의하면 일본 요코스카 연안에 있는 이지스 구축함(Aegis Destroyer)은 BIW에서 건조되고 있으며 스탠다드 미사일 요격기와 패트리어트 미사일 요격기가 곧 장착될 것이라 한다.

 

2004년 12번째 GN 연간 모임은 4월 23-25일 바로 그곳에서 있었다. 약 250여 명의 미주 각지와 일본, 호주, 영국 등 전 세계 각지에서 온 평화활동가 들은 간단한 첫 대면을 가진 후 BIW 앞에서 항의 시위를 전개했다.

말로만 듣던 이지스 구축함의 실제 건조 지대라니! 가까이는 갈 수 없었지만 멀리서 보이는 BIW 푯말에 흥분을 가눌 수 없었다. 가도 가도 끊임없이 길었던 그 연안! 그곳에는 일본인 활동가 사또미 오바의 기억이 있다. 히로시마가 고향이었던 그녀는 이듬해 안타깝게도 암으로 사망했다.

 

공장을 빠져나가는 노동자들BIW 항의 시위에서 가장 큰 충격은 그 배를 건조하는 노동자들이 생계가 우선인, 우리와 같은, 보통 사람들이었다는 사실이다. 활동가들이 무기업체를 태양, 바람 에너지 또는 다른 평화적인 생산 업체로 전환하자는 내용의 유인물을 건네려 애쓰는 동안, 경찰과 공장 간부들은 보이지 않는 감시로 퇴근하는 노동자들을 시위대로부터 떼어 놓고 있었고 노동자들은 도망치듯 공장을 빠져 나갔다. 그러나 길 건너편 노동자 전용 건물에서는 많은 이들이 2층 베란다까지 나와 몇 시간이고 지속된 시위를 멀찍이 지켜보았고 그것은 나를 비롯한 많은 활동가들의 뇌리에 깊이 박혔다.

 

9월 브루스 개논이 메인 동지들과 함께 이라크 철수를 주장하며 열흘간의 단식 투쟁을 BIW 등에서 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1992년 GN을 설립, NASA의 핵전력을 우주에 띄우려는 시도를 비판해 왔던 그와 지인들의 시도는 2006년 NASA의 태양 에너지 선회로 큰 승리를 거두었다. 이제 더 큰 과제가 남아 있다. 부시가 2006년 하반기 발표한 새 우주 정책은 공공연한 우주의 핵사용 외에도 적대적 공격용 위성 사용 예고, 이를 금하는 국제법등의 무시로 파란만장한 미래를 예고한다.

 

BIW 앞 시위 "No Theater Missile Defense"2007년 1월은 우주의 핵무기화를 금지하고 우주의 국제 평화적 이용을 보장하는 외기권 우주 조약 (Outer Space Treaty)이 40주년을 맞는다. 또한 조약에서 군사화와 무기화를 구체적으로 막는 개선이 필요한 때이다. 미국 정부는 이것을 필사적으로 막고 있다. 이것은 과연 먼 우주의 일일까? 아니면 인공위성을 이용, 중국과 북한을 노리는, 요코스카 연안의 이지스 구축함의 미래 공격은 우주의 군사화와 무기화의 은밀한 준비와 함께 오는 것일까?

 

생명이 탄생한 바다에서 죽음을 시작하는 미국의 우주 정책을 무효화하는 우리의 작은 첫 걸음은 무엇일까?

 

광고이다. 2007년 3월 23-24일 양일간 독일 담스타트에서 15번째 GN회의가 열린다. 10월에는 매년 GN 우주 평화 주가 있다. 누구나 참가 신청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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