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2007년 만리포 해수욕장에는 한미연합 해병대의 상륙돌격장갑차가 바다를 가르며 돌진하는 굉음과 평화를 외치는 구호가 뒤엉켰었다. 삼성유조선이 서해안 바다를 검게 물들인 사고의 여파인지 올 3월 만리포에는 상륙훈련이 없었다. 대신에, 한미연합사는 공세적으로 여러 훈련과정을 취재하게 했고 대대수의 언론들은 최첨단, 최강의 무기와 시스템에 눈이 휘둥그레져서 한미연합사가 낸 보도 자료를 충실히 기사화 했다. 이미 06년 만리포 상륙훈련 기자회견 재판으로 만리포 상륙훈련의 위헌·위법성이 법적으로 검토되고 증명되고 있듯이 올해 진행된 각 훈련에 대해서도 분석하고 종합함으로써 한미연합연습이 얼마나 공격적이고 불법적인지 그 근거를 더욱 구체화할 과제가 있다. 변화된 한미연합연습 양상을 정리해 보았다. - 편집자주
장면 1. 생략된(?) 상륙훈련 상륙훈련이 생략되었으며 한미연합 해병대에 의한 북한 동·서해안 상륙작전(작전계획 5027-04의 3단계 2부) 이후에 해당하는 훈련들이 집중적으로 전개되었다. 지난 2월 26일 진해에서 공개된 해상유류분배시스템 설치훈련은 북한 동·서해안을 상정한 상륙작전 후 상륙군에게 신속한 유류지원을 목적으로 실시된 것이다. 핵잠수함 오하이오 호의 임무는 북한 지역으로 특수부대를 침투시켜 핵, 미사일, 지휘통제시설 등의 주요 표적을 확인한 뒤 토마호크 미사일로 파괴하는 것이다. 해병대의 훈련도 상륙작전 이후 적진 주요도시에서의 시가전 훈련과 제병협동훈련이 공개되었다.
장면 2. 연합해병구성군사령부의 창설과 한미연합 해병대의 훈련
이번 키리졸브 및 독수리연습의 두드러진 특징 중의 하나는 한미양국 해병대의 훈련이다. 한미연합사는 미 해병대의 한반도 전개 및 대기, 이동, 전장 통합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훈련을 중심으로 공개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한미연합사는 26일 경남 진해에서 해상유류분배체계와 함께 미 해병대 해상사전배치선단을 공개했다. 제3해상사전배치선단은 괌이나 사이판 인근에 대기하고 있다가 한반도로 전개되는데 보통 4~5일이 소요된다. 해상사전배치선단에서 하역된 탱크, 수륙돌격장갑차, 수십대의 군용트럭 등은 철도와 도로를 통해 경기도 포천시 영평 로드리게스 미8군 종합사격장으로 이동해 사전에 전개된 해병대와 결합하게 된다. 3월 1일 한미연합 해병대의 협동제병훈련은 평양 등 북한 주요 도시에서의 시가전과 북한 지휘통제체계의 와해 및 화력지원수단의 무력화를 목표로 한 것으로 8일 훈련의 전반부에 해당한다. 3월 8일의 한미 해병대의 협동제병훈련은 2월 17일 캘리포니아에서 출발한 미 해병대의 해상사전배치 및 집결훈련, 개인 및 집단 사전 전개훈련, 최정예 합동 실사격 훈련, 시가전, 북한 지휘소 타격을 목표로 한 제병협동훈련에 이은 한미 연합해병대의 최종 훈련이었다. 3월 3일 공개된 니미츠 호의 해상작전은 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항공지원작전이다. 한편 제21차 한미군사위원회 상설회의에서 ‘한미 연합해병사령부’를 ‘연합해병구성군사령부’로 확대/창설하기로 합의했다는 대목도 눈길을 끈다. 이는 지원사령부에서 전투사령부로 발전시켜 해병대의 전투수행임무를 강화하기위한 것이다. 장면 3. 전시지원절차 연습(WHNS:Wartime Host Nation Support) 2월 22일, 경기도 용인에 있는 육군 55사단에서 한미합동 전시지원절차 연습이 실시되었다. 그동안 미국은 전시증원전력의 신속한 파견을 내세워 “새롭고 대담한 전시지원 방안의 수립”을 운운하며 무제한의 인적, 물적, 재정적 부담을 한국 정부에게 강요해왔다. 현재 한국군은 한국정부의 전시대비 및 동원계획인 충무계획을 통해 미군에 대한 전시지원을 뒷받침하고 있다. 따라서 키 리졸브 연습에 앞서 한미 합동으로 실시되는 WHNS 절차 연습은 전시지원에 대한 미국의 불법 부당한 요구를 제도적으로 보장하고 합리화시켜주는 통로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 연습의 근거인 ‘대한민국 정부와 미합중국 정부간의 전시지원에 관한 일괄협정(이하 전시지원협정)’은 미국 측 의무와 책임은 모호한데 비해 한반도 유사시 전개되는 미 증원전력에 대한 한국의 지원 의무는 무제한적이고 일방적으로 확대할 수 있는 불평등한 협정의 전형이다. 전시지원에 대한 소요 판단도 기본적으로 미국이 하도록 되어있으며, 전시지원은 물론 평시에도 이를 보장하기 위한 시험과 연습에 대해 규정하고 있으며, “예측하지 못한 전시지원”(어느 지원협정, 약정 또는 계획에도 포함되어 있지 아니한 전시지원)에 대해서도 한국의 지원을 강요할 수 있는 독소조항들로 가득 차 있다. 장면 4. 동원된 미 증원전력 <핵항모
니미츠호> <스트라이커
여단> <핵 잠수함 오하이오호>
<해병대
해상 사전 배치선단>
<해상유류분배시스템>
결론. 훈련 양상과 작전계획의 변화 변화된 키 리졸브 연습의 양상에서 볼 때 한미양국군은 대북 선제공격과 이라크 전쟁에서 선보인 ‘전략거점 조기점령’이 작전계획과 연합훈련에 본격적으로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쟁초기 해·공군에 의한 선제타격으로 지휘통제체계, 핵, 미사일, 공군기지 등 북한의 전략거점을 파괴한 후 지상군을 침투시켜 북한을 완전히 점령한다는 새로운 전쟁수행방식이 그것이다. 이러한 전쟁수행방식은 2003년 미국이 이라크 침략전쟁에서 선보인 바 있다. 작전통제권 환수에 따라 2009년까지 새로 수립되는 작전계획 내용에 대한 언론의 보도가 이를 뒷받침한다. 언론에 보도된 새 작전계획의 주요내용은 1단계에서 토마호크, 합동직격탄 등 정밀타격무기를 동원해 평양 등 북한 주요 거점을 공격하고, 2단계에는 한미양국군이 북한 후방에 대규모 상륙작전을 실시하고 특전사 및 미 증원전력 등 대규모 병력을 투입한 제압작전을 펼치는 것으로 되어 있다. 한반도 정세는 평화협정 체결로 나아가고 있다. 6자회담 진전에 따라 한반도 평화협정 정세가 열리고 있는 상황에서 대북 침략적 전쟁연습을 벌이는 것은 이같은 정세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다. 한반도 평화협정 정세를 거스르는 대북 침략 전쟁연습인 키 리졸브 및 독수리연습을 비롯한 한미연합 전쟁연습은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반전평화 진영도 변화된 연습 상황에 대한 분석으로부터 출발하여 투쟁계획을 새로 가다듬어야 할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