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세욱 열사 2주기 추모사

$기획$


출근길의 서부간선도로에는 개나리가 만발해 있습니다. 봄의 희망찬 이미지를 대변하듯 서로 어우러져 만개해 있는 모습을 차창으로 스쳐 보내며 가끔씩 허세욱 열사를 떠올립니다. 열사라기엔 너무도 다정다감했던 어린 시절의 이웃집 아저씨를 그려보듯이... 

‘미선이 효순이의 한을 풀자’, ‘평택 미군기지 확장 반대한다’, ‘망국적 한미FTA를 즉각 중단하라’던 허세욱 열사의 외침이 아직도 귓가에 울리는데, 실천하는 민중의 자화상으로 승화해 가신지 벌써 2주기를 맞이합니다. 2007년 4월 1일. 기나긴 겨울이 끝나고 봄이 찾아오건만 민중들의 삶은 오히려 더욱더 벼랑 끝으로 몰리고, 민중들의 필사적인 외침이 장막에 부딪혀 허한 메아리로 돌아옴을 너무도 가슴 아파하며 작은 한몸을 역사의 제단위에 던지신 그날의 그 비보를 떠올리면 아직도 가슴이 미어옵니다. 

지난해에도 올해에도 한독운수 총회에 다녀왔습니다. 그 자리에 분명 허세욱 열사가 함께 했을거라 믿습니다. 활기찬 조합원들의 모습에서 택시노동자의 밝은 미래를 봅니다. 나아가서 이 땅의 모든 단결된 노동자들의 희망찬 모습이 그려집니다. 저 위에서 흐뭇하게 바라보고 계셨겠지요. 민주노총 투쟁 조끼를 입고, 단결투쟁의 머리띠를 질끈 동여맨 채로 말입니다.  

지난 3월초에 열사의 평전 초고가 나왔습니다. 며칠에 걸쳐 읽고 나니, 생전의 열사의 삶이 그 얼마나 치열했는지를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소시민적인 삶에서 투쟁하는 민중의 중심에 다다르는 그 과정을 보며 제 삶의 궤적을 뒤돌아봅니다. 과연 저는 얼마나 열사의 삶에 비추어 치열하게 살고 있는가? 라는 물음을 던져 봅니다.  

지난주에는 무건리 촛불행사에 참여를 했습니다. 무건리는 열사께서 생전에 그리도 말씀하시던 미선이 효순이의 그 안타까운 죽음을 부른 사고 현장에서 불과 얼마 떨어져 있지 않은 아름다운 마을입니다. 전쟁연습을 하는 훈련장을 확장하겠다고 하는 미군과 국방부에 맞서서 힘차게 싸우고 계시는 주민들의 삶의 터전입니다. 절대로 제2의 평택 대추리, 도두리가 되어서는 안되는 소중한 우리의 땅입니다. 촛불행사는 예전 대추리에서 진행했던 것과 비슷한 방식으로 진행을 합니다. 인사말을 하고, 중요한 사안을 공유하고, 스스로를 격려하며, 유쾌한 노래(장기)로 이어갑니다. 저는 그 자리에서 ‘미군기지 확장 반대’라고 쓰여진 작은 깃발을 들고 황새울을 내달리시던 열사의 모습을 이야기하였습니다. 열사의 뜻을 받드는 많은 사람들이 똘똘 뭉쳐서 끈질기게 투쟁하면 결국 승리하게 될 것입니다. 오늘도 추모제가 끝나면 미군의 요구대로 현재 기지를 더 확장해 기동훈련장으로 사용하려는 부당한 요구에 맞서는 무건리훈련장 확장반대 투쟁에 가려고 합니다.   

평택 대추리 촛불행사에 참여하고 돌아오는 길에 예전에 열사께서 저에게 던진 한마디가 생각났습니다. 운전하던 저에게 ‘회장님, 운전을 참 잘하시네요.’ 하시던 말씀을... 저는 그 때 시간이 많이 늦었기 때문에 조금 무리스럽게 운전을 했던 것인데, 열사께서는 조금 위험스럽게 느끼셨던 모양입니다. 조심해서 운전하라시면 될 것을 굳이 둘러서 이야기를 하시던 그 모습이 지금도 바쁘게 운전을 할 일이 있으면 불현듯 생각이 납니다. 더욱이 십수년을 운전을 업으로 삼으셨던 열사의 말씀이니 제가 어찌 그 말씀을 잊겠습니까.  

허세욱 열사의 희생을 남겨진 우리들의 가슴에 묻고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사회, 참다운 민주주의 실현, 노동의 숭고한 가치가 충만한 노동해방, 인간해방, 주한미군 몰아내는 평화협정 실현하여 자주적인 국가, 통일된 나라를 이루는데 작은 힘이나마 열사의 뜻을 따라 매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