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은 나라의 미래를 열어갈 대통령 선출이 있는 달이다. 예전 같으면 연말과 크리스마스에다 선거 분위기에 시끌벅적 할 텐데 아직은 차분하다. 민중의 삶이 얼마나 고달픈가를 말해주는 듯하다. 이번 대통령선거에서 시대정신은
무엇인가? 아니 시대정신이 존재하기는 하는가? 사라진 것인지 실종된
것인지 알 수는 없으나 시대정신을 논하는 것조차 식상할 정도로 모두
패배주의에 빠져있는 것 같다. 이른바 냉전 반공 수구진영에 속한 사람들은
이번 선거에 있어서 ‘좌파세력에 빼앗겨 잃어버린 10년’ 운운하면서
경제문제를 대표적 이슈로 내세운다. 보수의 깃발아래 똘똘 뭉쳐 경제를
살릴 수 있는 후보를 선출하자며 목소리를 높인다. 경제를 살리겠다는데 반대할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피폐한 우리 삶에서 경제가 가장 중요한 과제라는 데
동의하지 않을 사람이 있겠는가? 그러나 정작 중요한 것은 어떤 내용의
경제이며 어떤 방법으로 살려내는가이다. 우리 민족이 함께 평화와 번영의
길로 가기 위해서는 그것이 정치든 경제든 남북이 함께 지혜와 힘을
모아 나가는 것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 같은 민족인 북한은 아예
믿으려 하지 않으면서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 반세기 동안 우리의 목줄을
죄고 전쟁을 부추겨온 부시 정권에게는 열렬한 사랑을 맹세하는 얼빠진
생각을 가진 사람은 이 나라를 책임질 수 없다. 지금 우리는 북미 사이에 근본적인
변화가 예상되는, 실로 한반도 정세가 급변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 이번
대선은 한반도의 급격한 변화에 우리 민족의 이익에 맞게 주동적으로
대처할 정치세력을 창출하느냐, 아니면 여전히 미국의 눈치를 보며 한미동맹이나
연장하려는 세력의 생명을 연장하느냐를 가늠하는 마당이다. 지방을 돌다가 어느 지방 신문을
보니 이런 기사가 눈에 띄었다. 러시아 속담에 ‘당신 친구가 누군지
말해보라, 그러면 당신이 누군지 알려주겠다.’라는 말이 있다고 한다.
가까이 지내는 사람을 보면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를 알 수 있다는
뜻이다. 자신이 누군지를 확인하고 싶으면 자신과 가까이 지내는 사람이
누구인가를 살펴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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