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도 한 해를 마감하고 새해 새로운 각오로 활동을 결의하는 총회를 앞두고 전국 각지의 평통사 대표와 운영위원들이 만남을 가졌습니다. 매 년 총회를 앞두고 열리는 임원 워크숍이 올해에는 대전역 앞 철도노조 회의실에서 1월 12일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진행되었습니다. 이번 워크숍에는 신규 조직을 준비하는 회원들이 많이 참가하여 그 어느 워크숍보다 더 풍성하게 느껴졌습니다. 이 날 워크숍은 오전 11시 총회준비위원회에 이어 열린 중앙운영위원회를 마친 후에 연속하여 진행되었습니다. 전국 각지에서 참가하신 56명의 회원들은 서로 반가운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먼저 문규현 상임대표는 인사말에서 “올해가 분단의 장벽을 넘은지 20년이 되는 해”라고 소회를 밝히고 “2008년 다하지 못한 평화협정 실현운동을 2009년에 계속 이어 남북이 하나되는 해로 만들자”고 하였습니다. 배종렬 상임대표는 “오늘 새로운 분들을 만나 뵙게 되니 가슴이 뜨거워진다”며 평화협정 실현운동으로 약진하는 한 해를 만들자고 강조하였습니다. 이어 지역별로 참가자 소개 시간을 가졌습니다. 평통사 결성을 준비 중인 지역, 임원이 바뀐 지역 등 예년에 비해 처음 뵙는 얼굴들이 많았습니다.
유영재 정책실장이 2009년 정세를 중심으로 평통사의 활동방향과 과제에 대해서 1시간 20분간 발제를 하였습니다. 그리고 강정구 공동대표의 사회로 토론이 진행되었습니다. 유 실장은 미국의 오바마 정부는 부시 정부를 반면교사 삼아 ‘스마트 파워’를 추구할 것이라고 전제하고, 미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핵무기 없는 세계”를 공약으로 내건 오바마 정부는 북에 대해 “지속적이고 직접적이며 적극적인 외교”를 펼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유 실장은 오바마 정부가 2012년까지 한반도 비핵화와 북미 수교, 평화협정을 체결한다는 로드맵을 검토하고 있고, 이에 대해 북도 적극적인 협상에 나설 것으로 예견했습니다.
반면 이명박 정부는 남북관계를 파탄낼 뿐 아니라 북미관계 진전에도 걸림돌을 놓는 한편, 한미관계의 침략적 성격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한편 심각한 경제위기로 인한 모든 부담과 책임을 민중들에게 전가하고 민주적인 권리를 짓밟는 이명박 정부에 맞선 대중투쟁이 격렬하게 일어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와 같은 복잡한 정세를 맞는 진보진영의 준비상태는 취약해서 우려되는 바가 크다면서 평통사가 정세와 대중의 본질적 요구인 한반도 평화협정운동과 반이명박 투쟁에 앞장서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한반도 평화협정 정세에 관해서는 강정구, ‘오바마 당선과 한반도 정세’, 회지 80호(2008년 11·12월호)를 참고하세요) 참가자들은 발제 내용 중 미국의 패권이 상실되어 갈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서 깊이 공감하였습니다. 유영재 실장은 미국 패권의 몰락이 한반도에 미치는 실천적 의미에 대해서 “미국은 점차 자력으로 해외미군을 유지하는 것이 불가능해질 것이고, 그 부담을 동맹국에 떠넘기려 할 것이다. 돈 뿐 아니라, 군사력과 외교적인 부담까지를 의미한다. 곧, 동맹수탈구조다. 방위비분담금 투쟁이나 미군쓰레기탄약(WRSA) 투쟁은 미국의 의도를 저지하는 투쟁이다. 우리가 평화협정 실현운동을 펼쳐 미군을 내보내는 것은 미국의 패권 상실과정을 가속화하는 매우 현실성 있는 투쟁이며, 우리가 어느만큼 실천을 벌이느냐에 따라 미국 패권의 상실 시기는 더욱 앞당겨질 것이다”고 강조하였습니다.
발제를 마친 후 전개된 토론시간에 장창원 경기남부평통사 대표는 “정세에 대해서는 공감하는데 지역에서는 움츠려든 기세가 잘 펴지지 않아 동력을 찾기가 어렵다.”고 토로하였고, 이천재 고문은 “평통사가 앞장서서 진보진영의 단결을 이루어내는데 앞장서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하였습니다. 김병균 광주전남 평통사 상임대표는 “평화협정 실현운동이 진보운동을 살리는 대안이라고 생각한다. 평통사는 작년에도 봤듯이 잘됐다. 광주전남 지역만 해도 그렇다. 전체 운동이 다 같이 살려면 평화협정 실현운동을 다 같이 펼치면 된다”고 하기도 하였습니다. 김원식 회원은 “무건리 투쟁을 어떻게 할 것인가? 주민들이 많이 불안해 하고 있다”고 질문을 하기도 했습니다. 박석률 운영위원은 ‘대북 적대시정책 폐기’가 향후 수년간의 투쟁기조가 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내 놓았고, 지역별로 사업제안을 해보자는 김판태 군산 평통사 사무국장의 제안에는 ‘서면’으로 제출해서 의견을 수렴하기로 하였습니다. 강정구 대표는 임원워크숍 전에 지역별로 사업 제안을 제출하면 훨씬 내용이 풍부해질 것 같다면서 아예 제도화하자는 의견도 내놓으셨습니다.
강정구 대표는 이 날 토론을 마무리하면서 “오늘 토론이 실천적 내용뿐 아니라 정신적 자양분을 주는 것 같다. 평통사가 민족과 사회를 위해서 헌신하고 있고, 그 속에서 나는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결의하고 고민하는 자리가 되었기를 바란다”고 하였습니다. 워크숍을 마친 후 기념사진을 찍고 모두 인근 식당으로 이동하여 저녁식사와 뒤풀이를 하였습니다. 눈이 내리고 추웠지만 모두 밝고 기쁜 얼굴로 내일을 향해 더 열심히 뛴다는 각오를 나누었습니다. 만나면 힘이 되는 사람들, 서로 의지가 되는 사람들,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입니다.
발제문과 토론과제를 미리 제시하는 등 사전준비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해 참가하신 임원들의 의지와 열의를 다 채우지 못한 아쉬움이 컸던 임원워크숍이었습니다. 앞으로는 더 많은 분들이 참가하실 수 있도록 하고, 지역에서 오신 임원들이 충분히 시간을 갖고, 차분히 지역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더 잘 준비해야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