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평화실현을 위해 무건리 훈련장 확장 막아내고 우리 땅을 지킵시다.

[연속기획 _ 한미동맹 고리를 끊자! _ 무건리 훈련장]

때이른 눈이 한반도의 하늘을 덮었습니다. 대한민국 대표 도시 파주의 한적한 시골동네 무건리 훈련장 인근 마을에도 눈이 쌓였습니다. 지금은 너무나 평화스러운 오현리가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일으키는 대규모 훈련장으로 확장될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지난 11월 22일 날이 어두워지자 마을 주민들이 각자의 일을 마치고 지금은 폐교가 된 옛날의 직천초등학교 모였습니다. ‘한반도 평화실현, 무건리훈련장 확장 저지를 위한 오현지킴이 평화학교’를 진행하기 위함입니다.
낮에는 어린 꿈나무들이 흙을 가지고 도자기를 만드는 소중한 체험을 하는 곳, 경기북부에서는 이름난 ‘도자기 나라’가 평화학교의 장소입니다.

지난 2002년 6월 13일, 주한미군에 의해 압사당한 효순이 미선이 사건은 무건리훈련장에서 훈련을 마친 미군에 의해 저질러진 사건입니다.
무건리 훈련장의 역사와 확장의 문제점을 다시 한 번 정리해봅시다.

1980년대 초, 350만평의 훈련장 건설을 위해 무건리 주민들은 강제로 고향과 삶의 터전을 빼앗겼습니다. 아이들의 꿈이 자라던 학교도, 맑은 물이 흐르는 아름다운 계곡도, 그곳에서 주민과 함께 생활해온 수많은 들짐승들도, 500년간 한곳을 자랑스럽게 자라 문화제로 지정된 물푸레나무도 훈련장에 파괴되고 묻히고 포위되었습니다. ‘무건리 연대 전술 훈련장’은 그렇게 주민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으며 탄생했습니다.
그 훈련장이 지금은 550만평으로 넓어졌습니다. 훈련장 확장으로 주민들의 상처 또한 커 갔습니다. 주민들은 고향을 완전히 버리지 못하고 훈련장 인근에 다시 마을을 만들었습니다. 젖소도 키우고, 농사도 지으면서 아픈 상처를 달래며 열심히 생활했습니다.

그러나 국방부는 무건리 훈련장을 1,100만평(가로 18Km, 폭 5Km) 규모의 종합훈련장으로 확장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1996년부터 각종 인허가 규제는 물론 내 집의 수리조차 제대로 할 수 없는 절망의 마을로 고립시켰습니다. 국방부는 주민들을 서서히 피폐화시켜 자포자기 상태로 만들고 주민들의 집과 토지를 헐값에 매수하는 방법으로 훈련장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지난 10월 4일, 남북정상이 다시 만나 이른바 1004선언을 발표했습니다. 남과 북이 ‘우리민족끼리 정신’에 따라 모든 문제를 민족이익에 맞게 해결해 가자고 합의했습니다. 남과 북이 화해와 협력을 통해 한반도 평화를 이룩하고 외세의 간섭 없는 통일을 이룩하는 것이 민족 최대의 이익입니다. 오는 12월 11일에는 문산에서 개성까지 시험적으로 열차운행을 시작합니다. 이러한 평화의 시대에 서울보다 개성이 더 가까운 무건리에서 실전에 가까운 종합훈련장을 건설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맞지 않습니다. 더구나 우리의 군대가 침략전쟁을 부인하는 평화주의 헌법에 기초해서 방어위주의 작전을 시행한다면 더욱이 이러한 대규모 훈련장은 필요 없습니다.

무건리 훈련장 문제는 또 하나의 심각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무건리 훈련장은 지난 97년 주한미군 지위협정(SOFA) 상의 한미합동위원회 시설 및 구역분과위원회 합의(과제번호 3089)에 따라 연간 13주(91일)를 주한미군에게 제공, 한국과 공동으로 사용해오고 있습니다. 또한 2002년 연합토지관리계획(LPP)협정에 따라 한미 공동사용을 위해 미군에게 새로 제공되는 한국군 훈련장 37곳 중 무건리 훈련장이 포함되었고 이에 따라 확장이 가속화 되고 있습니다.
한국군 훈련장의 ‘공동사용’이라는 명분은 미군이 원하면 훈련장 내의 시설과 구역을 언제나 내어주어야 할 뿐 아니라 훈련장과 미국이 보유하는 모든 훈련시설과 구역의 주변에 대해서까지 한국군이 관리하게 되어 있습니다.
주한미군의 훈련장 공동사용의 의도는 단독사용에 대한 관리책임에서 벗어나 각종 비용과 민원, 환경오엽 치유책임 등을 우리 정부에게 떠넘기려는 것입니다. 쉽게 얘기해서 똥은 미군이 싸고 치우는 것은 한국군이 한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주한미군의 아시아태평양 신속기동군화가 합의되어 주한미군의 구조와 성격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미군에게는 최첨단 무기로 무장한 미군에게 성능과 작전을 마음껏 테스트할 곳이 필요하고 그곳이 바로 무건리 훈련장인 것입니다. 우리의 소중한 옥토가 또다시 미군의 패권강화를 위한 제물이 되는 것입니다.

소중한 고향 마을을 지키기 위한 주민들의 발걸음이 시작되었습니다. 그 주민들의 움직임에 평통사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들도 힘을 모으고 있습니다. 무건리 훈련장확장저지를위한주민대책위(주민대책위, 위원장 주병준)가 주관하는 오현지킴이 평화학교에 경기북부진보연대,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현장사진연구소, 희망찬파주연대가 공동 주최로 참여했습니다.

평통사 김종일 사무처장의 첫 번째 강의, 두 번째로 평택 미군기지 확장 저지를 위해 투쟁한 주민들의 삶을 그린 다큐멘터리 영화 ‘대추리 전쟁’ 상영에 이어 11월 22일 저녁 세 번째 강의는 대추리 신종원 이장께서 했습니다.
신종원 이장은 황새울 들녘을 쫓겨 나온 주민들의 생활을 전하며 고슴도치라고 표현했습니다. 친척보다 가까운 가족 같던 주민들이 조그마한 것 가지고도 서로 싸우게 되는 일이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신종원 이장은 지난 날 땅을 빼앗기 위해 국방부, 경찰, 토지공사 직원들이 보여줬던 추악한 행태에 대해서 낫낫이 고발했습니다. 주민의 인척이나 지역 출신의 공무원, 경찰을 전면에 배치해서 주민들을 분열하고 빨리 팔지 않으면 불이익을 줄 수밖에 없다고 협박했으며, 여러 가지 이유로 토지를 팔고 나간 주민들을 또다시 이용해서 주민들의 분열을 부추긴 사실을 얘기했습니다. 지금은 할 일을 잃은 주민들이 화분에 고추도 가지도 심고 가꾸며 향수병에 걸려 지낸다는 얘기를 하면서는 눈물을 감추기도 했습니다.

신종원 이장은 국방부가 주민들을 통해 ~했다더라, ~한다더라는 거짓 소문을 퍼트린다며 주민들이 대책위를 믿고 서로 의지해야만 어떠한 협박과 회유도 이겨낼 수 있다고 당부했습니다. 신종원 이장은 꼭 고향을 지켜 계속 행복하게 살라는 말로 강의를 마쳤습니다.
오현리 주민들은 벌써 국방부가 빨리 땅을 팔지 않으면 공탁을 걸어 불이익을 주겠다고 했고 2년 전에 판 토지에 대해서도 나중에 판 시세만큼 보장해 줄 것이니 걱정 말고 빨리 팔라고 했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했습니다. 신종원 이장의 말처럼 주민들에게 회유를 시작한 것입니다.

국방부는 내년도 무건리 훈련장 확장 예산으로 1,390억 원을 신청했습니다. 국회에는 960억 원이 상정되었고 지금 논의 중에 있습니다. 또한 교육청은 벌써부터 도자기 나라의 계약을 올해로 중단하겠다는 문서를 보내왔습니다.

국방부가 기어이 우리의 고향을 빼앗아 전쟁훈련장으로 만들려고 한다면 또다시 평화를 지키려는 전국의 애국 시민들이 무건리로 몰려들 것입니다. 그리고 기필코 이 땅을 지켜낼 것입니다.

주민대책위 사무실 앞에는 ‘대한민군 대포도시 파주’라는 펼침막이 걸려있습니다. 이곳이 대한민국 대표 도시가 아니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평화도시로 만들기 위해 평통사가 앞장서서 주민들과 함께 무건리를 지켜내야겠습니다.

관련기사 : 한반도평화실현, 무건리훈련장 확장저지를 위한 오현지킴이 평화학교 / 2007.11.08

관련기사 : 한반도 평화실현, 무건리 훈련장 확장 저지를 위한 오현 지킴이 학교 2007.11.15 / 무건리 도자기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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