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속탄 금지조약, 한국은 불참?

$현안$


작년 12월 3일, 전 세계 100여개국이 참여한 가운데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세계의 인권과 평화의 진전에 기여하는 중요한 조약의 서명이 있었다. ‘집속탄 금지 조약’이 그것인데 존재하는 무기 중 인간에게 가장 무차별적이고 잔인한 무기로 알려진 집속탄의 생산,비축은 물론 양도까지 금지하기로 한 이 조약은 1999년 체결된 ‘대인지뢰금지조약’과 더불어 세계인권사의 중요한 성과이자 수년간 세계 평화운동가들의 지난한 노력의 결실이기도 하다.


한 개의 모폭탄 안에 수십수백개의 자폭탄이 들어있다

집속탄(集束彈, Cluster bomb) :
대상을 가리지 않는 대량살상무기

집속탄이란 모(母)폭탄 안에 적게는 수십개에서 많게는 수백개까지의 자(子)폭탄이 포함되어 일정 고도의 상공에서 모폭탄이 터지면 안에 있던 자폭탄이 쏟아져 나와 축구장의 2~3배 정도의 광범위한 지역을 초토화시키는 또 다른 의미의 대량살상무기로 모자(母子)폭탄 또는 확산탄으로도 불리운다. 이러한 집속탄의 가장 큰 문제는 적게는 7~8%에서 최고 40%에 이르는 불발율이다. 광범위한 지역에 떨어져 터지지 않은 불발탄은 곧 대인지뢰화 되어 민간인의 생명을 노리는 무서운 무기로 돌변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집속불발탄 희생자의 90%이상이 민간인이라는 것이 이를 반증한다. 2차 대전 당시, 소련과 독일에 의해 개발되었다는 이 폭탄은 1960~70년대 인도차이나 반도에 미국이 대량으로 투하하면서 그 사용이 본격화되었다. 당시 라오스에 미국이 퍼부은 집속탄의 수는 2억6천만발에 달하며 이 중 약 8천만발의 불발탄이 전 국토에 산재해 하루 평균 300여명의 민간인이 죽거나 다치고 있다. 전쟁은 끝났지만 아직도 전쟁으로 인한 죽음은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집속탄 - 모폭탄 안에 수백개의 자폭탄이 장착된 모습


△모폭탄에 들어있는 자폭탄! 중략은 평균 1~1.5kg정도

험난한 조약 체결의 과정,
철저한 방해자로서의 존재 미국

한 때, 무산될 뻔 하기도 했던 3년여에 걸친 조약 체결의 과정에서 눈여겨 볼 부분은 세계적으로 집속탄의 최대 생산·보유국(7억5천만발 이상 보유 추정)이자 최다 사용자인 미국의 역할이다. 한마디로 말해 조약 체결 과정에서 미국의 역할은 철저한 방해자 그것이었다. 해외 주둔 자국군의 안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는 논리를 펴며 조약 체결을 저지하고자 총력을 기울였던 미국은 기어이 조약의 내용에 동맹국의 사용을 허용하게 하는 한계를 초래하였다. 부연하면, 예를 들어 조약 가입국인 영국이 집속탄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조약 미가입국인 미국이 집속탄을 사용할 경우 양국은 군사동맹관계이므로 공동의 군사작전시 영국도 집속탄을 사용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미국은 이럴 경우에도 자국의 집속탄 사용을 방해받지 않기 위해 집속탄 금지조약에 동맹관계는 이 조약을 적용하지 않는 제한 조항을 두도록 강제한 것이다.

집속탄 문제에 있어서도 한국은 미국의 동맹국

그렇다면 한국은 어떤가? 한국은 집속탄금지조약에 가입하였을까? 답은 한국은 집속탄 문제에 있어서도 둘도 없는 미국의 동맹국이라는 것이다. 한술 더 떠 한국은 미국이 생산하는 모든 종류의 집속탄을 수입하는 최대 수입국이기도 하다. 조약가입과 관련한 한국정부의 공식입장은 “특수한 군사적 상황 때문에 조약에 가입하지 않기로 했다”는 것이다. 그 특수한 상황에는 미국과의 군사적 관계가 무관하여 보이지 않는다. 작년 한미간에 체결된 WASA-K인수협정(한국내 있어서 미국의 전시예비비축탄약과 관련한 한미간의 합의각서)을 보면 9만톤에 이르는 지뢰와 집속탄의 한국내 계속 보유를 합의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세계 미국이 보유하고 있는 탄약의 20%가 한국에 저장되고 있는 현실에 비추어 그에 비례하는 천문학적 양의 집속탄이 이 땅에 저장되고 유사시 사용된다는 생각을 하면 등골이 오싹할 지경이다. 한미동맹에 목을 매고 미국 눈치보기가 체질화 된 정부와 국방부이지만 그들이 알아야 할 것이 있다. 영국은 미국의 전통적 동맹국이지만 집속탄 금지협약에 가입과 더불어 보유 집속탄의 즉각적 폐기를 위해 3,000만 파운드의 예산을 책정했다. 독일도 나토에서 미국의 가장 주요한 동맹국이지만 집속탄 금지협약의 가입을 결정했으며, 아시아의 전략동맹국인 일본 역시 조약 가입과 보유 집속탄의 폐기를 위해 2조엔의 예산을 배정한 상태이다. 국제사회의 질타를 받는 비인도적 영역에 있어서의 동맹은 설사 그 대상이 세계 최강대국인 미국이라 하더라도 거부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정부도 더 이상 미국 눈치보기에 급급할 것이 아니라 지금이라도 집속탄 금지협약에 가입하여 비인도적 국가라는 오명을 벗어야 하지 않겠는가?


△집속탄에 의해 희생된 어린이

한국정부가 나서지 않는다면 국민이 나서야 할 것이다. 지금 온라인에서는 집속탄에 반대하는 국제적인 서명운동이 진행되고 있다. 만약 여러분이 지금 접속한다면 다음과 같은 문구를 접하게 될 것이다.

YOUR SIGNITURE CAN SAVE LIVES AND PROTECT PEACE!!
(당신의 서명이 수많은 생명을 구하고, 평화를 지켜낼 수 있습니다!!) 잠시 시간을 내어 서명에 참여해 보는것은 어떨까요? (www.stopclustermunitions.org/ peoplestreaty)  

태그

인권 , 나토 , 조약 , 한미동맹 , 2차대전 , 대량살상무기 , WRSA , 동맹 , 집속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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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irforce

    국경에서 위협이 있는 전세계 국가중 확산탄 금지에 찬성하는 국가는 한나라도 없습니다. 북한의 위협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반대하는 것은 이상일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