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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호] 전노련 동대문운동장 철거반대 입장의 허구성

동대문운동장 철거반대의 입장들

서울시는 지난 7월19일에 동대문운동장 공원화 계획안을 구체적으로 밝혔다. 금년 11월에 동대문야구장을 철거하고, 현재 노점상들이 장사하고 있는 동대문풍물벼룩시장(동대문축구장)은 내년 3월에 철거해 “동대문운동장을 역사.문화.디자인 복합공원”으로 조성한다고 한다. 게다가 서울시는 지난 2월27일 노점 특별관리대책안을 발표해 서울시 노점상들을 정비하겠다고 했다. 이 대책안에 따라 9월부터 노점시간제, 규격화, 시범가로 선정 등을 시행하고, 일부 각 구청에서는 노점개선자율위원회를 구성해 서울시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대해 문화연대, 문화유산연대, 프로야구선수협회, 전국빈민연합 등 수많은 시민사회 단체들은 지난 9월4일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동대문운동장 철거반대 입장을 발표했다. 그 이유는 “규모와 시각적 효과만을 노리는 또 하나의 신개발주의 이벤트이자 파괴만을 불러오는 재개발 정책일 뿐”이라는 데 있다. 또한 이들은 “동대문운동장은 서울시민의 애환과 근대체육 100년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이전 부지로 발표된 숭인여중 주변의 도로시설이나 제반 환경여건들이 매우 열악하다”며 “이전을 강요하는 것은 이후 풍물시장을 환경이 열악한 곳으로 이전하고 고사시키겠다는 서울시의 간악한 흉계가 내포되어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흥현 전국빈민연합 의장은 “서울시가 동대문운동장 풍물시장 상인들이 이전에 합의한 것처럼 발표했으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며 “풍물시장 이전을 기도할 경우 강력한 저항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최근 서울시가 의욕적으로 추진하던 동대문야구장 대체부지인 구의정수장 해체사업에 급제동이 걸리게 되었다. 이 터에 지어질 야구장 건설계획도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문화재청은 9월 12일 ‘관보’에 구의정수장을 근대문화재로 등록 예고했다. 지난 9월 6일 문화재위원회 근대분과가 이처럼 결정했기 때문이다. 김지성 문화재청 사무관은 이번 결정에 대해 “구의정수장이 근대산업시설로서 보존가치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내려졌다”고 말했다.

전노련의 허구성

전노련은 지난 9월4일 21차 중앙운영위원회에서 동대문 풍물벼룩시장 이전 대응건에 대해 다음과 같은 결정들을 내렸다. “1) 동대문운동장 자치위원회가 서울시와 합의하기 전에 전노련 중앙운영위에서 논의하는 절차가 없었던 것 등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었음. 2) 서울시와의 합의는 전노련과의 합의가 아님을 분명히 했음. 3) 이후 전개될 구체적인 이전협상에서 운동장 회원들과 전노련의 요구가 관철되지 않으면 이전합의를 백지화하기로 함. 4) 서울시와의 합의에 대해 운동장 운영위원회에서 충분히 논의하고 운동장 회원 80%이상 찬성을 받아야 함.” 이렇게 전노련은 동대문운동장 이전문제에 대해 그동안 입장 표명조차 없다가 이같이 자신들을 합리화하고 있다. 이것은 운동사회단체에 대한 자신들의 위신과 조직적 안위를 위한 것이라고 밖에 볼 수가 없다. 또한 서울시와의 합의에 대한 이러한 전노련의 결정들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이는 운동장 내부의 여론 악화로부터 서울시와의 합의를 비호하기 위함이 아닌가? 이것은 전노련의 대안 부재일뿐이다. 그러므로 그들은 방안이나 대책들을 생산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그들이 운동장 5인대표들을 물밑으로 지지하고 있다는 명백한 사실인 것이다. 이렇게 전노련은 항상 그럴듯한 말로 자신들을 포장하며 절대 책임을 지지 않으려고 하고, 서울시와의 야합의 본질들을 은폐하고 있는 것이다. 그 증거로 운동장에서 2004년 6.13대회를 전후하여 견인주차장(나머지 트랙부분) 확보투쟁을 하는 도중, 5인대표들 뿐만 아니라 이 투쟁을 지도하던 전노련은 서울시와 야합했다. 이들은 장사투쟁을 지속하던 운동장 노점상들을 분열시켜 노점상끼리의 싸움을 조장했고, 결국 서울시의 계획대로 상권을 잃고 몰락의 길을 가게 되는 결정적 사건이 되었다.

운동장 회원 80%찬성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회원들에 대한 제명과 폭력조차도 불사하는 무소불위의 관료적 전노련은 운동장 이전문제에 기회주의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을 뿐이다. 운동장 사수를 진정 원한다면 운동장 활성화 대책방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또한 운동장 주변 청계천 삼일아파트가 얼마 후 철거에 들어가는데, 우리는 현실적인 한 방편으로 운동장에 들어오기 전의 벼룩시장인 그 장소를 서울시에 요구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므로 삶의 터전이 확보됨으로써 전체 노점상들은 확실한 합법화를 쟁취하게 될 것이다. 우리 사회가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법을 만들기 위해서는, 우리 자신의 투쟁밖에 방법이 없다. 지금까지의 역사에서 투쟁없이 무엇을 얻을 수 있었단 말인가. 이런 투쟁이야말로 우리의 삶을 바꾸어 내고 세계를 변혁하는 밑거름이 아니었던가. 우리, 새로운 투쟁의 역사를 만들어 가자.
“투쟁을 회피하는 자는 구실을 찾을 것이고 투쟁하고자 하는 자는 방법을 찾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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