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해방실천연대의 기관지 사회주의정치신문 해방

[19호] 부동산 폭등 : 우리의 궁핍이 저놈들 대박의 원천이다

오르는 집값을 잡겠노라고 온갖 처방이 등장하고 있다. 빠찡고 업자를 때려잡아 유명해진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은 정책도 빠찡고 수준에서 내놓는다. 홍준표 의원은 오르는 집값을 막기 위해 토지는 정부가 소유하되, 민간건설업자가 땅을 임대해 아파트만 짓는 방식으로 대지임대부 분양이라는 것을 내 놓았다. 문제는 아파트를 지을 국공유지 찾기가 모래밭에서 바늘찾기라 결국 그린벨트 해제 주장으로 이어지지만 토지를 매매수단에서 제외시켰다는 점에서는 진일보한 발상이다. 그 진일보한 발상이 토지몰수로 나가지 않는 것은 부르주아 소유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홍준표 머리의 한계다. 그러나 아파트 공급가격을 낮추려는 어떤 시도도 아파트 건설을 민간업자들이 독점하고 있는 현실에서는 백약이 무효다. 작년 8.31 조치 이후에 수도권에서 아파트 공급물량이 줄어든 것은 정부정책에 불만을 품은 건설독점자본들이 사실상의 사보타지를 했기 때문이다. 독점자본들의 사보타지에 주택 공급물량을 확보하는데 혈안이 된 정부는 송파재개발이니 금단 신도시니 하는 아파트 건설붐을 조성하고, 건설업자들은 얼씨구나하고 분양가를 높여서 시장에 내놓았다. 그런데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조성해 주택공급을 늘리면 수급안정을 시킬 수 있다고 믿는 정부의 믿음과는 달리, 수도권에서 주택공급은 언제나 투기매물을 시장에 내놓은 것으로 귀결되고 있다. 광주와 같은 광역시에서조차 신축 아파트 절반이 주인을 못 찾는데 수도권 아파트에만 유독 돈이 몰리는 현실은 투기 말고는 설명이 불가능하다.

부동산 거품을 잡겠노라고 정부가 작년에 내놓은 8.31조치는 세금을 가지고 집값을 안정화시키겠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공시가가 아닌 실거래가를 중심으로 보유세를 매기고 1가구 2주택자에게 50%의 양도소득세를 부과해 다주택 소유자가 집을 파는 방향으로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실제 종부세가 현실화되는 후년부터는 “세금폭탄”이 현실화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 놓고 있지만 그 까짓 세금폭탄이야 일년에 몇백만원 정도인데 집값은 해마다 몇천만원씩 오르고 있다. 이런 상태에서 강남 어느 바보가 집을 팔겠는가? 어차피 도박에 익숙한 몸, 차기 정권에서 바뀌겠지 하는 믿음으로 배짱을 굴리고 있다.

부동산으로 돈이 몰리고 투기바람이 잠잠해지지 않는 것은 시중에 떠도는 수백조에 이르는 부동자금 때문이다. 이 부동자금의 원천은 기업하기 좋은 나라 대한민국에서 해마다 경상이익을 갱신하고 있는 막대한 기업들의 이익에서 나온다. 우리나라 저축율은 여전히 35%대를 기록하고 있지만 그 중 가계저축이 차지하는 비중은 20%, 나머지 80%가 기업소유의 저축이다. 기업들은 구조조정과 비정규직 고용으로 막대한 이익을 거두고 있고, 가계소득은 해마다 줄어들어 가계는 사실상 저축할 여력을 갖고 있지 못하다. 이렇게 노동자를 착취해서 쌓인 막대한 유휴자본은 은행권에서 오로지 가계 담보대출로 시장에 풀리고 있다. 대기업은 돈이 쌓여 있으니 은행에서 돈이 필요 없고, 은행은 중소기업보다는 안전한 가계대출, 그것도 담보대출로 장사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돈 수백조가 일산에서 용인까지 넘나들며 세상 사람들 가슴을 치게도, 헛웃음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부동산투기의 원인이 과잉자본, 자본주의의 과잉에서 나온 만큼 세제 몇 개를 고치거나 건설업자들 몇 놈 감옥에 넣는다고 해결될 문제가 애초가 아닌 것이다. 자본주의의 과잉, 즉 자본의 이익을 위해 노동자에 대한 무한착취를 가능케하는 모든 짓거리들 : 청년실업, 비정규직 양산, 저임금 확대, 무복지사회 유지가 부동산 폭등의 원인이라는 사실은 우리 처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 땅에서 자본가들이 권력을 쥐고 있는 한, 해고위협에, 비정규직 확대에, 노동강도 강화에 시달리고, 세금 꼬박꼬박 내는 와중에 사장님과 주주님들은 배가 터지고, 터진 배에서 나온 돈들이 땅투기로 흘러들어가 노동자를 주거빈민층으로 만들어주는 일은 계속될 것이다. 우리의 궁핍과 시달림이 자고나니 1억을 벌었다는 저들의 불로소득의 원천인 것이다. 노동자가 권력을 장악하지 않는 한 이런 일은 계속 반복된다. 착취하던 자가 착취당하는 날이 오지 않는 한 배부른 자들의 잔치는 끝나지 않는다. 노동자가 안정된 주거공간에서 가족과 행복감을 느끼는 날은 투쟁 없이 오지 않는다. 끄떡도 하지 않을 것 같았던 자본주의가 땅으로 재주를 피다가 무덤을 파고 있다. 이제 노동자의 각성과 단결, 투쟁으로 묻으면 그만이다. 죽여! 밟어! 묻어! 누구를? 노동자의 피고름으로 돈떡칠을 하고 있는 자본주의!


→ 정책대안을 쫓다 본질을 놏치고 있는 민주노동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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