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해방실천연대의 기관지 사회주의정치신문 해방

[26호] 현실화된 세계공황, 반자본주의적 투쟁을 강화하자!

공황으로의 진입 중인 세계경제

대공황이 해일처럼 밀려오고 있다. 시작은 마치 누군가가 극적인 효과를 높이려고 연출한 듯이, 주가 2000포인트 돌파를 목전에 두면서 온 나라가 들썩이고 있을 시점이었다.
7월 25일, 2000포인트를 돌파한 코스피 지수는 모두가 개꿈이라도 꾼 듯이 이틀 만에 121포인트가 떨어지는 기염(?)을 토해냈다. 이틀간의 폭락으로 63조원이 날아갔다고 한다. 이날을 일러 사람들은 “검은 금요일”이라고 하였다. 이러한 코스피 지수의 폭락의 원인은 바로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즉 비우량주택담보대출이라는 것의 부실 때문이었다.
주류 분석가들은 계속해서 잠재되어 왔던 것이 터졌구나하는 생각을 하면서도 아직 이 시점까지는 주가폭락이 “일시적인 진통”이라고 하거나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의 부실이 금융시장에 큰 여파를 던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측하였다.
자본가들과 주류 애널리스트들의 분석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8월 1일에는 코스피지수가 다시 76.82포인트 하락하였고, 이날 연기같이 사라진 금액이 40조원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8월 6일에는 미국 내 10위의 모기지업체인 아메리칸 홈 모기지 인베스트먼트(AHMI)가 델라웨어주 웰밍턴 파산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이러한 흐름을 확인사살한 것이, 프랑스 최대은행인 BNP파리바가 9일 서브프라임 모기지 관련 자산유동화증권에 투자한 3개 펀드의 환매와 가치산정을 일시 중단한 사건이었다. BNP파리바의 여파로 한국의 주가는 10일 80.19포인트 하락하였다. 이날도 “검은 금요일”이었다.
몇 년에 한 번씩 보기도 힘든 “검은 금요일”이 격주 단위로 찾아오고 있는 데도 주류적 시각은 여전히 자신의 기대를 현실로 착각하는 것이었다. 이들은 9일과 10일 이틀간 미국이 이러한 주가폭락에 대응하여 각각 240억, 380억 달러를 투입하자 이제 진정국면으로 들어섰다고 예단하였다. 심지어 한국은행은 8월 14일자에 작성한 보고서에서조차 “대다수 전문가들은 시장불안이 당분간 지속되면서 자산가격 변동성도 증대되겠으나 미국경제의 확장세를 근본적으로 저해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하였다.
그러나 이런 낙관을 다시금 비웃기라도 한 듯, 16일 하루에만 125포인트가 폭락하면서 온갖 진기록을 하루 만에 갱신하는 일이 발생하고 말았다.
이해를 위해 한국 코스피지수를 통해 설명하였지만, 당연히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세계 각지가 주가폭락을 경험하고 있다. 지금의 상황에 대해 공황이라고 하지 않는다면 언제 또 우리는 공황이라는 말을 쓸 수 있을까?

더욱 확대되어갈 공황의 규모

이러한 상황은 사실 이미 예측되고 있는 것이었다. 해방 22호에서도 “세계자본주의에 공황은 임박했는가”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을 바 있다. 이 기사는 2월 27일 있었던 중국발 주식폭락으로 글을 시작하면서 중국 경제보다는 오히려 미국의 부동산 거품에서부터 세계공황이 시작될 수 있다는 시나리오를 그려내고 있었다.
이것은 당시로서는 상당히 과감한 예측이었지만 몇 개월이 지나지 않는 현 시점에서의 세계 경제의 상황은 이러한 예측을 사실로 만들고 있다. 이번의 위기상황이 단지 일시적인 위기, 쉽게 극복되는 소위말해 “조정국면”으로 끝나지 않을 것임은 세계경제가 처한 구조적 요인과 현재 경제상황이 만들어내는 연쇄적 상승작용을 고려한다면 쉽게 알 수 있는 것이다. 구조적 요인은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것으로 해방 22호 기사에서 주로 거론한 내용이기도 하다. 여기에 더해 위기가 현실화되면서 악화되는 신용경색, 모기지론회수 러시, 미국의 부동산 거품붕괴, 가계소비의 붕괴 러시가 연쇄적 상승작용을 낳을 것이다.
그러나 모기지론 부실에서 시작한 경제공황은 더 커다란 대공황의 전초전에 불과할 것이다. 세계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미국-중국 간의 연계구조는 이제 한축이 무너지는 것이 시작되었을 뿐이다. 다른 한축인 중국 경제의 공황 또한 머지않았다는 징조는 여기저기에서 보이고 있다. 중국경제에 대한 판단 또한 앞서 모기지론 부실로 인한 주가폭락에서 보여주듯 자본가들과 주류 분석가들은 자신의 바람만을 이야기하고 있다. 가령 재차 한국은행은 중국경제가 11.9%라는 예년보다 높은 경제성장률 등을 들어 중국경제가 긍정적인 상태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중국 인민은행 등의 중국정부의 공식자로에서조차 이미 경기과열을 우려하여 긴축정책을 펴려고 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의 과잉투자 상황 또한 막대하여 생산설비 가동률이 78%대에서 몇 년째 놀고 있다. 여기에 미국 가계소비의 위축은 불에 휘발유를 붓는 격이다. 이제 12%에 육박하는 성장률은 경제가 호조라는 의미가 아니라 떨어져야 할 벼랑의 높이를 더 높여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중국이 어느 시점에서 공황으로 들어갈 지에 대해서는 쉽게 예측할 수는 없지만,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조차 경기 과열 등의 적신호가 들어오고 있는 상황이며 미국에서는 이미 공황으로 진입하고 있다는 것을 판단해볼 때 가까운 시일 내에 중국이 공황에 접어들게 될 것이라는 것을 예측할 수 있다.

한국자본주의의 급속한 금융화는 노동자민중의 고통을 더 처참한 것으로 만들 것이다

이번 공황은 과거와는 다른 엄청난 규모의 공황이 될 것이 분명하다. 일부 언론에서는 이미 설레발을 치면서 100년 내의 최대 경제위기라고 말하고 있다. 이번의 공황은 자본주의가 이제는 더 이상 발전해갈 수도 없고 위기상황을 극복해갈 능력도 상실해가고 있다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줄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노동자민중의 처지를 더욱 악화시킬 것 또한 자명한 일이다.
이에 더해, 현재 한국자본주의의 변화양상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김대중 정권 시절의 금융부문 구조조정으로 인해 한국자본주의의 금융화가 많이 진척되었지만, 우리가 피부에 느낄 정도로 가속화되고 있는 것은 노무현 정권 치하의 업적(?)이라고 할 만하다. 주변에서 너나할 것 없이 예금을 해지하고 들고 있는 주식형 펀드는 그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는 것이며, 자본시장통합법은 한국의 금융시장을 미국식 금융구조로 완전히 개편하고 말 것이다. 이외에도 7월 18일, 제 2차 금융허브회의에서는 소위 금융선진화라는 미명 하에 금융회사 간 M&A 세제지원, 헤지펀드 허용을 위한 PEF(사모펀드) 규제 철폐 등을 추진을 결정하였다.
노무현정권 하의 급속한 금융화는 한국 자본주의의 투기성과 기생성을 심화시킬 것이며, 위기 시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는 촉매제 역할을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주식형 펀드의 경우, 이를 잘 보여주는 사례이다. 주식형 펀드는 2001년과 대비하여 1008.19%라는 엄청난 규모확대를 이루었다. 그리고 주식이 급상승하기 시작한 5월 이후에만 총 14조7천억원이 펀드를 통해 주식시장에 유입되었다. 이와 함께 시중은행의 총예금잔액이 급격하게 감소하는 상황이 발생하였다. 이 과정에서 노동자 서민의 여유 생계자금이 대거 투여되었음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러나 17일 주식이 다시 1638.07포인트까지 하락하였고, 이는 5월 수준으로 주식시장이 후퇴하였음을 의미한다. 이것은 이제 노동자 서민의 여유자금을 위협하기 시작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경제공황이 심화될 경우 이 과정은 더욱 가속될 것이다.

자본주의 모순의 폭로가 공황기 사회주의자들의 중요한 활동이 되어야 할 때

그러나 대공황이라는 자본주의를 일대 위기상황으로 몰고 갈 사태에 직면하고는 상황과 대비하여 대중들의 의식은 오히려 자본주의적 의식이 강화되는 측면을 보이고 있다. 이것은 금융화라는 것이 주식이득, 투자수익, 자산관리 등등의 말들을 들먹이면서 이재에 밝지 않으면 바보처럼 만들어버리는 이데올로기적 족쇄를 만들어내고, 금융상품을 대중화하여 노동자 민중을 되려 자본주의의 운명과 동고동락하게 엮어 버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은 우리의 하루하루 삶이 보여주고 있고, 공황의 고통이 이를 더욱 명백하게 할 자본주의라는 체제의 무능력과 한계에 대한 총체적인 이해를 방해한다. 따라서 현재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저변의 의식을 바꾸어내기 위한 활동은 대중들의 체념과 수긍이 아니라 분노와 각성을 이끌어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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