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시장의 유연화', '주한미군의 유연성' 둘 다 막아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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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지난 해 대전 충남 평통사 운영위원회에 교육차 내려가 처음으로 김지수 운영위원과 인사를 나눈 후 대전역 광장에서 노동 현안을 가지고 농성 중이던 그를 만난 것이 두 번 째 만남.

이번에 <평화누리통일누리> ‘인물’ 꼭지를 위해 만난 것이 세 번째 만남이다. 깔끔한 이미지와 넉넉한 인상, 그 누가 보더라도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대학노조 충남대 지부 지부장을 맡고 있는 김지수 대전충남 평통사 운영위원을 그의 인상처럼 깔끔히 정리된 노동조합 사무실에서 만났다.

 

 

●노동조합의 연역을 보니까 노조 결성(1997년) 이후부터 지금 6대 집행부에 이르기까지 지부장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계신데요, 일단 대학노조 충남대 지부에 대해서 소개를 부탁합니다.

 

원래 1987년에 노조가 있었습니다. 89년에 노조가 무너지고 97년 3월 18일 재건을 하게 된 것입니다. 그때 위원장으로 추대되고 지금까지 위원장을 해오게 되었습니다.

돌이켜 보니 노조가 없다가 만드는 것보다 복원하는 것이라 더 쉽지가 않았다고 생각이 됩니다. 조합원 대상자가 136명이었는데 40명만으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조합원들을 찾아다니고 만나다 보니까 노동조합에 대한 신뢰가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벽이었습니다. 과거의 노조 임원진, 집행부가 자기의 이익만을 취하면서 노조가 파괴된 경험 때문이지요.

노동조합이 결성되고 나서 조합원들이 쭉 지켜보다가 불신과 의구심들이 해소 됐는지 노동조합에가입하기 시작했고, 조합 활동들이 본격적으로 시작 되었죠.

시기적으로 좀 불행하게 시작을 했습니다.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그 해 IMF가 터지면서 시기적으로 ‘고통분담’이다, ‘급여 반납’의 분위기였죠. 그래 처음엔 경제적 창출은 없었지만 조합원들을 구조조정의 위협에서 다 지켜냈죠. 신분보장을 확보해 냈습니다. 그러면서 조합원들의 신뢰가 많이 쌓였습니다. 노동조합에게는 위기이면서 기회였다고 생각이 듭니다.

 

●현재 직원 및 조합원은 어느 정도 이고, 조합원 교육 같은 문제는 어떻게 진행하고 있는지요.

 

현재 조합원은 96명입니다. 학교내 정규직 직원은 360명 정도인데 이중 교육부 소속 공무원들이 있구요 비정규직은 헤아릴 수 없이 많이 있습니다. 일용직, 프로젝트 요원, 파견직, 공익근무 요원 등이 있습니다. 구성이 그렇다 보니 조합원 역량상 파업을 하게 되면 파급력이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파업의 칼을 뽑기가 쉽지 않습니다. 대체근로가 가능하니까요. 싸우기가 쉽지 않습니다.

조합원 교육은 민주노총이나 대학노조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하고 있고 교내 강좌는 4회정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학교 특성상 전 조합원들이 다 모이기는 쉽지않아요...

 

●얼마 전에 ‘국립대 법인화’ 문제가 주요 현안중에 하나였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문제와 최근 학내 주요 현안에 대해서 말씀해 주십시오.

 

크게 두 가지 현안을 가지고 대응을 하고 있습니다. 학내에서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문제이구요, 학외적인 문제로는 국립대 법인화 문제입니다.

학내에 비정규직이 너무 많은데, 조합원들이 비정규직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지 못합니다. 비정규직 분들을 조합에 가입을 시키려 해도 스스로 소극적이고 많은 눈치들을 보고 있습니다. 일단은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의 신분 전환을 선차적으로 고민하고 있습니다.

법인화 문제와 관련해서는 교육부가 입법 예고를 하겠다고 합니다. 공청회 때 단상점거도 하고 해서 벌금도 꽤나 나왔습니다. 그래서 지금 정식 재판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법인화의 가장 큰 문제는 교육이라는 공공성이 훼손된다는 데에 있습니다. 교육이 상품화되고 공교육이 상실되고, 재정지원은 줄이고 통제는 강화되는 것이죠.

 

●얼마 전 민주노총 위원장 선거가 끝났습니다. 민주노총 내 많은 분열의 모습이 있는데 이에 대해서 우려가 많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운동에 대한 노선이 확고한 것은 좋은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런데 다른 사람의 노선, 의견을 부정하고 심지어 대립하고 부딪치는 모습을 보면 속상하고 심각한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습니다.

 

●평통사 회원이 되시기 전에 통일운동에 대한 관심은 어떠하셨는지요, 회원이 되신 이후의 변화가 있다면?

 

평통사 회원이 되기 전에는 솔직히 통일운동에 큰 관심을 가지지 못했습니다. 대학노조 내에 통일위원회가 있기는 합니다. 예전에 군산대학교에서 파업이 있었는데, 파업 때 지원을 가니까 문정현 신부님께서 오셔서 많은 힘을 주셨습니다. 그 이후 문정현 신부님 관련 기사 등을 보면서 조금씩 관심을 가지게 되었죠, 그리고 대학노조 군산대 지부장님이 대학노조 통일위원장이신데 제가 존경하는 분이십니다. 그러다 보니까 관심 있게 보게 되는 정도였습니다.

평통사 회원이 된 이후에 특히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문제 등을 알게 되면서 할 일이 많아졌구나 하는 생각을 하기는 했습니다. 그런데 대전 충남 평통사 총회 때 활동영상을 보고 새삼 느낀 소감인데 내가 지난 해 평통사 활동을 제대로 못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도 변화된 것은 보는 눈이 많이 달라졌다는 것이에요. 그동안은 미군문제, 평화, 통일관련 모습과 기사를 대충 봤었는데, 교육을 받고 시각의 변화가 많이 생긴것 같아요. 귀가 열렸다고 할까요. 이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평생을 살면서 들어 보지 못했던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이라는 단어가 이해가 되니까 다른 문제에 대해서도 눈이 좀 뜨이는 것 같아요.

‘노동시장의 유연화’ 얘기가 나오면서 ‘유연화, 유연성’이라는 단어에 예민해 있었습니다. ‘노동시장의 유연화’가 노동자들의 삶을 파탄 내는 것처럼, ‘주한미군의 유연성’으로 우리 민족이 초토화 될 수 있다. ‘노동시장의 유연화’,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둘 다 막아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전 충남 평통사 총회도 끝나고 했는데요, 평통사 활동에 대한 평가, 바람이 있다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겠다는 생각을 좀 했습니다. 일단 대전충남 평통사와 관련해서는 지역 현안이나 지역 사회에 녹아 들어가는 지역 평통사가 되어야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민주노총 대전지역 본부 내에 통일위원회가 있는데요, 현재 지역본부가 구성이 안 되기는 했지만 민주노총 대전지역 본부가 자리를 잡으면 서로 연계해서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대학노조 내에서 ‘북한 어린이 두유먹이기’ 운동을 하기로 했는데, 이 문제에 대해서도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평통사가 노동자들 속에 뿌리 내려야 한다고 봅니다. 내부에서 노동자에 대한 인식의 공통성도 높여야 하구요. 노동현안에 대한 의견을 들어보고 의견을 모아 나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대전 충남 평통사가 뭔가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실천적으로 풀어 보려는 성실한 모습, 2월 말 방위비 분담금 국회 비준을 반대하는 선언운동에 대학 노조의 위원장들을 적극적으로 조직해 주는 등 그의 모습은 나에게 남다른 감명으로 남아있다. 그의 바람처럼, 노동자 속에서 든든히 뿌리내린 평통사, 평화와 통일 운동에 앞장서는 노동자들이 더욱 많아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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