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쪽같은 두 딸에게 주한미군이 남아있는 분단된 조국을 물려주고 싶지 않습니다."

-금속노조 기아차지부 소하지회 조합원들의 평화협정 운동이야기-


 “따르르릉 ~ ”

지난 3월 말 서울평통사 사무실로 전화가 왔습니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기아자동차 지부 소하지회 교육위원이랍니다. 조합원 현장교육으로 ‘용산 둘러보기’를 하고 싶답니다. 바로 다음날 홍영의 교육팀장을 비롯하여 3명의 교육위원이 사무실로 직접 찾아왔네요. 얘기를 나누고 함께 용산 미군기지를 둘러보았습니다.

며칠 후 꽃샘추위가 불어 닥친 날 4명의 교육위원과 함께 다시 한 번 ‘용산 둘러보기’ 리허설을 하였습니다.

리허설을 마치고 고광욱 교육위원이 물었습니다. “주한미군 문제가 심각하군요. 우리가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그래서 대답했습니다. “주한미군 내보내는 평화협정 실현운동을 둘러보기에 참가하는 조합원들에게 제안하겠습니다.”

“좋습니다.”

 1년에 한 번 있는 현장교육, 조합원들에게 보람있는 시간이 되도록 해야 할 텐데... 토론하고, 원고 쓰고, 시각자료 만들고, 리허설 하고...  

이렇게 해서 지난 4월 7일부터 기아차  지부 소하지회 조합원 5,000명이 참가하는 ‘용산 둘러보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청나라 군대를 시작으로 현재 미군까지 127년 동안이나 외국군대가 서울 한복판을 차지하고 있는 굴욕의 역사, 우리국민의 호주머니를 털어 미군에게 바치는 방위비분담금, 미군기지 주유소에서 흘러나온 기름으로 오염된 녹사평역 일대 지하수, 하루 2~3건씩 일어나는 주한미군범죄, 이런 주한미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 ‘주한미군 내보내는 평화협정 실현운동’에 함께 합시다.”

오후 2시~4시까지 진행되는 ‘용산 둘러보기’는 1회에 약 60~70명이 참석하며 여름까지 70회 정도 진행될 예정입니다.

4월 16일까지 총 360여 명의 조합원이 ‘용산 둘러보기’에 참가했습니다. 지금까지 5차례 진행된 ‘용산 둘러보기’에서 조합원 13명이 평화협정 추진위원, 168명이 길잡이가 되었습니다.

여기 추진위원 한 분을 소개하겠습니다. 조합원들이 불편하지는 않은지, 살뜰히 조합원을 챙기고 인솔하는 고광욱 교육위원은 이렇게 소감을 밝혔습니다.

“첫날 추진위원 서명을 하려고 했는데 이것저것 챙기느라 경황이 없어서 못하고, 둘째 날 하게 되었다. 내가 먼저 실천해야 조합원들에게도 함께 하자고 할 수 있다. 나한테도 정말 뜻 깊은 시간이 되고 있다. 주한미군으로 인한 환경오염 문제가 이렇게 심각한 줄 몰랐다. 사업장에 돌아가서도 조합원들에게 얘기를 많이 한다. 물론 준비하랴, 첫 주는 날씨도 더워 어려운 점도 있었지만, 조합원들에게 좋은시간이 되니 보람있다. 정말 빠른 시일 안에 주한미군 내보내는 평화협정이 실현되고 통일이 되면 좋겠다는 간절한 마음이 든다. 내 나이 마흔 일곱인데 초등학교 3학년, 5학년 두 딸을 두고 있다. 첫 아이를 실패하고 얻은 두 딸이라 정말 애지중지 키우고 있다. 그런데 이런 금쪽같은 두 딸에게 주한미군이 주둔하는 분단된 조국을 물려주고 싶지 않다. 그래서 더욱 간절한 생각이 든다.”

길잡이 한분을 소개하겠습니다.

멋진 등산복 차림에 주황색 스카프를 목에 메고 “교육은 모든 발전의 초석이다. 조합에서 교육에 좀 더 예산을 써야지, 물통에서 떠먹게 하지 말고 생수 한 병씩은 나눠 줘야지...” 라며 고광욱 교육위원을 혼내고 있었습니다. 2011년에 정년퇴직 한다는 만 58세의 방수찬 조합원이었습니다.

“31년 근무하면서 매향리도 다녀왔다. 미군들이 폭격 연습을 한 포탄들이 널려있었다. 아직도 전쟁 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가 과연 제대로 된 나라인가? 고민이 든다. ‘용산 둘러보기’를 하면서 주한미군이 우리나라에 주둔하는 것은 결국 동북아에서 자신의 패권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소감을 밝혔습니다.

물론 조합원중에는 “전쟁이 일어나지 않으려면 주한미군이 있어야하니 불편함 정도는 우리가 감수해야 되지 않는가?”, “주한미군 내보내는 평화협정이 과연 실현가능한가?” 등 질문을 하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공통적인 것은 주한미군으로 인해 일어나는 범죄, 환경오염 등 심각한 피해에 대해 모두 안타까워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번 ‘용산 둘러보기’가 기아차 지부 소하지회 5,000 조합원들이 불평등한 한미관계 현실을 되돌아보고 어떻게 문제를 풀어나갈 것인가 함께 고민하고 토론하는 소중한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기아차 지부 소하지회 ‘평화협정 추진위원 길잡이’ 여러분! 여러분이 ‘주한미군 내보내는 평화협정운동’의 소중한 씨앗입니다.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