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내보내는 한반도 평화협정 길잡이” 찾아나선 길

$회원들의 이야기 마당$

 


1월 30일, “주한미군 내보내는 평화협정 실현”을 위한 운동의 추진위원이 되었다.

이제 10명의 길잡이를 조직하고, 그들과 함께 7.27에 참가해야 한다. ‘누구를 어떻게 조직해야할까?’ 휴대폰에 저장되어 있는 직장동료들, 친구들, 선후배 이름들을 종이에 적어봤다. 쭉 적어보니 10명이 아니라 50명도 조직할 수 있을 것 같다. ^^

그런데...

초등학교 친구들을 만났다. 한명은 제약회사에서 영업사원으로 일하는 친구고, 다른 친구는 백령도에서 직업군인으로 일하는 친구다. 생활인으로써 사는데 바쁜 친구들이기에 아주 조심스럽게 길잡이가 되어 줄 것을 제안했다. 평화협정 이야기까지는 좋았는데, 주한미군 문제를 꺼내니 나를 의아하게 쳐다본다. 지금이 평화협정 체결 정세라는 것을 인정하기 어렵고, 북이 핵을 가지고 있는데 당연히 미군이 남아있어야 하는 거 아니냐고 반문한다. 군인친구는 미군이 나가면 남한 군사 시스템 자체가 흔들리기 때문에 미군이 철수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고 하면서, 미군을 내보내는 평화협정은 실현 불가능한 이야기란다. 이라크 전쟁, 대선을 앞둔 미국, 북핵, 50년 만에 열린 정세, 천문학적 국방비... 몇 가지 근거를 들어 친구들을 설득하려고 했지만, 쉽지 않다.  

386세대라 칭할 수 있는 선배 한분과 점심을 먹게 되었다. 80년대 잇따랐던 미문화원 방화 사건의 주체 중 한명을 직접 뵈니, 대장정의 추진위원 제안을 할 수 있겠다는 반가움에 평협 이야기를 꺼냈다. “향후 100년 이상 한반도를 규정할 수 있는 평화협정 정세에 평통사는 주한미군을 내보내기 위한 대장정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추진위원이 되어주세요.” 당연히 동조와 지지를 기대했던 나에게 그 선배는 “주한미군을 이 땅에서 몰아내야 함은 우리 세대가 해야 할 중요한 과업이지만 유엔사 해체와 주한미군 철수를 평화협정과 결부시키면, 평협 체결마저 어려워질 수 있다.”고 하시면서 “평협과 미군 철수의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은 남한 사회에 혁명이 있기 전에는 힘들 것이다.”는 말씀도 덧붙이셨다. 반미투쟁에 대해 보수언론은 색깔론으로 일관했고, 그 과정은 오히려 수구세력을 결집하게 하는 계기가 되어왔다는 것이다. “이처럼 여전히 건재한 수구세력에 맞설 태세를 민중 진영이 준비하지 못하고 있다”고 하시면서 “일단 주한미군이 주둔한 채라도 평화협정이 체결되면, 대북방어를 이유로 주둔하고 있다는 미군의 역할이 변경되었음을 국민들도 피부로 느끼게 되고 평협 체결 후 멀지 않은 시기에 국민들 스스로 미군이 더 이상 주둔할 필요가 없음을 알게 되는 시기가 올 것이다.”고 하시면서 “그 시기가 왔을 때 국민들과 함께 하는 투쟁을 만들기 위한 밑거름이 평통사의 대장정 사업이라고 생각하고 아주 소중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올 해 주한미군 없는 평협 투쟁은 힘들지 않겠느냐는 입장을 보이신다.

아.. 또 한 번 쉽지 않다.

평통사 안에서는 늘 확신에 넘쳤다. 지금 정세에서 평협 실현을 위한 투쟁을 당연히 해야 하고, 그 중심에 평통사와 내가 있다는 자부심도 가졌다. 그런데 친구들을 만나고, 한 선배와의 대화 속에서, 그리고 직장 동료 몇 명과 이야기 하는 과정에서도 긍정적인 답변을 얻기가 쉽지 않았다. 국민 60% 이상이 주한미군의 철수를 원한다면, 단적이지만 내 주위에 10명 중 6명은 주한미군의 철수를 찬성해야 하는데, “원칙적인 주장이다.”, “주한미군 없으면 좋겠다는 사람들은 있을 수 있지만 그 사람들이 모이겠느냐?”, “이명박 정권 들어섰다.”는 비관적인 반응을 보이는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나도 모르게 ‘할 수 있을까?’하는 걱정이 앞서기 시작했다. 이런 의구심을 갖는 것이 부끄럽기도 했지만 다른 회원들도 조직 과정에서 느낄 수 있는 어려움일 것이라는 생각에 이 어려움을 분회원들과 솔직하게 나눠보기로 했다.

지난 주 <더함> 분회모임. 그 동안 조직과정에서 느꼈던 답답함을 분회원들에게 이야기했다. 한 회원이 먼저 말을 받으셨다.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말자. 우리가 만난 사람이 우리 주장에 100% 동의하지 못하더라도 대화 속에서 작지만 합의할 수 있는 공통점을 찾으려고 노력해야 한다. 이것이 서로를 이해하는 바탕이 되고, 신뢰를 쌓는 기본이 된다.” 아직 우리 힘이 미치지 못한다는 주장에 대해서 “수구세력을 물리칠 수 있는 주체는 여전히 우리 민중들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하면서 “긴 호흡으로 가자.”하신다. 무엇보다 “더 많이 학습하고 더 많이 실천해서 정확한 내용을 설득력 있게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날 분회모임이 끝날 때쯤 “평화협정 대장정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겪게 될 크고 작은 어려움들을 분회모임 때마다 나눔의 형태로 이야기 하고 분회원들의 지혜를 모아서 해결해나가자.”는 제안이 있었고, 분회원들은 힘 있게 결의를 다졌다.

혼자서 고민하며 해결하지 못했던 답답함을 분회모임을 통해 풀어낼 수 있었다. 대장정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울고, 웃겠지... 그 과정을 더함 분회원들과 함께 한다고 생각하니 든든하고 기쁘다.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은 우리 모두는 지금 한반도 평화체제 실현을 위한 중요한 전환기에 살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주한미군을 내보내는 평화협정 실현을 준비하는데 있어 미국이, 남한 수구세력이 어떤 훼방을 놓든 평통사는 민중의 힘을 믿고 대장정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자. 신념을 확인할 시간은 충분하다. 나중에 우리 아이들이 “평화협정 체결 시기에 당신은 무엇을 하고 있었나요?” 하고 물으면 주한미군을 내보내기 위해 열심히 친구들을 조직하고 있었다고 이야기할 수 있도록 다시 한번 힘을 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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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 평화협정 , 미군철수 , 대장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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