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보천리(牛步千里)로 평화와 통일의 길을 엽시다!

$특집_평화협정 실현운동 선포식_여는말$

 

 

오늘 이 자리에 함께 하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준비하느라 애쓰신 실무진들께도 특별히 감사드립니다.

한반도 평화협정 실현운동을 이끌어 온 평통사가 벌써 15년 되었습니다. 그 동안 여러 활동가들이 끌려가고 구속되고, 힘든 때가 참 많았습니다. 그러나 수많은 조직과 단체들이 생기고 사라지고 하는 동안, 우리 평통사는 해마다 지역에 새로운 조직이 생겨났고 활력과 꿋꿋함을 잃지 않았습니다.
수많은 사람들과 조직이 더러 어긋난 길을 가고 혼란에 빠지기도 했지만 우리 평통사 사람들은 늘 처음처럼 한결같고 올곧게 평화와 통일이라는 원칙과 대로를 벗어난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걸어왔고, 또 지금도 걸어가고 있는 이 길은 더욱 단단해지고 더욱 넓어지고 있습니다. 국민들은 평화와 통일, 그리고 주한미군 철수 문제(주한미군 내보내는 평화협정실현)를 더욱 가깝고 친근한 주제로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명박 정권 2년차를 맞은 지금, 저 자신은 20여 전으로 돌아간 듯, 비장한 심경에 젖습니다. 1989년입니다.
북에서 개최된 세계청년학생축전에 참가한 남쪽 임수경 학생을 데리러 평양으로 들어갔고, 함께 판문점을 통과해서 내려와야 했던 그 혹독한 시절 말입니다. 군사정권 아래서 남북대결과 갈등이 극에 달해있던 시기입니다. 판문점을 넘어섰을 때 우리를 향해서는 남측 미군들의 총구가 겨눠졌고, 거기서 죽지는 않았지만 기나긴 감옥생활을 해야 했습니다.

이제 20년이 지난 오늘 날, 이 시기의 평화통일운동도 그 같은 상황을 다시금 각오해야겠구나 싶습니다. 용산 철거민들이 생존권을 말하다가 서울 한복판에서 불에 타 죽었습니다.이 정권은 자신들의 견해와 다른 존재들은 제거하고 뿌리 뽑아야 할 청소대상으로 바라봅니다.
히틀러의 나치가 우수인종만 남기겠다는 명분으로 유태인들을 다 죽여 없애고자 했던 것처럼 말입니다. 이제 평화와 통일을 말하는 사람들도 더욱 극심한 시련과 탄압에 직면할 것입니다. 지금 남북은 긴장과 대립이 극도로 고조되고 있습니다. 숭례문 화재참사로 시작한 정권이 용산참사에, 화왕산 참사에, 극심한 가뭄사태에 이르기까지, 화기와 화마가 끊이지 않습니다. 남북한 긴장과 대립이 극도로 고조되면서, 전쟁 얘기마저 거론되는 걸 보면 이 정권 아래서 화마의 절정은 어쩌면 전쟁일지도 모른다는, 그것조차 불사할 수도 있는 최악의 정권이라는 현실에 암담함과 긴장감에 사로잡히게 됩니다.

하지만, 언제는 어렵지 않았습니까?
언제는 마른자리, 편안하고 환영 받는 곳에서 우리가 일한 적 있습니까?
우리는 평화와 통일에 대한 갈증으로 목이 타들어가고, 화가 끓는 곳에 달디 단 샘물이 되고, 시원한 소나기가 되어 가기로 자청한 사람들입니다.
평화와 통일의 물줄기로, 장강대하로 한반도를 뒤덮는 그날을 꿈꾸는 사람들입니다.
반평화와 반통일 세력이 극성을 부릴수록, 평화는 더욱 그립고 절실하며, 통일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의 존재이유는 더욱 분명하고 커지게 마련입니다.

우보천리(牛步千里).
느리고 느린 걸음의 소가 천리를 간다는 말입니다.
저는 아직 보지 못했지만 ‘워낭소리’라는 독립영화가 사람들에게 큰 감동을 주고 있다 합니다. 40년 세월을 함께 한 소와 할아버지를 담은 다큐멘터리라 합니다.
감동은 긴 세월과, 존재에 대한 헌신이 만들어낸 것 같고, 소의 해에 우리들에게 또 다른 가르침이 되고 있는 듯합니다.
평통사 식구들과 추진위원, 길잡이님들의 삶과 헌신이 바로 이 우보천리의 길이고,
충직함과 끈기 있는 헌신으로 빚어가는 아름다운 드라마입니다.

 저 또한 올해도 그 마음으로 오체투지 기도의 길을 갈 것입니다.
생명과 평화의 길, 통일의 염원을 담고 갈 것입니다.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평화협정 실현 추진위원, 길잡이들과 함께 큰 자부심의 길을 갈 것입니다.
그 길을 함께 가는 여러분이 정말 자랑스럽고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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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 , 평화협정 , 남북관계 , 한반도 , 문규현 , 이명박 정권 , 임수경 , 오체투지 , 우보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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