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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호/인터뷰] 밀림의 전사들 : 버마 동지들과의 만남

가끔씩 아웅산 수지라는 인물 때문에 신문지상에 언급되었고, 최근에는 대우에서 가스전을 개발했다는 소식으로 등장했던 미얀마라는 지명으로 알려진 버마에서 온 활동가 살라이 여아웅(Salai Yaw Aung)을 만날 기회가 있었다. 이 동지는 이미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버마행동이라는 단체와 함께 88년에 있었던 8월 8일 항쟁을 기념하고, 인권유린에 항의하는 집회를 버마(미얀마)대사관 앞에서 가지기도 했다. 버마에서 온 이주노동자 뚜라 동지와 함께 그를 서울의 모처에서 만나 인터뷰를 가졌다. 먼저 자신을 소개해 주었으면 좋겠다 나는 전버마학생민주전선(ABSDF : All Burma Students Democratic Front)에서 활동하고 있고 국제연대 사업을 맡고 있다. 한국의 사회주의 조직과 만나 버마문제에 대해 이야기 할 수 있어서 기쁘다. 88년 버마에서 일어났던 민중항쟁을 주도했던 세력은 학생들이었다. 그러나 항쟁이 성공하고, 민주정부를 세웠다는 기쁨도 잠시, 군부쿠데타로 인해 엄청난 학살이 있었다. 학생들 2만명은 학살과 탄압을 피해 밀림으로 들어갔고 무장투쟁을 전개했다. 이후 태국국경지대에서 자치권을 요구하는 소수민족과 함께 지금까지 투쟁하고 있다. 무장투쟁은 한계가 있다. 우리는 1,000명 남짓이지만 버마 정부군은 50만이 넘는다. 우리는 국제사회에 버마의 실태를 알리고 국제연대를 호소하는 활동, 세계의 양심세력이 버마정부에 압력을 행사하여 버마 민주화에 기여하기를 바라고 있다. 특히 한국의 학생운동은 80년대 아시아 전역에 깊은 인상을 주었고, 90년대 우리는 한국의 학생운동처럼 되고 싶었다. 그런 점에서 한국에 거는 기대는 크다. 버마 노동자들의 상태에 대해 궁금하다 버마는 저발전국가다. 유엔에서 지정한 최빈국 10개국 중에서도 9번째에 해당되는 국가일 정도다. 아직 근로계급 중에 농민이 압도적 다수이며 농민과 노동자들이 인구의 60%를 헤아린다. 5,000만 인구중에 노동자의 비중은 약 1,000만명 정도이다. 문맹율은 매우 낮다. 대부분이 읽고 쓸 수 있다. 노동자의 압도적 부분이 섬유산업과 물류산업에 종사하고 있다. 버마에서 노동조합은 불법이다. 그러므로 버마에서 노동조합은 비합상태에서 활동하고 있다. 버마에서 가장 큰 문제는 다양한 강제노동이 판을 친다는 것이다. 군부세력은 필요한 인력을 마을에서 차출하여 노역에 동원하고 있다. 외국기업의 경우도 정부가 중간에서 월급을 떼먹고 노동자들은 월급도 제대로 못받은 채 강제노동에 시달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국기업이 진출한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사회주의 세력은 어떤가? 솔직히 버마에는 사회주의 서적이 거의 보급되질 않았다. 대부분 활동가들이 귀동냥을 통해서 자신의 노선을 결정했다고 말해도 과언은 아니다. 나 자신도 마오주의에 가깝다고 생각을 하지만 여러 노선을 접하고 선택한 것은 아니다. 이런 상태를 감안해서 버마내부의 사회주의 운동의 상태를 평가했으면 좋겠다. 레닌주의, 마오주의 등 다양한 노선이 있지만 노선사이의 구별을 명확히 하기는 어렵다. 대단히 어려운 걸음을 한 만큼 한국의 노동자들에게 부탁하고 싶은 내용이 많을 것 같다 우리는 무장투쟁을 하고 있다. 그러나 총이나 자금보다도 더 중요한 지원은 버마문제에 대해서 공감하고 연대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에는 버마에서 온 이주노동자가 적지않다. 무엇보다도 이들이 겪고 있는 인권침해상태와 무권리 상태를 개선하기 위해 공동의 노력을 해주길 바란다. 또한 버마국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노동자에 대한 부당한 처우와 강제노동 등을 국제사회에 알리고 개선을 위해 연대하고 투쟁해 주기를 부탁한다. 특히 버마에 진출한 한국자본에 대해 그들의 진출이 버마독재정부를 도울뿐 버마 민중에게 하등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감안해 한국의 노동자들이 자본가들에게 압력을 행사해 주기를 바란다. 우리는 폭압적인 상황에도 굴하지 않고, 모든 수단을 동원해 투쟁하고 있다. 이러한 투쟁에 연대하고 같이 싸우려는 자세를 견지해 주길 부탁한다. 아시아의 형제, 자매들끼리 보다 나은 세상을 위해 하나의 대오로 투쟁하기를 소원한다. 인터뷰가 끝나고 신촌의 모처에 마련된 버마 이주노동자들과의 모임에 가기 위해 총총히 걸음을 옮기는 그를 보면서 무장투쟁에서 단련된 단호함과 포용력을 느낄 수 있었다. 한국인의 학대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의 수입을 쪼개 밀림에서 고생하고 있는 동포들을 돕기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버마노동자들에게 부끄러움과 함께 무한한 동지애를 느낀다. 버마에 희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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