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투쟁, 본격적인 싸움은 지금부터입니다

$사람$

경기도 평택이라고 하면 다들 가슴 아픈 장면이 하나씩 떠오를 것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지키고자 했던 황새울 들판을 밀어 제끼고 강행되고 있는 평택 미군기지 확장. 지난해 4월, 대추리-도두리 주민들이 마을에서 쫓겨난 이후 평택 싸움은 끝났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싸움은 지금부터 시작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경기남부 평통사” 이름으로 다시 모이고 있다. 평택을 비롯한 경기남부지역에서 한반도 평화와 자주통일의 길을 함께 열어나갈 경기남부 평통사에 많은 관심과 지지가 쏟아지길 기대하면서 2월 22일 창립총회를 앞두고 있는 경기남부 평통사(준)의 두 공동대표를 만났다.   

 

◑ 경기남부 평통사(준) 공동대표 이종필 선생님

평택에서 20년 가까이 아이들에게 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근무해 왔던 사립학교 내부에 비리가 너무 많아 나 홀로 시작하여 학원 민주화 투쟁을 10년 동안 벌였다. 그 결과 지금은 교장도 몰아내고 학교도 정상화가 되어가고 있다. 교사가 되기 전에는 연극에 목숨 걸다시피 했었고 방송국 물도 잠깐 먹었다. 평통사의 순수함과 꾸준함에 호감을 가지고 있었는데 대추리 투쟁에서 많이 가까워졌다. 열심히 일할 나이라고 생각하고, 2세 교육을 맡고 있는 교사로서 내가 사회적으로 책무를 다할 수 있는 길이라는 생각으로 부족하지만 대표를 맡게 되었다.

 

 

◑ 경기남부 평통사(준) 공동대표 장창원 목사님

오산 다솜교회 목사이다. 한국 노동 네트워크 협의회 공동대표와 아시아 태평양 노동자 연대 공동대표 등을 맡으면서 노동운동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고, 다솜교회에서는 오산지역의 이주노동자들을 위해 공간을 운영하고 있다. 1999년 창립되었던 민족화해자주통일협의회(자통협) 시절 공동대표를 맡으면서 통일운동도 열심히 했었는데 그때부터 평통사와는 인연을 맺어 왔다. 평택 미군기지 싸움을 중심으로 반드시 빼앗긴 땅을 되찾아 올 수 있는 활동을 펼칠 경기남부 평통사가 드디어 창립하게 된다는 것이 너무나 기쁘다. 그런 기쁜 마음으로 대표도 선뜻 맡게 되었다.     

 

-지난 1월 25일에 경기남부 평통사(준) 첫 번째 행사가 있었다고 하던데 어떤 행사였나요?

그동안 준비모임을 몇 번 가졌지만 회원들끼리 한자리에 모인 적이 없었어요. 그래서 어떤 일을 해 나갈지에 대한 소개도 하고 회원들도 한자리에 모여보자 해서 만든 자리였습니다. 좀 덜 딱딱하게 하려고 이름은 “첫 발돋움”이라고 붙였지요.

-오랫동안 경기남부 평통사 준비모임을 진행해왔다는데 어려움은 없었는지?

2002년부터 경기남부 평통사를 만들기 위한 모임을 두세 차례 진행해 왔습니다. 그런데 그때 평택싸움이 전국적으로 크게 터진 거죠. 그리고 평택-오산은 아주 오랫동안 미군기지가 있어왔던 지역으로 미군기지로 인해 먹고 사는 사람들도 많고, 미군기지로 인한 여러 가지 피해들이 일상이 되어버려서 미군기지 문제를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경기남부 평통사 준비모임이 두세 차례 무산된 것도 사실이에요. 우여곡절 끝에 올해 2008년 2월, 창립총회를 앞두게 되었습니다. 사무실이 없어서 처음에는 컨테이너 박스도 알아보고 그랬죠. 다행히 얼마 전에 좋은 사무실을 구했습니다. 2002년부터 준비모임도 몇 번 무산되고 지역사안이나 특징 때문에 어려웠던 것에 비하면 그래도 지금은 힘이 많이 나지요. 달랑 책상 두개로 시작하지만 많은 분들이 관심가지고 도와주면 앞으로 큰 어려움은 없을 거라고 믿습니다.

-회원들 소개를 좀 부탁합니다.

현재 회원은 30명 정도밖에 안되요. 창립총회 전까지 부지런히 움직여서 50명 이상은 늘려야지요. 회원들은 방앗간 운영하시는 분, 개인사업자, 교사, 노동자 등 다양합니다. 오산의 경우, “평화와 통일을 여는 노동 센터”라든지 다솜교회에서 운영하는 저소득층 가정을 위한 공부방 등 이미 평통사 활동 방향과 일치하는 모임들이 운영되고 있어요. 현재 경기남부 평통사에 가입한 회원수는 적지만 이 땅에 평화와 통일을 위한 열망이 누구 못지않다고 자부합니다. 경기남부 평통사를 세우는데 적극 지지하지만 아직 회원가입을 안하신 분들이 많아요. 다른 단체에서 활동하며 한 다리 더 걸치는 그런 식보다는 정성껏 평통사 활동을 할 수 있는 분들을 찾고 있습니다.

-경기남부 평통사 창립에 대한 주변 반응은 어떠한가요?

지금 매우 어려운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이명박 정권하에서 많은 어려움이 예상되는 지금 시점에 활동하는 단체들 대부분이 어려움을 겪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평통사는 열심히 움직이고 있지요. 게다가 경기남부 평통사도 문을 연다고 하니 주변 사람들이 많이 칭찬합니다. 평택의 경우 “평택 평화센터”와 활동이 겹치는 부분에 대해 우려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충분한 의사소통으로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갈 수 있는 쪽으로 노력해야겠지요.

-회원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오랜 전부터 적극적으로 평통사에서 활동하고 길을 만들어온 여러 회원 분들에게 너무나 감사드리고 싶네요. 경기남부 평통사는 핵심 미군기지가 있는 평택을 중심으로 사업을 벌여나갈 것 같습니다. 침략적 한미동맹을 끊어내고 자주적으로 우리민족의 평화와 통일을 이뤄내기 위해 가장 먼저 해결해야 될 문제가 평택 미군기지 확장을 막아내고 주한미군을 쫓아내야 하는 일이니까요. 너무 관념적인 내용보다는 주한미군 문제가 우리 삶을 얼마나 피폐하게 만드는지 피부로 와 닿을 수 있는 내용으로 사람들에게 알려나가고자 합니다.

“노력하는 자가 즐기는 자를 결코 이길 수 없다”는 말이 있어요. 지치지 않고 싸우려면 즐기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겠어요? ‘본격적인 싸움은 지금부터’라는 각오로 임할 거예요. 늦게나마 시작하는 경기남부 평통사, 앞으로 열심히 잘 해 나갈 겁니다. 정말 열심히 해서 늦게 세운 지역 평통사이지만 회원들에게 제일 큰 웃음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할 겁니다. (글·사진 : 이유빈)

태그

평택, 오산, 목사, 평화, 미군기지, 주한미군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홍보팀 이유빈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