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해방실천연대의 기관지 사회주의정치신문 해방

[25호] 850만 비정규직 눈물 닦아줄 이랜드 투쟁

지금 한국사회를 뒤흔들고 있는 사건은 단연 이랜드일반노조와 뉴코아노조의 공동 점거농성투쟁이다. 이랜드 점거농성투쟁은 이미 널리 인식되고 있듯이, 이랜드 사측과 홈에버 뉴코아 노동자만의 싸움이 아니다. 비정규악법을 통해 불안정 노동형태를 양산하고 고착시켜 결국에는 정규직을 고립 궤멸시키겠다는 자본과 지난 십여년 동안 몰릴 대로 몰린 노동 사이의 전면적인 대결인 것이다. 비정규직 단위들이 이미 지적하고 우려해온 대로 비정규악법의 차별시정조치는 정규직과 비정규직간 차별을 해소하는 것이 아니라, 차별시정을 회피하기 위한 자본의 앞뒤 안가리는 외주용역화를 부추겼다. 그리고 이랜드 점거농성은 이러한 자본의 공세에 대한 최초의 대규모적인 투쟁인 것이다. 이랜드 투쟁의 향방이 서비스유통부문 노동자의 고용안정을 넘어 850만 비정규직뿐만 아니라 전체 1,500만 노동자의 삶을 가늠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때문에 이랜드 투쟁에 그토록 많은 노동자들이 연대의 뜻을 표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평소에는 노동자 투쟁에 무관심하거나 악의적으로 보도했던 주류언론들조차 ‘이랜드 사태’라고 표현하며 부산을 떨고, 자기들 딴에는 공정하게 보도하는 시늉을 한다.
격렬한 이랜드 투쟁의 현장에서 김경욱 이랜드일반노조 위원장을 만났다. 자본으로서는 완전한 노동유연화를 관철하기 위한 한판 싸움이고, 정부로서도 비정규악법의 원활한 시행을 위해 쉽게 양보할리 없는 엄혹한 조건에서 외주용역화 저지를 넘어 고용안정, 정규직화라는 요구를 치고 나온 것에 대해 물었다.

“구 까르푸노조는 수년 전부터 비정규직을 함께 조직해왔다. 단협이나 임협할 때 항상 포함시켜왔고, 작년 단협 체결할 때도 똑같이 적용받도록 해왔다. 이랜드노조에는 비정규직이 이미 정규직보다 많고, 비정규직 조합원은 더 늘어나고 있다. 때문에 비정규직 요구를 내걸지 않으면 노조가 유지가 안된다. 비정규직 조합원들이 있기 때문에 조합원들의 요구는 당연히 정규직화이다. 물어보면 당장 요구사항이 그것이다. 똑같이 일하는데 열 받는다. 차별시정하라는 법적 근거가 있고, 조합원들이 요구한다. 노동조합이 법에 나와 있는 명시된 최저조건보다 낮게 요구할 수는 없는 것이다. 결국에는 힘의 문제이겠지만, 그래서 차별시정 요구하는 것이다.”

이랜드 투쟁은 비정규악법과 맞서 싸우는 상징적인 투쟁이기도 하지만, 또한 조직화하기가 어렵다는 서비스유통부문에서의 대규모 투쟁이기도 하며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모범적으로 함께 싸우는 투쟁이기도 한다. 그 과정에 대해 물었다.

“지금까지 계약해지된 사례가 없어서 고용에 대한 불안을 많이 느끼지 못했던 비조합원의 경우, 옆에 동료가 해고된 것을 보니 다음 차례는 나 아닌가 하는 불안을 많이 느끼고 노조에 가입했다. 노조가입하니깐 얼마 안 되지만 생계비를 지원하고, 교육도 시켜주고, 소송도 대신 해주고 하는 것 보니까 가입해서 싸우고 있는 것이다. 저희가 열심히 했다기보다 노조는 문만 열어놓은 것이고, 회사가 몰아넣은 셈이다. 그동안 비정규직 조직화했던 성과가 나타나는 것이라고 생각도 한다. 뉴코아노조 같은 경우는 해고자를 설득해서 투쟁에 돌입한 것인데, 정규직들이 모범적으로 먼저하면서 비정규직을 설득했다. 우리도 내부에서 정규직들이 투쟁에 동참할 것인가 고민이 많았는데 정규직들이 열심히 싸운다. 쉬지 않고 만나고, 소식지 뿌리고, 선전하고, 간담회를 했다.”

비정규악법이 불러일으킨 재앙을 맞아 첫 투쟁의 포문을 연 이랜드 투쟁에 비정규직의 눈물과 고통이 결려있다. 이랜드 투쟁을 시작으로 비정규악법 폐기를 위한 투쟁을 벌여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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