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해방실천연대의 기관지 사회주의정치신문 해방

[25호] 노동자 팔아서 아들 지갑 채워주겠다고?!

지난 7월 3일부터 서울경인공공서비스지부 구로선경오피스텔분회 조합원 9명이 용역전환 중단을 요구하며 총파업을 선언하고, 건물 지하5층 기계실에서 옥쇄농성투쟁을 벌이고 있다. 조합원들은 미화, 보안, 주차, 기계, 전기, 사무 등 빌딩 내의 시설관리를 맡고 있는 노동자들로서 5년에서 13년여동안 최저임금과 열악한 노동조건 하에서 일해 왔다. 그런데 빌딩을 운영관리하는 자치관리단 회장은 자신의 아들이 사장으로 있는 고려주택관리라는 용역업체에 시설관리를 외주주기 위해, 조합원들을 해고하고서는 길거리로 내쫓기던가 하루살이 용역노동자가 되라고 협박하고 있다. 부자가 아주 작당해서 노동자의 고용과 임금을 팔아 자신들의 사리사욕을 채우려는 참이다. 그러나 구로선경오피스텔분회 동지들도 만만치 않다. 심홍열 분회 사무장은 지난 2001년에 용역전환 시도를 한 체례 막아냈었다고 한다.

“처음 노조를 설립한게 2001년도 말쯤 된다. 지금의 자치관리단 회장은 아니지만, 그때도 당시 자치관리단 회장이 용역회사를 개인적으로 운영하는 사람이었는데 이곳을 용역화하려고 하는 것에 맞서서 노동조합을 처음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단협도 따냈다. 그런데 2006년에 새로 선출된 지금의 자치관리단 회장이 용역전환을 위해 작년부터 아주 치밀하게 법적으로 많은 준비를 해왔다. 정리해고 방식으로 조합원들을 해고시키기 위해, 석달 전에 해고통보를 하고 나름대로 해고를 회피했다는 노력을 보여주려고 고용보장과 임금을 3년간 물가상승률 만큼 보전해주겠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그런데 용역회사에서 고용이 보장이 된다는 말 자체가 어불성설이고, 우리는 용역전환을 거부했다. 결국 회장은 7월 4일부터 조합원들을 해고시키고, 자기 아들이 운영하는 용역회사를 여기에 상주시키면서 폭력적인 탄압이 시작된 것이다.”

자치관리단 회장의 용역전환 음모는 일찍부터 드러나 있었고, 구로선경오피스텔분회 동지들도 투쟁을 늦추지 않았었다. 지난 5월 18일부터 47일 동안 정문에 천막을 치고 철야농성을 전개하면서 사측에 대화를 요구했다. 그러나 자치관리단 회장은 정작 본인은 나타나지도 않으면서 권한이 없는 관리소장만 대신 내보내는 등 대화를 거부해왔다. 분회 동지들은 더이상 두고 볼 수가 없어서 총파업에 선언하고 대체인력 투입을 막기 위해 기계실을 점거한 것이다. 이때부터 사측의 폭력적인 탄압이 시작되었다.

“7월 2일에 근로감독관의 주선 하에 회장과의 마지막이라고 볼 수 있는 대화의 장이 마련됐다. 마지막 희망이라도 걸고 대화를 해보자고 참석을 했다. 그런데 회장은 용역깡패를 네 명 대동하고 나타나서는 대화는 안하고 큰 소리를 막 치면서 회의장소를 박차고 나갔었다. 그리고 4일에는 용역깡패를 데리고서 관리실 문을 따고 들어와서는 관리실에 있는 관리비 통장을 다 들고 나갔다. 나가면서 우리에게 죽여버리겠다고 협박을 했다. 5일, 6일에는 농성장 출입문을 부수고 소화기를 난사하는 등 도발을 하더니, 마침내 8일 새벽3시에 용역깡패 50여명을 사서 농성장을 침탈해 철야농성중인 조합원들에게 상해를 입혔다. 분회장은 맞아서 실신해 병원 응급실로 실려 가고, 저는 안면부를 많이 타격당하고 갈비뼈 두대가 부러졌다. 나머지 조합원들도 안면부 타박상 내지 전신 타박상을 입었다. 용역깡패들이 농성을 뚫어내려고 들어오면 경찰들이 출동해서 보통 농성하는 사람들을 먼저 끌어내고 해산시키는 방식인데, 경찰들이 와서 봐도 이건 집단폭행의 현장이라서, 경찰들도 조합원들은 다 놓아두고 현장에 있던 용역깡패들을 현행범으로 12명인가를 잡아가고 9명을 임의동의식으로 끌고 갔다.”

얼굴에 그 날의 폭력의 상흔이 아직 가시지 않았던 심홍렬 사무장은 말을 하는 중에도 힘이 들어보였다. 용역깡패를 앞세워 시설관리노동자의 고용안정과 임금을 팔아 사리사욕을 챙기려드는 부자(父子)의 용역전환 시도를 옥쇄를 각오하고 맞싸우는 구로선경오피스텔분회 동지들의 투쟁에 굳게 연대하여 분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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