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도 평화협정 실현운동을 돌아보며 - 대중을 굳게 믿고 평화협정 실현, 승리의 한 길로 가자

[평화협정 실현운동]

 우리는 올해 평화협정 정세가 발전하리라는 기대를 갖고 평화협정 실현운동을 힘차게 결의했습니다. 2008년도 평화협정 실현운동의 성과에 토대하여 2009년도에 추진위원 1만 명을 달성해보자고 다짐했습니다.

 그러나 부시 정부보다 전향적으로 대북관계에 나서리라 기대했던 오바마 정부는 대북적대정책을 폐기해야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전략적 결정을 내리지 못한 채 시간만 허비했습니다. 그리하여 북한은 2차 핵실험을 강행하고 핵무장에 나섰습니다. 유엔안보리를 동원하여 대북제재와 압박에 나서고 선 비핵화를 강변하는 오바마 정부의 태도는 전임 부시 정부시절보다 오히려 후퇴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자아냈습니다.
게다가 남북관계를 파탄내면서 대결로 치달은 이명박 정부는 북미관계 개선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한미 양국 정부는 이른바 한미 전략동맹을 내세우며 대북압박을 가속화했습니다.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도 평통사는 미국이 북한과 대화에 나서는 것은 필연이며 결국 북한과 협상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라는 승리적 낙관을 잃지 않았습니다. 드디어 지난 8월, 빌 클린턴 전 미 대통령의 방북으로 2008년 12월 6자회담 결렬 이후 교착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대립각을 세우던 북미관계가 대화로 전환되었습니다.
이제 북한과 미국은 북한 핵 폐기와 한미동맹 폐기, 핵우산 제거를 핵심으로 한 미국의 대북적대정책 폐기를 맞바꾸기 위한 본격적인 장정에 돌입할 것입니다. 2.13 합의와 10.3 합의가 북한의 핵 폐기를 위한 경제적, 정치적 보상에 관한 것이었다면 앞으로 전개될 북한과 미국의 협상은 군사적 내용을 중심으로 이루어질 것입니다. 이는 지금까지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어렵고 험난한 과정이 전개될 것임을 의미합니다.
우리도 지금까지의 실천과 경험에 토대하여 평화협정 실현운동을 본격적으로 전개해야 할 것입니다.

 2009년에 우리는 기층 노동자와 농민, 학생들 속에서 평화협정 실현운동을 전개하자고 결의했습니다.
기아자동차 노동자들 속에 들어갔고, 보건의료 노동자들 속에 들어갔습니다. 노동자대회와 주요 회의장에서 평화협정 실현운동에 동참할 것을 호소했습니다. 군 농민회는 물론 면 단위 농민회 회원들을 만났습니다. 영농발대식과 농민대회 등 투쟁의 현장에 함께 하며 서명을 받았습니다. 민주노총 노동자들과 전농 농민들이 평화협정 실현운동에 호응해나서는 모습을 보며 우리는 이 운동의 승리를 더욱 확신했고 어려움을 이겨내는 동력을 얻었습니다.

 전국 각지에서 평화협정 실현운동이 전개된 결과 올해 우리는 추진위원 2,860명, 길잡이 10,079명을 조직했습니다. 2008년도 통계와 합하면 11월 23일 현재 추진위원은 총 6,513명, 길잡이는 22,103명이 됩니다.
2009년도 평화협정 실현운동은 12월 9일까지 전개하기로 하였으므로 이 통계는 조금 더 상향될 것입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계획하고 결의한 1만 추진위원 조직에는 아쉽게도 미치지 못하는 결과입니다.

 전국 각지에서 평화협정 실현운동이 전개된 결과 논산, 보령, 공주, 계룡 등 충남지역과 강원도 철원, 전남 강진, 고흥, 곡성, 전북의 남원, 순창 등으로 평화협정 실현운동이 확산되었습니다. 또 평화협정 실현운동의 성과로 부산과 대구에서 평통사가 결성되고 광주전남평통사가 해남을 시작으로 무안, 광주, 나주 등 시, 군단위 평통사로 분화발전되고 있습니다. 특히 수구보수의 대명사로 알려진 대구에서 평화협정운동이 확산된 것은 소중한 성과입니다.
이 같은 성과들은 어느 특정한 개인, 특정한 지역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평통사 모든 회원들이 노력한 열매이며 자랑입니다.
평화협정 실현운동을 통해 평통사 회원이 늘어나 11월 23일 현재 전체 회원은 1,728명이 됩니다. 600여명으로 재창립한 평통사는 9년만에 회원 3배가를 달성하여 곧 2천 회원 시대를 열게 되었습니다.
평화협정 실현운동을 통해 평통사 조직이 확대, 강화되는 것은 평통사의 몸집을 불리자는 것이 아니라 평화협정 실현운동의 주체를 튼튼히 세우자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과제입니다.
평통사 조직의 전국적 확대는 지난 8월 을지프리덤가디언 훈련에 대한 전국 동시다발 기자회견과 오바마 방한 대응 전국 동시다발 기자회견에서 보듯 평통사가 전개해온 현안 투쟁을 전국화하기 위해서도 매우 중차대한 의미를 갖습니다.
앞으로 평통사 조직을 튼실하게 하여 평통사가 명실상부한 평화협정 실현운동의 견인차가 되도록 분투해야 합니다.

 우리는 평화협정 실현운동 과정에서 평화통일운동의 빛과 그림자를 두루 겪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어떤 입장을 가졌든―민족운동계열이든 민중운동계열이든, 각 진영 내의 어떤 정파든―평화협정 실현운동의 대의를 거부하지는 못했다는 사실입니다. 적극적으로 동참하지 못하거나 부정적으로 대하는 사람들도 이 운동의 필요성과 의의에 대해서는 이견을 갖지 않았습니다. 이 실천적 경험은 평통사가 평화협정 실현운동을 통해 진보진영을 혁신하고 단결하도록 하는 데 일조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긍지를 갖게 해 주었습니다.

 올 한 해 전개한 평화협정 실현운동을 돌아보면 아직도 이 운동이 대중 속으로 들어가려면 멀었다는 생각을 갖게 합니다. 정세의 어려움도 있었지만 능력과 조건의 한계도 절감하는 하루하루였습니다. 우리가 보다 더 대중적으로 평화협정 실현운동을 전개하기 위해서는 실무자 위주의 활동 틀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추진위원과 회원 전체의 능력과 조건, 동력이 서로 보완되며 온전히 발휘될 때 비로소 우리는 이 운동을 제대로 전개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교육과 홍보를 더 전문화, 체계화해야 합니다. 평화협정에 관한 내용 뿐 아니라 지금까지 평통사가 전개해왔고 앞으로도 전개해나갈 반미자주와 평화군축 투쟁의 전문적이고 구체적인 내용들을 대중화 하고 대중의 투쟁으로 만들어내는 일이야말로 평화협정 실현운동을 본격화 하는 데 있어서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입니다.

 진심으로 대중을 믿고 올바른 실천의 한 길을 가면 천형처럼 들씌워진 한미동맹의 고리를 끊어내고 평화협정을 실현하고 통일을 이룰 수 있습니다.
“‘주한미군 내보내는 한반도 평화협정 실현운동’은 전 국민적 이해에 기반한 기층투쟁으로서 한미동맹 세력에 대해 전략적 우위를 점하게 만드는 역사적 투쟁”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자각하고 2010년을 준비합시다.
아무리 어려운 일이 있어도, 내외에서 겪게 되는 고통으로 때로 좌절하고 또 쓰러지기도 하겠지만 평화협정 실현의 대장정을 끝까지 완수합시다. 그리하여 이미 분단의 어둠을 뚫고 동트기 시작한 통일의 날을 기쁨으로 맞이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