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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들의 이야기마당]

서울 평통사에 상근을 시작하고, 출근한지 거의 두 달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두 아이들을 깨워 학교에 보내고, 사무실 갈 채비를 하며, 기분 좋은 하루를 시작합니다.
녹색가게 일을 정리하면서 ‘내가 과연 무엇을 할 것인가?’가 대한 고민을 하고 있었습니다. 막연하게 그저 ‘집안 살림만 하며 살지는 않겠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그러다 지역의 여성단체에서 문화학교를 같이 준비하자는 제안이 왔습니다. 개인적으로 그 제안을 받아드리는 것이 별로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을 하다가 문득 ‘평통사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지 않을까?’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그 때쯤 ‘평통사 일꾼들을 위한 점심식사를 준비 해주면 어떻겠냐?’는 제안이 왔고, 고민 끝에 평통사 상근을 결정하였습니다. 지금도 전 그때의 선택이 옳았다고 믿고 후회하지 않습니다.
사무실에 출근을 하면 일꾼들이 반갑게 웃으며 맞이해줍니다. 그리고 서둘러 앞치마를 입고 주방에 들어가 식사준비를 합니다. 점심식사를 기다릴, 세상 무엇보다 제가 만든 음식을 맛있게 먹어주는 일꾼들을 떠올리며 음식을 만들다 보면 어느새 점심시간이 됩니다. 그렇게 식사준비를 마치고 일꾼들을 불러 모읍니다. 그리고 맛있게 식사를 하는 일꾼들을 보면서 ‘내가 정말로 요리를 잘하지’하는 잘난 척도 하며, 행복한 기분이 듭니다.
점심식사 후 최문희 교육부장님께 포토샵 프로그램을 배웁니다. 여러 가지 기능들을 익히면서 신기하기도 하고 놀라기도 합니다. 별별 모양과 갖가지 색이 어우러져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내면, 눈이 휘둥그레집니다. 그리고 집회 사진도 편집해서 게시판에 올리고 팝업창도 만들어 올려 봅니다. 열심히 배워 평통사에 도움이 되어야겠다는 의지가 생겨납니다.
그리고 10월부터 11월초까지 ‘작전통제권 제대로 되찾기 1만인 선언운동’을 진행할 때, 일꾼들이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지켜보았습니다. 그래서 주변의 지인들을 비롯하여, 친목 모임 등 여러 곳을 돌아다니면서 1만인 선언에 참여시키기 위해 노력하였습니다. 그리고 일꾼들과 1만인 선언을 받기 위해 거리에도 함께 나갔습니다. 그러다가 10월말 쯤 대학로에서 열린 ‘친환경 생명 대축제’에 나갔다가 우연히 오랜만에 아는 오빠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 오빠에게 작전통제권 제대로 되찾기에 대한 설명을 하고, 동참하길 부탁했을 때 선뜻 나서주는 그 모습에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리고 우연히 무료 영화 티켓이 생겨 잘 만나지 못했던 친구와 영화를 보고, 1만인선언 참여를 이끌어냈습니다. 이렇게 주위 사람들에게 내가 하는 일들을 당당히 이야기하며, 함께 하자고 제안했을 때 나서주는 모습들을 보면서 좋았습니다. 우리는 한사람, 한사람을 모아서 1만인 선언을 해냈습니다. 한사람의 힘은 작지만, 그 한사람, 한사람의 마음이 모여 한마음, 한뜻으로 모아내니 결국 우리가 해냈다는 생각에 뿌듯합니다.  
앞으로 일꾼들을 위한 맛있는 점심과, 주어진 일들에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그리고 이런 저를 믿고, 열심히 응원하는 남편과 아이들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글을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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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정 , 서울 평통사 , 서울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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