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해방실천연대의 기관지 사회주의정치신문 해방

[19호] 해방연대(준)은 오랜 논의 끝에 전국활동가 조직(준)에 불참하는 것을 운영위에서 결정했다

해방연대(준)은 오랜 논의 끝에 전국활동가 조직(준)에 불참하는 것을 운영위에서 결정했다. 해방연대(준)이 불참을 결정한 가장 큰 이유는 이미 해방연대(준)의 기관지인 [사회주의 정치신문 해방]에서 밝힌 대로, 노동운동 혁신을 내건 전국활동가 조직(준)이 혁신의 대상 ‘민투위’와 함께 혁신의 주체가 될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며, 이렇게 판단한 가장 큰 이유는 현대자동차 현장 조직인 ‘민투위’에 대한 전국활동가 조직(준)의 입장 때문이다.

전국활동가 조직(준)에는 분명 원칙을 가지고 이를 현실에서 실천하려는 활동가들이 존재한다. 하지만 조직 차원에서는 여전히 작년에 있었던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조합 투쟁’ 과 특히 ‘류기혁 열사’에 대해 ‘민투위’와 ‘민투위’ 출신의 이상욱 집행부가 보였던 태도에 대해 용인하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 어떤 변명을 하던 ‘열사’임을 인정할 수 없다는 작년 현대자동차 이상욱 집행부와 이를 방조한 ‘민투위’의 태도는 반노동자 행위임을 부인할 수 없으며 운동을 제대로 하려는 활동가일수록 이를 두고두고 자신이 가지 말아야 할 길로 곱씹어야 한다.
흔히 좌파라고 하면 누구보다도 비정규직투쟁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그런데 이런 좌파가 모인 조직인 전국활동가 모임이 ‘민투위’ 문제에 대해 보여주고 있는 태도는 지금까지 그렇게 누누이 했던 자신의 말과 행동에 완전히 역행하는 것이다.
불법파견 투쟁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라는 목표 뿐만 아니라 노동자계급 내부에 정규직과 비정규직이라는 형태로 존재하는 분열을 극복하기위한 투쟁이었고 작년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투쟁’은 이 투쟁의 분수령이었다. 작년의 이 투쟁이 실패하면서 지금 비정규직 투쟁은 비정규직노동조합의 임/단투 등으로 축소됐다.
비정규직 투쟁의 중요성은 좌파가 됐던 중앙파가 됐던 국민파가 됐던 모든 운동세력이 인정하듯이 우리 노동운동이 해결해야 할 가장 큰 과제이다. 비정규직 투쟁이 가장 중요한 이유는 바로 자본가들이 만들어 놓은 노동자 분열을 극복하고 전체 노동자계급의 단결로 가기 위해 우리가 넘어야 할 첫 번째 산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비정규직 투쟁에 등을 돌린다는 것은 가장 큰 반노동자적 행태를 보인 것과 다름없다.
그런데 바로 이런 행위를 한 ‘민투위’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보이지 않으면서 도대체 무슨 정당성으로 노동운동 혁신을 운운하며 다른 세력을 비판한단 말인가?

해방연대(준)의 이런 입장에 대해 ‘민투위’가 중심이 아니라거나 ‘민투위’ 회원 중에도 작년에 집행부나 ‘민투위’에 있었던 핵심은 가입을 안했다며 전국활동가 조직(준)에 대해 해방연대(준)이 잘못된 판단을 하고 있다는 말이 있는데, 이는 무엇이 문제인지 제대로 파악조차 못하는 것이다.
조직이 운동의 원칙대로 실천을 해 나간다면 그 조직을 누가 주도를 하는 것은 아무 상관이 없다. 그리고 원칙이 있는 조직이라면 이미 ‘민투위’의 작년 태도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표명해야 했다. ‘민투위’는 조직 내부에서 문제제기했던 회원들이 탈퇴하기까지 했지만 아직까지 작년에 보인 그들의 태도에 대해 공개적으로 어떤 사과나 자기반성이 한 번도 없었다.
이런 조직에 대해서 명확한 입장을 갖지 못한 채 좌파들이 모인 조직이니까 인정할 수 있다고 말한다면 도대체 좌파의 의미가 무엇이며 좌파가 존재해야 할 근거는 무엇인가? 이런 상태라면 좌파의 근거는 오로지 한 번 모여보자라는 것 밖에는 없다.

뿐만 아니라 해방연대(준)의 입장에 대해 전국활동가 조직(준)은 전국활동가 조직(준)에서는 ‘민투위’와 해방연대(준) 사이에 간담회를 주선했지만 해방연대(준)이 이를 거부했다고 얘기를 하고 있다. 전국활동가 조직(준)의 이런 태도는 전국활동가 조직(준)에 대한 실망만을 더욱더 안겨 줄 뿐이다.
해방연대(준)는 ‘민투위’와 어떤 오해 관계에 있었던 것이 아니다. 그런데 도대체 무슨 놈의 간담회란 말인가? 언제 해방연대(준)이 전국활동가 조직(준)에게 ‘민투위’와 있으니 이를 풀어달라고 요구했는가? 언제 해방연대(준)이 전국활동가 조직(준)에게 이상욱 집행부와 ‘민투위’가 왜 그 당시 그런 결정을 내렸는지 그 이유를 알고 싶으니 자리를 마련해 달라고 부탁했는가? 해방연대(준)은 해방연대(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공개적인 방법을 통해서 ‘민투위’의 반노동자적 행태를 비판해 왔다. 따라서 해방연대(준)이 전국활동가 조직(준)에게 요구한 것은 간담회가 아니라 이런 ‘민투위’의 태도에 대해 전국활동가 조직(준)이 명확히 반대 입장을 표명하라는 것이었다.
그런데도 전국활동가 조직(준)이 간담회를 주선했고 이를 해방연대(준)이 거부했다는 식으로 말하는 것은 자신들의 입장 정리라는 문제의 본질을 흐리며 책임을 상대방에게 돌리려는 시도로 밖에 볼 수 없다. 입장 정리가 곤란하니까 책임을 다른 곳으로 넘기는 태도, 이런 식의 태도로는 절대 노동운동을 혁신할 수 없다.

흔히 좌파는 ‘뭉치지 못해서 안 된다’라는 말을 많이 한다. 하지만 뭉치는 것 보다 더 큰 문제가 있다. 바로 무슨 원칙을 가지고 왜 뭉치느냐이다. 좌파의 단골 메뉴 중에 하나는 소위 국민파와 중앙파가 원칙도 없이 인맥으로 뭉치고 그 이유가 집행권을 장악하기 위한 것이라고 비판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스스로를 좌파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이 원칙 자체를 무시하고 뭉친다면 이 역시 인맥으로 그리고 단지 국민파와 중앙파에 맞서서 집행권을 장악하기 위해 뭉치는 것밖에 안 된다. 이런 좌파의 단결은 좌파의 단결도 아니고 그렇게 좌파가 비난했던 국민파와 중앙파에 대해 비판할 근거도 없어진다. 흔히 중앙파로 분류되는 현 현대자동차 집행부가 ‘류기혁 열사’에게 공식적으로 ‘열사’라는 칭호를 붙인 것이 앞으로 전개될 사태의 징후라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그 이름이 좌파가 됐건 우파가 됐던 세상을 바꾸려는 사람들, 노동자와 함께 전진하려는 사람들이 진정으로 두려워해야 할 것은 운동 세력 내에서 소수파가 되고 고립되는 것 그래서 무슨 조직의 집행권을 장악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다.
운동의 원칙은 설령 겉으로 표현되지는 않더라도 노동자계급의 진정한 바람이며 노동자계급이 수행해야 할 과제이다. 따라서 세상을 전진시키는 것을 자신의 사명으로 기꺼이 받아들인 사람들이 진정으로 두려워하고 걱정해야 할 것은 운동의 원칙으로부터 멀어지고 그래서 노동자계급의 바람과 임무로부터 스스로를 고립시키는 것이다.

전국활동가 조직(준)에 참여하고 있는 활동가 중에는 운동의 원칙을 가지고 있는 활동가들도 많다. 하지만 한 조직이 제대로 서려면 그 구성원들의 개별적 성향만으로는 안 된다. 전국활동가 조직(준)에 참여하고 있는 활동가들은 해방연대(준)이 제기한 문제에 대해서 자신의 입장을 명확히 하고 자신이 속한 조직이 분명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운동조직에 참여한다는 것은 그 조직의 행위가 곧 자신의 행위임으로 이것을 방기하는 것은 책임회피이다.
자신을 스스로 좌파라고 부르던, 외부에서 자신을 좌파라고 부르던, 좌파라는 명칭은 결코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시켜주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좌파라는 명칭은 아무리 소수라 하더라도 운동의 원칙을 지켜나가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원칙이 얼마나 무너졌으면 범좌파라는 용어까지 생겼겠는가? 좌파는 결코 누구를 반대하기 위해 존재하는 명칭이 아니다. 이제는 ‘국민파와 중앙파에 대한 반대’가 좌파라고 불리는 이런 어처구니없는 상황을 바로 잡아야 한다. 운동의 혁신을 위한다면 누구에 대한 반대를 위해 뭉치는 것이 아니라 운동의 대의로 뭉치고 이를 실천해야 한다. 전국활동가 조직(준)은 출범 때부터 이런 원칙을 지키지 못했다. 따라서 전국활동가 조직(준)에게 이런 원칙을 세우기를 다시 한 번 촉구한다.


→ 전국활동가조직, 민투위 문제 해결 못하나?
→ 전국활동가조직, 어용과 함께 혁신을 얘기하지 못한다
→ 비정규직 운동의 역사를 뒤틀어버린 민투위
태그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이영진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