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해방실천연대의 기관지 사회주의정치신문 해방

[20호/영화] 5개 공장 이야기

- 베네수엘라 노동자 공장 자주관리 다큐멘터리 -

[5개 공장 이야기]는 베네수엘라에서 노동자들이 공장을 자주관리하는 내용을 다룬 다큐멘터리이다. 2005년에 우고 차베스 대통령이 21세기 사회주의로 나아가자고 선언한 이후 베네수엘라에서는 노동자들이 스스로를 조직하고 공장을 직접적으로 통제하는 실험들이 벌어지고 있다. 노동자들이 공장을 통제하는 모습을 생생하게 다루었다는 점에서 사회의 변혁을 고민하는 사람들에게는 매우 매력적인 주제이다.
5개 공장중의 하나인 Alcasa에서 차베스에 의해 대표로 임명된 Carlos Lanz 씨(과거 좌익 게릴라 활동 경력)는 베네수엘라의 노동자 참여경영(co-management)는 서유럽의 사회민주주의 방식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말한다. 서유럽의 사회민주주의는 노동자들에게 주식을 나눠주고 경영회의에 몇자리 배려해주는 방식이며, 이것은 노동자들의 공장통제와는 무관한 것이라는 얘기다. 베네수엘라에서 진행되고 있는 노동자 참여경영은 노동자평의회에서 공장의 중요한 결정이 내려지고 노동자들이 직접 예산을 짜는데 참여하며 이윤동기가 아닌 지역공동체와의 나눔을 강조한다.
사실 이러한 근본적인 변화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생산관계에 직접적인 변화가 있어야 한다. 즉 자본가가 생산수단을 소유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노동자가 생산수단에 대한 통제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소유구조를 바꾸어야 한다. 위에 언급한 공장들은 바로 이러한 근본적 변화가 있었다. 정부측 소유지분과 노동자들이 결성한 조합의 소유지분이 거의 반반씩으로 되어 있다. 쉽게 얘기하면 민중의 정부에서 절반, 노동자들이 절반씩 공장에 대한 통제력을 가진다는 의미일 것이다.
노동자들이 조합을 조직하고 결성한 후 사업계획서를 준비해서 제출하면 정부에서는 검토 후에 인적 물적 자원을 지원한다. 노동자들은 개별이 아닌 조합이라는 틀을 통해 공동체를 형성해서 공장을 운영해나간다. 모든 중요한 결정은 평의회를 통해 결정되며 자기자신이 공장의 주인이 되는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된다. 이전에는 사장이 시키는대로 일하고, 모든 중요한 결정은 사장 독단적으로 행해졌다. 비민주적인 독재의 현장이 바로 공장이었던 것이다. 반면 지금은 공장이 민주주의의 학교가 되고 삶의 주인으로 되는 현장이 된 것이다.
모든 노동자들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동등한 임금을 받으며, 공장의 수익은 조합원들에게 동등하게 분배되고 지역의 가난한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데 쓰이게 된다. 예를 들어서 펄프공장에서는 지역의 아이들에게 공책을 무료로 나눠준다던지, 회사의 병원을 지역주민들이 무료로 이용하도록 한다는 등이다. 또한, 지역의 실업자들에게 직업교육을 시키고 회사에 취업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전에는 이윤을 위해서 노동자를 정리해고 했다면 지금은 사람을 위해서 일자리를 늘려나가는 것이다.
노동자들은 인터뷰에서 언제나 차베스를 언급한다. 차베스 대통령의 지도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는 것에서 혁명정부가 들어섰을때 개별 공장에서도 이러한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정권이 바뀌지 않은 상황에서 개별 공장에서 노동자 자주관리를 시도하는 것은 여러 가지로 어려움과 한계에 봉착했을 것이다. 정부의 지원도 없었을 것이며, 자본주의 경쟁속에서 회사가 살아남기도 힘들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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