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산업의 민영화 '용병'(로버트 영 펠튼, 교양인)

[문화]

1.
이 책은 9·11이 활짝 연 세계 용병 시장 곧 민간보안산업의 다음과 같은 성장을 다루고 있습니다. “펜타곤에서 공식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03년 말 이라크에 있는 것으로 확인된 민간보안업체가 60여 개에 이르렀고, 거기서 일하는 직원도 거의 2만 5천 명에 이르렀다. 대다수는 이라크 침공 전에는 존재하지도 않았던 회사들이다. 이제 갓 창업한 소규모 회사들과 이라크 현지 보안회사들, 사파타 경호팀처럼 등록되지 않은 회사 내부의 경호팀까지 고려하면, 그 수는 알려진 것보다 어쩌면 두 배에 이를지 모른다.”(156쪽)라고요.

 

2.
그리고, 이러한 성장의 의미에 대하여 지은이는 다음과 같이 묻고 풀이합니다.
“중무장한 수많은 사설 군대가 미국의 군사 외교 정책에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를 두고 많은 의문이 제기된다.”(157쪽) “브루킹스 연구소의 피터 W. 싱어와 조지 워싱턴 대학의 데버러 에이번트같은 학자들은 이 성장 산업이 1990년대 중반에 처음 나타났을 때부터 지금까지 걸어온 경로를 면밀히 추적했다. 싱어가 2003년에 낸 『전쟁 대행 주식회사』는 용병의 발생, 용병의 기업화와 그것이 초래하는 문제들, 보안과 전쟁을 아웃소싱했을 때 일어날 수 있는 일들에 초점을 맞추었다. 널리 알려진 대로 싱어는 현재 보안회사들이 아무런 규제도 받지 않고 활동하는 것을 비판하면서, 한편으로 그것을 이해할 수 있는 현상으로 본다. 군에서는 지원 업무의 민영화(또는 사영화)가 비용 면에서 효율적이라는 게 지배적인 견해지만, 인터뷰에서 싱어는 내게 이렇게 설명했다. ‘그것은 경제적인 비용 절감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적인 비용 절감의 문제입니다. 일이 잘못되면 회사를 비난하면 되니까요.’”(157쪽~158쪽)

 곧, “민간보안회사를 이용하면 편리하고 비용도 줄일 수 있지만, 당연히 잘못도 아웃소싱할 수 있다. 군에서나 민간에서나 군사력을 남용하는 사례가 드물지 않지만, 그 결과는 사뭇 다르다. 걸핏하면 총 쏘기 좋아하는 호전적인 군인들은 국제 문제를 야기하고 국가에 망신을 줄 수 있지만, 청부인은 해고하면 그만이고 고용주는 비난하면 된다. 민간보안 회사나 그 직원이 의심스러운 행위에 연루된 것으로 드러나면 계약을 최소하면 된다. 이라크에서 활동하는 민간보안회사들은 투명성도 없고 책임도 거의 없다. 비난을 아웃소싱하면 군이나 정부가 비난받을 일도 없다. 계약이 법적인 보호를 제공하고, 정부는 공식적으로 어떠한 군사력 남용도 허용하지 않았다고 부인할 수도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158쪽)라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2006년 봄 현재, 경미한 군법 위반에서 살인까지 온갖 위법 행위로 군법회의에 회부된 군인의 수는 수백 명이지만, 청부인들은 이라크에서 일어난 어떤 범죄로도 단 한 명도 기소되지 않았다. 민간인에게 눈에 띄게 부주의하거나 의도적인 공격을 한 게 만천하에 드러나도, 어떤 법적 수단으로 그런 일을 저지른 사람에게 책임을 물을 것인지도 분명하지 않다.”(476쪽)라고 지은이는 말합니다.

3.
여기서 잠깐, 1871년 프랑스에서 프롤레타리아트가 자기 권리를 수호하기 위하여 과감히 일어섰을 때 지배계급들이 얼마나 광포했었는지를 살펴 보겠습니다. “그리하여 일주일 내내 더욱더 미친듯이 날뛰며 자행되었던 무방비 상태의 남자, 여자, 어린이에 대한 학살은 그 절정에 달하게 되었다. 후장총으로는 빨리 사살할 수 없자 경기관총으로 패배자들을 수백 명씩 한꺼번에 총살하였다.”(프리드리히 엥겔스, 칼 맑스의 『프랑스 내전』 독일어 제3판 서설, 박종철출판사, 23쪽)라고 합니다.
중요한 것은, 학살에 대처하는 한 작센 군단의 자세입니다. “모두 학살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되자 이번에는 대규모로 체포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나머지는 대규모 수용소로 끌려가 거기서 군법 회의의 재판을 기다렸다. 빠리 동북부를 포위하고 있던 프로이센군에게는 한 명의 도주자도 통과시켜서는 안 된다는 명령이 내려져 있었다. 그러나 장교들은 종종, 병사들이 총사령관의 명령보다도 오히려 인도적 명령에 더 귀 기울일 때 이를 못 본 체하였다. 특히 한눈에 알 수 있는 꼬뮌 전사들을 많이 탈출시켜 준 한 작센 군단은 그 인도적 행위로 영예를 떨쳤다.”(앞의 책, 23쪽)라고 합니다.

 

4.
민간보안산업의 성장을 살펴 보는 이 책을 읽으며, 미국의 침략전쟁 뒷받침하는 한국군 아프가니스탄 재파병을 고민하며 “총사령관의 명령보다도 오히려 인도적 명령에 더 귀 기울”인 “한 작센 군단의 그 인도적 행위”가 더욱 중요하게 느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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