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기지 이전비용에 미군주택 임차료까지 떠넘기는 뻔뻔한 미국

$현안$


한국 정부에 보증을 서라는 미국

미군의 뻔뻔한 요구가 점입가경이다. 지난 4월 열린 평택미군기지 이전비용에 관한 한미 군 고위급 회담에서 월터 샤프 주한미군사령관은 미군가족임대주택사업(HHOP)에 대해 한국정부의 보증을 요구했다.

미군가족임대주택사업이란 평택미군기지 내 주한미군과 그 가족의 주택을 민간투자금으로 짓고 미군이 임차료를 부담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의 시공업체인 삼성물산컨소시엄1)은 2,427채의 미군가족 임대주택 건설을 위한 총 투자비 1조7천억원의 회수를 위해 최소한 45년간 아파트 운영 및 관리권의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은 15년만 임대기간을 보증하겠다면서 나머지 기간인 30년에 대해 한국 정부의 보증을 요구한 것이다. 투자자의 수익을 보장해줘야 이 사업이 진행될테니, 그 보증을 한국정부에 떠넘기는 것이다. 한국 정부가 보증을 할 경우 나머지 임대기간 30년에 대한 임차료를 우리 국민 혈세로 부담하게 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1) 삼성물산컨소시엄은 삼성물산, 미국 군용주택 전문 개발업체인 피너클사와 헌트사, 재무적 투자자로 메릴린치, 뱅크오브아메리카, 스미토미쓰이은행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미국의 임대주택 보증요구는 불법·부당

그런데 한-미가 맺은 용산미군기지 이전협정(4조 1항)에는 한국이 대체주택 331채를 제공하고, 미국은 나머지 모든 주택을 미국이 부담하여 임차하도록 되어 있다. 또 한미연합토지관리계획협정(1조 2항)에는 미2사단 이전비용을 미국이 부담하도록 명시되어 있다. 두 협정대로라면 용산기지 내의 대체주택 말고는 모든 주택을 미국 부담으로 임차해야 한다. 따라서 한국 정부가 30년치의 미군 주택 임차료를 부담하게 된다면 한-미가 맺은 협정을 위반하는 불법이다.

 더구나 미군기지이전사업과 미군가족임대주택사업은 미국의 군사전략 변화에 따른 것이다. 용산과 미2사단을 평택기지로 이전하는 것은 주한미군의 역할이 대북방어가 아니라 한국에 안정적으로 주둔하면서 전 세계 분쟁에 신속히 투입될 수 있도록 한 전략적 유연성에 따른 것이다. 미 국방성은 주한미군 근무기간을 현행 1년에서 가족동반 2~3년 근무로 전환하였다. 이 시행으로 잦은 순환배치에 따른 경비를 줄여보고자 함이다. 향후 가족동반 주한미군은 2,135명에서 올해 말과 내년 초 사이에 4,350명으로 급격히 증가될 것이며, 최종적으로는 14,000명으로 확대되어 갈 것이라고 한다. 따라서 미군 가족들을 위한 주택과 학교, 의료시설 등의 인프라 구축 수요가 급격히 늘어날 전망이다. 이처럼 미군기지 이전과 미군가족 임대주택 건설은 미국의 요구에 따른 것이다. 따라서  한국이 비용을 부담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

뿐만 아니라 미군이 부담하기로 한 미2사단 이전비용을 방위비분담금에서 불법적으로 전용한 것도 모자라 미군가족주택 임차료 보증까지 한국정부에 떠넘기는 것은 상식에도 벗어나는 파렴치한 짓이다.


△평택 미군기지 않에 지어질 미군가족 임대주택 조감도

국방부의 궤변 - 임대기간만 보증한다?

한국 국방부는 미국의 보증요구에 대해 “보장하는 방법을 어떻게 할 것인가 협의 중”이라고 했다가 이에 대한 비난이 일자 임대기간 보증은 검토하고 있지만 “임차료를 대신 부담하거나 임차료에 대한 지급을 보증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변명을 하고 있다. 그러나 임대기간 보증의 핵심내용은 미국이 임차료를 언제까지 낼 것인가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국방부가 임대기간만을 보증한다는 것은 도대체 무엇을 보증한다는 것인가? 임대기간만 보증하고 임차료는 보증하지 않는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소리다. 한국 정부가 임대기간을 보증하는 순간 어떤 형태로든 임차료에 대한 책임을 떠 안을 수 밖에 없게 된다. 국회 의견도 무시하고 방위비분담금을 미2사단 이전비용으로 불법 전용한 사례를 보더라도 국방부의 이런 주장은 국민을 속이기 위한 궤변에 불과하다.

국민 혈세로 미군 철수 뒷감당을 하라고

한편, 이상희 국방장관은 국회에서 미국의 임대기간 보증 요구가 “주한미군 철수 시 보장책”이라고 답변했다. 이는 미지상군 철수를 염두 해 둔 것으로 조만간 미군이 떠날 경우에 임대주택에 대해 책임지지 않고 조용히 빠져나갈 수 있도록 그 뒷감당을 한국이 하라는 것이다. 미국은 예산 부족 등으로 해외미군(특히 지상군) 규모를 계속 줄여나가고 있다. 주한미군 관련해서도 지상군은 대부분 철수시키고, 해공군 위주로 운영하겠다는 의도를 지속적으로 드러냈다. 미국 스스로 책임도 지지 못하면서 엄청난 비용을 수반하는 미군가족 임대주택사업을 포함한 평택미군기지 확장사업을 강행하는 것은 참으로 무모하고 무책임한 일이다.

2002년 용산 미군기지내 가족숙소 건설 때에도 평택으로의 이전이 거의 확정된 상황에서 미군은 “단 하루를 살더라도 편안하게 살 권리가 있다”며 초 호화판 미군가족 숙소를 방위비분담금 276억원을 들여 건설한 적이 있다. 이 얼마나 뻔뻔하고 무책임한 행동인가?

평택미군기지 확장을 중단해야

한편, 한반도 정세변화를 고려해 보면 지금은 북미관계가 경색되어 있지만 머지않은 장래에 한반도 비핵화, 북미수교, 평화협정이 구체화되면 미지상군 철수는 미국이 보증하겠다는 15년보다 더 빨라 질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되면 주한미군 가족주택을 포함한 평택미군기지 자체가 과잉시설, 불필요한 시설이 된다.

지금 우리나라는 심각한 경제위기로 인해 노동자들은 일자리를 잃고 대학생들은 등록금때문에 자살을 하고 서민경제는 끝없는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 더구나 우리국민의 1/4이상이 법적 최저주거기준에도 못 미치는 주거공간에 거주하고 있고 서민을 위한 임대주택도 턱 없이 부족한 현실이다. 이런 때 최고급시설의 미군가족주택 임차료를 우리국민 혈세로 부담하라는 미국의 강도적 요구를 우리는 결코 용납할 수 없다. 또한, 미국의 요구라면 발벗고 나서서 들어주려는 국방부와 이명박 정부는 굴욕적이고 불법적인 미군 퍼주기를 중단하고 나라 경제와 서민 살리기에 즉각 나서야 한다.

 마지막으로 미국은 스스로도 감당 못할 초호화 미군 가족주택에 대한 한국정부 보증을 강요하지 말고, 조만간 철수할 주한 미지상군을 위한 평택 미군기지 확장사업 자체를 중단해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