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적 반미투쟁의 산실, 반미연대집회 10년의 기록

[특집 _ 반미연대집회 10년]

 노근리 양민학살 진상규명과 피해배상, 조중필 피살사건 진상규명, 불평등한 한미SOFA 전면개정 등을 요구하면서 처음 시작한 미대사관 반미연대집회가 만 10년을 맞았다. 반미연대집회는 이 땅의 모든 반미 사안이 다뤄지고 확산되는 반미투쟁의 산실이었다.

 반미연대집회는 매향리 미군폭격장 폐쇄 투쟁 승리와 한미 SOFA 부분 개정, MD저지에 기여하고, 조중필 피살사건과 여중생압사사건을 널리 알려내며, 평택 미군기지 확장 저지 투쟁에 힘을 보태는 등 많은 성과를 내었다. 무엇보다도 가장 큰 성과는 국민들의 반미자주의식 성장에 기여한 것이라 하겠다.
반미연대집회는 정권의 물리적·법적 탄압으로 폭행과 연행, 구금, 밤샘농성 등 모진 시련을 겪었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10년의 역사를 이어왔다.

 이제 반미연대집회 참가자들은 지난 10년의 성과를 기념하고 계승하여 새로운 10년의 역사를 써 나가야 할 것이다. 새로운 10년 안에 평화협정 체결, 주한미군 철수, 한미동맹 폐기, 한반도 비핵화, 조국 통일을 모두 이루기 위한 운동을 힘차게 전개해 나가야 한다.

 그동안 반미연대집회에서 주요하게 다뤄졌던 사안을 정리해 보았다.

불평등한 한미소파(SOFA) 전면개정운동

한미SOFA 1차 개정(1991년) 직후 윤금이 씨 피살사건(1992년)이 일어나 개정 요구가 다시 제기되었다. 그러나 미국의 회피로 개정협상은 지체되었다. 2000년 이태원 한국인 여종업원 피살사건 등을 계기로 다시 국민적인 SOFA 개정 요구가 분출하였다. 당시 반미연대집회는 147개 단체가 참여한 ‘SOFA개정 국민행동’이 주최했는데 이 집회를 계기로 ‘범국민 행동의 날’을 여는 등으로 한미SOFA 개정에 앞장섰다. 김판태 SOFA개정국민행동 사무처장(군산평통사 사무국장)은 SOFA 개정안에 대한 심의가 이뤄지는 국회 상임위 회의실에서 할복을 하기도 했다. 결국, 2001년 12개 중대범죄에 대해 기소와 동시에 미군 범죄자의 신병을 인도받도록 한 것을 비롯하여 노무, 공동검역, 공여지 합동 실사, 민사소송 절차 등 일부 전향적인 개정이 이뤄졌다. 그러나 기소 후 심문 금지, 공여지 침해 방지 등 일부 개악 규정마저 신설되는 등 그 불평등성은 근본적으로 해소되지 않은 채 지금에 이르고 있다.

매향리 미군폭격장 폐쇄투쟁

 경기도 화성시 우정읍 매향리 미군 폭격장은 아시아 유일의 국제 폭격장으로, 전쟁 중인 1952년에 주한미군이 주민들의 땅과 어장을 빼앗아 만들었다. 그 후 반세기동안 주민들은 끊임없이 소음피해의 고통을 받아왔고 심지어 오폭으로 목숨을 잃기도 했다. 그동안 주민들의 격렬한 투쟁이 있었지만 고립된 투쟁으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2000년 5월 8일, A-10기 폭탄 투하 사건을 계기로 시민사회단체가 대책위를 결성하여 사격이 진행되는 농섬에 최종수 신부가 목숨을 걸고 들어가는 등 주민들과 함께 강력한 투쟁을 전개하였다. 반미연대집회에서도 전만규 위원장 등 주민들이 참여하여 폭격장 폐쇄를 요구하고 청와대 외교안보수석도 면담했다. 투쟁 과정에서 전만규 주민대책위원장, 김종일 매향리범대위 공동집행위원장(평통사 사무처장) 등이 구속되기도 했다. 그 결과 2000년 8월 육상사격장이 폐쇄됐고, 2005년 8월 해상사격장까지 완전 폐쇄되는 쾌거를 이뤘다. 하지만,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다. 불발탄과 녹슨 폭탄들이 아직까지 농섬 곳곳을 오염시키고 있는 것. 주한미군은 한국 정부에 책임을 떠넘기고, 국방부는 예산 부족 등을 핑계로 농섬을 방치하고 있다.

F-15K 도입 반대투쟁

 2000년대 들어 국방부가 ‘차세대전투기도입사업’을 본격 추진했다. 국방부 고위관계자들이 미국의 압력에 따라 가격이 비싼 반면 성능도 떨어지고 기술이전도 인색한 보잉사의 F-15K를 선정하도록 당시 시험평가단장인 조주형 공군대령(평통사 지도위원) 등에게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다. 이에 평통사는 국방부 앞 농성과 국방부 진입투쟁, ‘신문고 두드리기’ 등의 완강한 반대투쟁으로 국민적 비난 여론을 불러 일으켜 정부를 궁지에 몰아넣었다. 이 과정에서 국방부 진입투쟁을 주도한 이형수 국장이 구속되기도 했다. 반미연대집회에서도 F-15K 도입의 부당성과 양심선언으로 구속된 조 대령의 재판 소식 등을 다뤄 반대 여론을 높이는데 기여했다.

미사일방어(MD)체제 도입 반대투쟁

 2000년 부시 정부 들어서서 한국에 대한 미국의 MD 참여 요구가 노골화되었다. 한국의 시민사회단체들은 MD저지공대위를 구성하여 미국의 MD 참여 강요에 반대하는 투쟁을 전개하였다. 최병수 화백이 반미연대집회 장소인 광화문 열린시민공원에 세워져 있는 기둥을 이용하여 MD 반대 상징물을 설치하는 등 집회를 통하여 MD의 위험성을 알려냈다.

여중생압살사건 진상규명투쟁

 2002년 6월 13일, 두 여중생 신효순, 심미선이 미군 궤도차량에 처참하게 깔려 죽었다. 온 나라가 2002년 월드컵 열기에 빠져있었지만 반미연대집회는 이 사건 직후부터 적극적이고 끈질기게 다뤄 가장 대중적인 반미투쟁이 되도록 하는데 기여했다. ‘반미면 어떠냐’는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될 수 있었던 것도 이 같은 범국민적 반미투쟁의 열기에 힘입은 바 크다.
두 여중생의 부모님은 여러 차례 반미연대집회에 참여하여 발언했으며, 집회 후 사회단체 대표들과 함께 주한미국대사를 면담하여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후 해마다 두 여중생이 죽은 6월 반미연대집회 때는 추모의식을 거행하고 있다.

평택미군기지 확장저지투쟁

 평택미군기지확장은 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확보를 위한 물리적 토대를 마련하려는 것이다. 즉, 대북 선제공격과 중국 포위, 전 세계 전력 투사의 유리한 조건을 만들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주민은 자기 땅에서 쫓겨나고 우리 국민은 기지이전비용을 대부분 부담할 뿐만 아니라 한반도 평화는 더욱 심각한 위험에 빠지게 된다.
이에 평택미군기지 확장저지투쟁 초기에는 주민들이 미대사관 앞 열린시민마당에서 열리는 집회에 참석했고, 후기에는 집회 장소를 여러 차례 평택 대추리 현지로 옮겨 주민들과 연대하는 등 투쟁이 전개되는 내내 이 문제를 중심 주제로 다뤄 투쟁에 힘을 보탰다.

무건리한미공용훈련장 확장저지투쟁

 한미 군당국이 무기체계 발달로 인한 사정거리 확대 등을 이유로 무건리 한미공용훈련장 확장을 강행하고 있다. 훈련장이 확장되면 평택과 마찬가지로 주민들이 쫓겨나 생존권을 잃고 휴전선에 인접한 접경지역의 특성상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이 더욱 높아지게 된다. 주민들이 거의 매번 집회에 참가하고 있고, 여러 차례 발언을 통해 훈련장 확장의 문제점을 알리고 있다. 참가자들은 이들의 투쟁에 대한 지지와 성원을 보내고 있으며 연대투쟁에 함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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