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해방실천연대의 기관지 사회주의정치신문 해방

[28호/정세(3)] 동반몰락을 앞당길뿐인 진보개혁세력 대표주자 교체론을 버리자!

힘없는 민중의 비애를 적과의 동침으로?

국민적 여론의 압도적 지지 속에서도 100일을 훌쩍 넘기고 투쟁하는 이랜드-뉴코아 동지들, 불법파견 판정을 받았지만 몇 백일, 몇 년째 쫓겨나 투쟁하는 비정규노동자들의 피눈물이 아프다. ‘경영권’이란 이름으로 무더기 해고를 당하고, 하루하루 자본뿐 아니라 스스로의 생존과도 투쟁해야 하는 동지들은 힘없어 당하는 울분과 고통을 누구보다 참을 수 없는 지경이다. 그런데 비정규노동자들은 힘없는 서러움에 복받치는 현실에서 민주노동당은 이른바 ‘진보개혁세력 대표주자 교체’라는 미명아래 오히려 헛발질을 하고 있다.

진보대연합으로 진보개혁세력(혹은 ‘개혁’이 주는 현 시기 부정적 효과를 피하려고 진보세력이라고 이름 부른다) 대표주자를 교체하자는 주장은 대략 이러하다.
- 노무현과 범여권의 개혁 실패가 빚어낸 정치적 공백을 우리가 적극적으로 차지하자.
- 민주노동당의 힘만으로 대선승리는 물론 보수정치 세력을 견제할 수 없다.
- 한미FTA와 파병 강행추진 같은 잘못된 정책에 반대하는 광범한 세력을 적극적으로 묶어세우자.
언뜻 그럴 듯하지만, 비정규악법 통과의 주체까지도 ‘연합’의 대상으로 만들어 그 속에서 주도권을 잡겠다는 발상으로 기회를 잡겠다고 하는 것은 허구적이기에 실패가 뻔하다. 진보세력과 이른바 자유주의 개혁세력이 상호 협조적일 수 있다고 하는 것은 현실에서 적대적인 관계에 있는 정치세력의 화해를 요구하고, 스스로 정치권력의 주체로 나서야 하는 노동자 민중을 억누르고 발목을 잡기에 반동적이다.

실패한 교훈을 되새겨야 한다

당내 경선을 통해 민주노동당의 대선후보로 당선된 권영길 후보 역시 지난 2006년 자자체선거 이래의 진보개혁세력 대표주자 교체론의 연장선에서 ‘성장도 무시하지 않고 중소기업인과도 협력할 수 있다고’ 중간층 획득을 위한 우향우를 계속하고 있다.
2006년 선거패배의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민주노동당이 열우당과 구별되는 뚜렷한 독자적인 노동자정치를 실천하지 못하면서 동반추락을 자초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당은 이를 전혀 반성하지 않았다. 당은 확고하고 진정성있는 태도로 비정규악법과 로드맵 저지투쟁을 벌이지 않았고, 그래서 때론 사안별 협력으로 ‘범여권’으로 분류되는 수모도 겪었던 것이다.
따라서 진보개혁세력 대표싸움이 아니라 단호한 비정규직 철폐싸움, 반자본주의 싸움으로 맞서야 한다. 차별성의 부각은 ‘개혁에 실패한 저들보다 우리가 더 낫다’고 실현되지 않는다. 어정쩡한 태도는 저들의 실패까지 떠안는 동반몰락을 부추길 뿐이다.
한나라당이건 열우당, 혹은 지금 대통합민주신당이건, 창조한국당이건, 민주당이건 모두 자본주의의 착취를 끝장내는 데는 관심이 없다. 민생파탄은 노동자 민중을 중심에 두지 않고서는 해결할 수 없기에 저들과 화해할 수 없는 민주노동당만의 입장을 밝혀야 한다. 고통의 원인이 모든 것에 우선하는 이윤창출과 자본축적에 두는 자본주의 체제에 있음을 폭로하고, 그 대안은 자본주의 체제를 극복하고 자본이 아니라 인간의 삶이 우선하는 체제, 사회주의 체제를 건설하는 것이라고 분명하게 정치적으로 표현하고 사회주의로 향하는 과도적인 조치를 내걸고 투쟁하자.
이미 비정규악법, FTA를 둘러싼 객관현실은 유연한 협력이 아니라, 단호한 대적선을 긋는 투쟁을 요구하고 있다. 민주노총당을 탈피하려고 정체성을 흔들면서 애쓰는 것이 아니라, 그 노동자들이 진정으로 믿고 스스로 나설 수 있도록 ‘노동자 민중의 유일한 대표’로서 민주노동당의 가치를 입증하자.


→ 민주노동당의 위기를 부추기고 있는 권영길후보의 우경화행보
→ 짝퉁 통일방안 “코리아 연방제”는 노동자 정당의 통일방안인가?
→ 진보적 성장론은 폐기해야 한다
→ '은행과 기간산업의 사회화’를 내걸고 대선투쟁에 나서자!
태그

민주노동당 , 대선 , 진보개혁세력 대표주자 교체론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임은옥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