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단계 운동에 임하는 나의 각오

$평화협정 실현운동$


사이후이(死而後已)  

이 말은 <삼국지(三國志)>에 나오는 말이다. 제갈 량이 위(魏)나라를 공격하기 전에 한 말에서 유래한다. 제갈 량은 유비가 죽고 그의 아들 유선(劉禪)에게도 마찬가지로 충의를 다하였다. 출사표 후편에서 제갈 량은 “한(漢)나라의 위업은 익주(益州) 같은 변경에 안주할 수 없습니다. 반드시 위나라를 멸망시켜 천하를 통일하고 왕업을 중원에 확립해야 합니다. 신은 이 소원을 성취하기 위해 전력투구하고 죽고 나서야 그만둔다는[死而後已] 각오로 출정합니다.”고 하였다. 이처럼 목숨이 붙어 있는 한 전력투구한다는 데서 유래한 말이다.  

‘평화협정 체결, 주한미군 철수’의 기회가 다가왔고, 이러한 기회는 정전협정 체결 이후 55년만의 기회이다.  

나는, 우리는, 민족민주 운동 진영은 과연 얼마나 ‘사이후이’ 정신에 기초해서 활동하고 있는가? 1단계 평협운동을 마무리하고 2단계를 준비하면서, 특히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혼자 활동하는 조건에서 이러한 각오와 결의를 다지지 않고서는 승리할 수 없다고 마음먹었다.  

 

수주대토(守株待兎) 

수주대토라는 말은 아래 고사에서 유래한다.

《중국 송(宋)나라에 어떤 농부가 밭을 갈고 있었다. 갑자기 토끼 한 마리가 뛰어오다가 밭 가운데 있는 그루터기에 부딪쳐 목이 부러져 죽는 것을 보았다. 덕분에 토끼 한 마리를 공짜로 얻은 농부는 농사일보다 토끼를 잡으면 더 수지가 맞겠다고 생각하고는 농사일은 집어치우고 매일 밭두둑에 앉아 그루터기를 지키며 토끼가 오기만 기다렸다. 그러나 토끼는 그곳에 두 번 다시 나타나지 않았으며 농부 자신은 송(宋)나라의 웃음거리가 되었다.》 

조금은 다른 의미이지만, <사기열전>에 “호랑이가 머뭇거리고 있는 것은 벌이 침으로 쏘는 것만 못하고, 준마가 갈까 말까 망설이는 것은 늙은 말의 느긋한 한 걸음만 못하다”는 말이 나온다.  

1단계 평협운동 과정에서 ‘현장노동자실천연대’ 결성식이 있는 대전까지 찾아갔다가 이런저런 사정으로 머뭇거리다가 결국은 그냥 와 버린 적이 있다. “정당한 일을 하더라도 대중들이 오기를 앉아서 기다리거나, 정당하고 옳으니 남들도 다 같이 해 줄 것이라는 착각, 객관적 정세의 호전만을 기다리거나, 대중을 조직하는데 머뭇거린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이러한 어리석음이 나에게 있었다. 이 문제를 2단계에서는 반드시 극복해야 했다.    

 

과하지욕( 下之辱) 

《한신(韓信)이 그의 고향 회음(淮陰)에서 겪었던 일이다. 한번은 푸줏간 패거리들 가운데 한 사람이 한신(韓信)을 깔보듯 하면서 말했다. “네 놈이 덩치는 큼직하게 생겨서 밤낮 허리에 칼을 차고 다니지만 사실 네 놈은 겁쟁이일 뿐이야.” 구경꾼들이 모여들자 그는 더욱 신이 나서 말했다. “너, 만약에 사람을 죽일 용기가 있다면 어디, 그 칼로 나를 한번 찔러보려무나. 그러나 만일 죽기가 싫다면 내 바지가랑이 밑으로 기어나가 보려무나.” 한신(韓信)은 잠시 생각하더니 묵묵히 그의 바지가랑이 밑을 기어서 나왔다. 이 일로 해서 온 장바닥 사람들은 다들 그를 겁쟁이라고 비웃었다.》

 이는 큰 뜻을 가진 한신이 작은 일에 옥신각신 하지 않고, 자신의 뜻을 이루기 위해 순간의 굴욕을 참아냈던 이야기이다.  

평화협정 실현을 위해 다양하고 많은 사람들을 만난다. 물론 대부분 처음 보는 사람들이다. 한번은 추진위원을 받기 위하여 어떤 분을 찾아뵈었다. 그 자리에는 그 지역에서 이름꽤나 날리는 활동가도 옆에 있었다. 내가 추진위원 설명을 하는 동안 그 활동가는 “이런 방식으로 하면 몇 명이나 받겠냐, 지역에 제안해서 단체별로 받는 방식으로 하라”며 비아냥거리고 훼방을 놓았다. 이미 지역에는 설명도 하고 제안도 했지만 그런 이야기를 할 상황이 되지 않았다. 결국 그 분은 추진위원 가입을 안 하셨고, 그 활동가의 자세에 문제의식을 가졌던 일이 있었다. 1주일 후 다시 찾아가 뵈었더니 추진위원 가입을 해주셨다.  

또 어떤 지역에서는 설명을 듣고 추진위원 가입은 해주었지만, 그의 태도가 마치 나를 ‘판매사원’을 대하듯 하는 모습에 심한 굴욕과 자존심이 상한 일이 있다.

그러나 돌이켜 보면 내가 느꼈던 굴욕과 자존심 등 개인적 감정은 진정한 대의(大義)를 전개하는데 아무것도 아님을 깨달았다. 개인적 감정, 자존심이 미국의 지배와 간섭을 극복하고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일보다 앞설 수 없다. 주한미군 내보내는 한반도에 평화협정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더한 굴욕도 참아내야 한다.  

 

일반삼토 일목삼착(一飯三吐 一沐三捉) 

《주나라의 건국공신이자 명재상이었던 주공은 뛰어난 역량과 너그러운 성품으로 많은 이들로부터 존경을 받았다고 한다. 그는 특히 손님을 맞이함에 있어서, 일반삼토 일목삼착(一飯三吐 一沐三捉)이라는 유명한 일화를 남겼다. 이는 밥 한 끼 먹는 동안에도 세 번이나 손님을 맞이하러 먹던 밥을 뱉고 달려 나갔으며, 머리 한 번 감는 사이에도 세 번이나 손님을 맞이하러 젖은 머리를 움켜쥐고 달려 나갔다는 뜻이다.》

이는 옛날 이야기이지만, 오늘의 우리에게도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사람들은 <내가 상대방을 찾아다니는 자세(성의), 항상 준비된 자세(내용적 준비), 극진히 대하는 모습(사람을 대하는 자세)>을 통해 평통사와 평협운동 전반을 평가하게 된다. 사람을 대함에 있어 일반삼토 일목삼착(一飯三吐 一沐三捉)의 자세는 평협 운동을 하면서 새겨야 할 덕목이라고 생각한다. 

 

평화협정 실현 운동을  함께하는 동지들에게  

민중은 현명하고, 그들의 힘은 끝이 없다. 나라와 민족이 어려움이 처해있을 때 이를 구하기 위한 투쟁의 역사에 항상 민중들은 그 중심에 섰다. 우리가 진행하는 ‘주한미군 내보내는 평화협정 실현운동’은 너무나도 정당하고, 시대의 요구를 정확히 반영하고 있다. 평화협정 실현운동을 전개하면서 우리가 올바른 자세와 결의를 갖고 민중들을 만난다면 ‘주한미군 내보내는 평화협정 실현운동’의 정당성, 활력을 확보해 나갈 것이다.  

단적인 예가 1단계와 2단계를 진행하면서 광주 전남 각지에서 62명의 회원, 후원회원이 증가된 것(9월 12일 현재)은 그 증거의 하나라고 생각된다. 우리 운동의 정당성과 활력을 확보해 가는 이 의로운 투쟁을 웃으며, 즐기며 전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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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협정 , 사이후이 , 수주대토 , 과하지욕 , 일반삼토 일목삼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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