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해방실천연대의 기관지 사회주의정치신문 해방

[15호] 단호한 지도부의 태도만이 열사를 두 번 죽이지 않는다

7월 16일이었다. 서울에서 태풍을 쫒아가며 헐레벌떡 달려간 포항집회, 가는 길에 충북에서 포항으로 출동하고 있던 전경버스와 압서거니 뒷서거니 집회장에 도착했을 때, 응급차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 우리 옆을 지나갔다. 그 때는 몰랐다. 그 차안에서 하중근 열사가 생사를 오가며 고통받고 있는 줄은.


열사의 죽음은 반국가단체, 자본가 정권의 폭거다

족히 만명은 넘을 것 같았던 전경들과 500정도의 대오로 상대적으로 초라했던 그날 집회에서 전경들은 집회장을 마음대로 유린했고, 집회를 유지하기 위해서 나중에는 부인들이 몸으로 바리케이트를 만들 지경이었다. 전경의 압도적 폭력이 열사 사망의 원인이라는 것은 집회장에 참가했거나 근처에서 구경했던 사람도 알 수 있는 문제였다. 그러나 열사가 죽은 후에 경찰과 자본이 보인 태도는 한마디로 배 째라는 식이었다. 노동자들이 근무조건을 요구하면 하청업체는 포항제철본사에 떠넘기고, 포항제철은 하청업체하고 문제를 해결하라고 외면하는 현실에서 노동자 수천명이 본사건물을 점거한 것은 어찌보면 너무 얌전한 행동이었다. 제 국민 수십만명을 절박한 처지에 몰아넣고, 그것을 개선하는데는 관심이 없고, 건물을 불법점거했으니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고 윽박지르는 이나라의 법원은 노동자들과 원수를 지려고 작정한 놈들이다. 더욱이 열사가 집회참가자들에게 밀려 넘어져 사망한 것이라며 오리발을 내미는 경찰은 이제 같은 하늘에서 살수가 없게 되었다.

법원이나 경찰이 하는 짓을 보면 노동자는 납세자도 아니다. 보수정당하는 꼴을 봐서는 유권자는 더더욱 아니다. 대부분의 언론들을 봐서는 시청자나 신문구독자는 아예 꿈도 꾸지 말아야 한다. 뭐 이런 언론, 이런 정부, 이런 국가를 제거라고 끼고 있는지 스스로 돌아봐도 한심하다. 세금내라면 꼬박꼬박 내고, 자식 군대보내라면 군말없이 보냈지만 노동자들에게 돌아오는 것이 다 이런 식이다. 제 가족을 죽인 자들과 한 지붕밑에 살수 없는 것은 상식이다. 아니 살인을 한 놈도 그런 생각은 손톱만치도 갖고 있지 않다.


그래 이제 째지자. 그리고 째진 만큼 따질 건 건 확실하게 따지자!

이 나라 헌법에 대한민국은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을 이어받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그 임시정부가 이미 1937년에 대한민국은 노동자, 농민의 나라라고 선언했으니, 헌법에 따르면 자본공화국, 노무현 정부는 불법으로 이 땅을 점거하고 정부를 참칭하고 있는 반국가단체에 불과하다. 노동자, 농민의 나라에서 백주대로에 노동자, 농민을 때려죽이는 일이 일어날 수 없는 것은 상식이다. 그런데 그런 일이 계속 되풀이되고 있으니, 반국가단체임이 명백하다. 그 수괴인 노무현은 사형 또는 무기징역으로 다스려야 한다. 이들과 회합통신하는 자들은 7년 이하의 징역으로 면할 수 없다. 편의제공한 자는 5년이하고, 고무찬양하는 자들도 7년, 더욱이 이런 자들을 고발하지 않는 자들은 모두 불고지죄로 처벌해야 한다.


한국노총보다도 못한 민주노총의 대응

하중근 열사가 돌아가신 다음 민주노총 조준호위원장은 노사정대표자회의에 흰옷에 검은 리본을 달고 참여했다. 2005년도에 김태환 열사가 트럭에 압사했을 때 한국노총은 정부와의 모든 교섭장에서 탈퇴하고, 정권타도 투쟁을 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그때부터 노사정위원회는 사실상 중단되었다. 그런데 경찰이 사과는 커녕 적반하장식으로 나오고 있는 이때, 노사정대표자회의에 넉살좋게 위원장이 참가하고 있다. 청와대에서 가까운 열린공원에서 무기한 농성을 한다지만 시간이 되면 농성장에서 툴툴 털고나와 노사정대표자회의로 가고 있는 위원장이 있는데 이 정부로서는 무엇이 두렵고, 껄끄러울 것인가?

전용철 농민이 돌아가셨을 때, 농민집회에서 보여준 전농회원들의 단호한 태도를 상기해보자. 지도부는 결사항쟁을 각오했고, 끝장을 내겠다고 달려드는 농민들에게 정부는 결국, 굴복했다. 책임자는 처벌되고, 경찰은 시위진압 방법을 바꾸겠다고 너스레를 떨 수밖에 없었다. 전농회원들이 그런 투지와 단호함을 보일 수 있었던 것은 지도부의 비타협적 태도가 전염되었기 때문이다. 얼굴이 새까맣게 그을릴 정도로 땡볕에서 농성하는 간부들은 안쓰럽지만 감동은 못준다. 오직 단호하고 비타협적인 행동만이 대중을 투쟁으로 이끌 수 있다. 사태를 보자. 포항 건설노동자를 비롯하여 1,000명에 가까운 시위대가 모조리 연행되었다. 경찰은 시위현장에서 폭행당해 아이를 유산한 임산부에게 협박을 대놓고 있다. 이 마당에 전술적 유연성은 다 뭐고, 전략이 다 무엇인가? 열사투쟁에서 미적거리는 사람들은 반국가단체, 노무현 정권을 이롭게 하는 정을 알고도 그런 행동을 한 사람으로서 모두 이적행위에 해당되는 죄를 저지르고 있는 것이다.


책임자 처벌과 사과가 없는 한 이 정권과는 어떤 협상도 없다

적에게도 존경받는 상대가 되기 위해서는 이쪽의 행동이 예측가능해야 한다. 모욕을 주면 주먹이 나온다는 걸 뻔히 알면, 상대도 자기 행동에 대한 후속조치를 하려고 노력한다. 조합원이 맞아 죽었는데, 민주노총이 한국노총보다도 못한 행동을 보이면, 무엇을 가지고 노동자계급의 대표성을 운운할 수 있겠는가? 민주노총은 열사투쟁에 대한 자신의 진정성을 조합원대중에게 먼저 보여주고 투쟁을 호소해야 한다. 이게 나라냐고 이를 가는 노동자들에게 민주노총이 상식적인 단호함을 보여주어야 한다. 안타깝게도 죽음으로 세상에 대해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해 왔던 대한민국 노동자들이다. 산사람들의 몫이 어느 곳보다도 중요한 곳이다. 목숨보다 더 중요한 것이 없다는데 그 무엇을 잃고 싶지 않아서 열사앞에서 그토록 미적거리는가? 투쟁이다.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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