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해방실천연대의 기관지 사회주의정치신문 해방

[19호] DW 프로젝트? 우리는 투쟁이다!

서울역 맞은편 대우센터빌딩. 30여년 전 당시에는 거대했던 모습으로 한국 경제발전의 상징이었던, 그러나 지금은 몰락한 김우중신화의 상징이 된 이곳. 한국 자본주의가 잘 나갔던 때나 삐거덕거리는 지금이나 변함없이 노동자의 삶은 힘겨운데, 여기 대우센터빌딩 시설관리 노동자에게도 고용불안과 저임금에 시달리고 모멸적인 대우를 참아내면서 견뎌온 세월이었다. 그럼에도 청춘을 바쳐온, 울고 웃고 땀흘려온 일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대우건설자본은 시설관리 노동자를 비용절감의 대상으로만 여겨 다단계하청과 용역계약으로 임금을 깎고, 그것도 모자라 이제는 아예 쫓아내려고 한다. 고용위협, 이중착취, 노조파괴 등 대우건설자본의 노동자 죽이는 짓거리에 분노와 허탈이 가슴을 채운다. 대우건설 사장실 문턱은 왜 그리 높은지, “20~30년 일한 우리도 한 식구다. 한번만 만나 달라”는 절박한 외침은 닿지도 않는다. 인간다운 삶을 요구했을 뿐인, 청소와 밤샘으로 힘들게 모은 투쟁기금으로 찍어낸 투쟁대자보가 찢겨져나갈 때 한 분의 어머님은 쓰러지시고야 말았다. 우리네 상식으로 가져봤던 작은 기대마저 철저하게 짓밟는 자본의 냉혹함으로 내려앉은 마음은 힘찬 투쟁의 팔뚝질로만 일으켜 세울 수 있다. 대우센터빌딩 용역노동자의 생존권 및 원청사용자성 쟁취를 위한 밤샘투쟁이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대우센터빌딩의 미화, 보안, 시설관리 노동자들은 관리자의 괄시와 저임금, 특히 미화직의 경우 법정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열악한 임금에 시달려왔다. 언제든지 터질 수 있는 활화산같이 분노가 축적돼 온 이곳에서, 지난 1월 대우건설이 우리자산관리라는 자회사를 설립해 시설관리용역 계약업무를 위탁함에 따라 문제가 본격적으로 불거졌다. 대우건설은 그동안 건물관리를 맡아온 동우공영, 동우SM에게 일방적으로 계약해지를 통보하고, 우리자산관리를 통해 경쟁입찰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는 용역단가 30%삭감을 입찰조건으로 강요했다. 이에 노조는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2월23일부터 42일간의 투쟁에 돌입하여 고용보장을 얻어냈다. 하지만 이는 올해 연말 계약종료여서 한시적인 안정이었다.
더욱이 고용불안이 우려되는 대우건설 매각과정에서 비정규직 하청노동자의 고용승계는 아예 쟁점조차 되지 않고, 갈수록 불안만 더해지는 상황에서 11월1일 노조는 ‘대우건설 비정규직 노동자 생존권 및 원청사용자성 쟁취 투쟁위원회’(이하 대투위)를 구성하고, 우리자산관리 해체와 대우건설이 책임지고 고용보장 및 임금인상을 해줄 것을 요구하는 투쟁을 시작했다. 대투위는 리본, 버튼, 투쟁조끼 착용과 중식집회로 투쟁의 수위를 올려갔다. 한편 우리자산관리는 앞에서는 교섭하는 시늉을 하면서, 뒤에서는 노조탄압 및 노노갈등을 획책했다. 즉 11월17일 우리자산관리는 전원 고용보장과 용역단가 5.45% 인상을 약속해놓고는, 같은 날 조합원 13명에 대해 업무방해로 고소고발하고 결국 20일에 일방적으로 약속을 취소했다. 이 과정에서 대우건설과 우리자산관리는 김&장 로펌에 법률자문비로 7천만원을 지급했다. 그리고 기술직 조합원 36명과 미화직 조합원 33명을 계약해지위협으로 어르고 재계약으로 달래서 노조에서 집단 탈퇴시켰던 것이다. 이러한 일들이 노조파괴를 위한 치밀한 계획 속에서 이루어지고 있었다는 것은 22일 우리자산관리 항의방문 중에 발견된 ‘DW 프로젝트’, ‘동우대처안’, ‘동우노조원대처방안’ 등의 노조압살계획문건을 통해 폭로되었다. 대우건설자본은 대투위를 끝장내기 위한 수순으로 24일 0시부로 조합원 전원을 계약해지하고, 대체인력 투입을 통한 현장장악을 획책하고 있다. 이에 대투위는 22일 빌딩로비에 천막설치 및 밤샘농성 돌입, 23일 지도부 삭발 및 구속결의로 맞서며, 민주노조사수와 투쟁승리를 다짐했다.

다단계 하청과 용역계약으로 고용불안과 저임금의 굴레를 씌우는 대우건설자본에 맞서 힘겨운 투쟁을 결의한 대투위 동지들에게 연대하자. 보안 노동자라서 일할 때도 지키고, 파업 때도 지킨다며 웃음 짓는 동지들, 로비 찬 바닥에서 이불 한 장을 벗해 잠을 청하는 사수대 동지들, 그리고 집회 때 신나게 징을 두드리시는 어머님이 힘겹게 투쟁하고 있는 곳으로 달려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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