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해방실천연대의 기관지 사회주의정치신문 해방

[31호/토론회 요약] 사회주의자가 바라보는 민주노동당 위기와 그 대안

- 1월 23일 해방연대(준) 주최 토론회 요약 -

지난 1월 23일 민주노총 서울본부 강당에서 해방연대(준) 주최로 “민주노동당에 대한 역사적 평가와 그 대안으로서의 사회주의정당 건설!” 토론회가 있었다.
대선참패로 촉발된, 민주노동당 운동에 대한 비판적 평가와 그 극복방향에 대한 논의가 최근 폭발적으로 제기되는 가운데, 해방연대를 비롯한 당의 사회주의자들이 작금의 사태를 어떻게 판단하고,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고자 하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자리였다.

(*이하 내용은 문체와 상관없이 발제, 토론 내용을 요약한 것임)


사망선고를 받은 것이나 마찬가지인 민주노동당의 대안은 사회주의정당이다

첫 번째 발제자인 김광호 원주시위원회 위원장은 “민주노동당은 회생할 수 있는가?”에 대해 “사망선고를 받은 것이나 마찬가지기 때문에 회생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당은 울산 재보선선거 패배를 비롯한 당에 대한 노동자계급의 연속된 경고와 이에 대한 계급적 해석을 외면해왔고, 오히려 우경화의 길을 걸어왔다. 더불어 심각한 문제는, “관료, 정파만 목소리를 내고 열정적인 평당원과 건강한 현장활동가들을 배제하는 대리주의”의 확산으로 당은 갈수록 자정능력을 잃어왔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당내 논쟁에서 “진정한 논쟁은 끼어들 틈바구니를 찾지 못하고 표류하고 있다. 자주파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못하고 있고, 사민주의자들은 자주파에 대한 정치적 공세에 열정을 쏟고 있을 뿐 핵심적인 문제에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 NL동지뿐 아니라 지금 신당을 주장하는 동지들도 한국사회를 책임질 수 있는 세력이 아니다.”
그러므로 사회주의자들은 “준비된 분화가 아니라는 제약은 있지만, 이번 위기를 통해서 노동자계급운동을 중심으로 하는 사회주의정당으로의 지향을 분명히 하는 정치적 분화를 최대한 준비해야 한다.”


적극적으로 사회주의정당 건설을 공론화하자!

이어서 두 번째 발제자인 성두현 해방연대(준) 대표는 “민주노동당은 정말 말 안 듣는 당이다”라는 말로 발제를 시작했다. 당이 패배하기 시작한 것은 2005년 울산 재보선선거 때부터인데, 패배 때마다 반성하지 않고 교훈을 반영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 결과 “주인(노동자, 민중, 당원)의 마음은 다 떠났는데 객들(정파들)이 내부 정치하는 게 아닌가”라고 현 상황을 정리했다.
“사실상 민주노동당은 해체되고 있다. 정파연합당이었던 민주노동당은 언젠가는 분화될 운명이었는데, 지금 분화하는 모습이 아름답지 않게 되었다. 그렇다고 다시 봉합해서 아름답게 분화해야 하거나, 또 하나의 정파연합당 만들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이제 그런 시기는 지났고, 대중들에게 특징없이 가는 당운동은 끝났다. 이렇게 만든 당은 민주노동당보다 더 빨리 정치적 생명이 끝날 것이다. 사회주의를 분명히 해야 한다.” 그렇다면 사회주의자들은 무엇을 해야 할까?
“민주노동당은 끝났다. 끝났으니까 대안으로 사회주의정당이 건설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이런 방향으로 적극적으로 공론화하자. 어떻게 사회주의정당을 건설하고 언제 분화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논의하자. 당대회 끝나고 심층적인 토론을 하자. 그리고 거창한 말만 하지 말고 구체적으로 어떻게 사회주의 활동을 할지 잡고 가자. 그리고 조급증을 경계하자.”


대중적, 조직적 성과에 근거해 사회주의정당 건설 문제를 현실화시켜야 나가야 한다

이러한 발제 내용에 대해 토론자인 김찬수 대구시당 위원장은 내용의 전반전인 흐름에 대해서는 공감하고 있다는 것을 전제하면서도 “어서 빨리 독자적인 길을 가야한다고 발제자들이 주장하는 것 같은데 입장이 조금 다르다”며, “당내에서 사회주의활동을 하지 않고 나가는 것은 좀 더 통찰력을 가지고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내 사회주의자들의 실천의 초점은 당장의 분화라기보다 당 내외적으로 사회주의적 학습과 실천을 추동하고, 사회주의 운동의 새로운 설계에 중심을 두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은 지난 시기 사회주의 운동의 부족점들을 성찰하고 새롭게 혁신하는 과정이 되어야할 것이다. 그래서 현재는 그러한 주체를 아래로부터 형성하는 것, 운동의 내용을 생산하는 것, 이러한 흐름들을 하나로 모아나가기 위해 상호간 소통구조를 확보하는 것, 그리고 사회주의 정치세력화를 지향하는 당 내외의 주체들과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것이 당면 과제가 될 것이다. 이러한 과제의 성실한 수행을 바탕으로 운동의 대중적, 조직적 성과에 근거해서 사회주의정당 건설 문제를 현실화시켜 나가야 한다.”


당외 사회주의세력의 실천에 대해서도 과감한 평가를 해야 한다

한편 이태하 토론자(공공노조 사회보험지부 서울지회장)는 “민주노동당을 개량주의 세력으로 일괄 평가절하 하는 당외 정치세력들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당내 사회주의 세력의 구체적 실천에서 드러난 공과를 우선 평가하고, 그와 동시에 당외 사회주의를 지향하는 세력들의 실천에 대한 과감한 평가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이러한 평가를 통해 “사회주의정당을 향한 논의들이 활성화될 것이며, 이는 새로운 정당을 열망하는 조합원들에게도 이정표를 제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창당 전 현재의 열악한 조건을 헤쳐 나갈 구체적 활동의 내용이 마련되어야 한다며, “사회주의세력의 구체적 조직화 전략수립”, “민주노동당 배타적 지지철회 투쟁”, “민주노총 강령 및 선언 재개정 투쟁”, “민주노총 직선제 선거를 정치세력화와 사회주의정당 기반구축의 계기로 활용”, “다양한 매체를 활용하는 선전양식 창출” 등을 제시했다.


실현불가능성을 가지고 싸우는 게 사회주의자다

이러한 토론자들의 견해에 대해 발제자 중 먼저 김광호 위원장이 의견을 밝혔다.
김광호 위원장은 민주노동당 내에서 더 혁신을 할 것인지, 미련을 접을 것일지에 대한 문제가 있는데, 민주노동당에 더 이상 기대는 않지만, 현재 논쟁구도상 마지막 혁신투쟁을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즉 “몇몇 활동가들 중심으로만 논쟁이 되고 있고, 많은 평당원들이 현재 당에 대해 어떻게 평가해야 할 지 모르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대중적으로 파산을 낼 수 있는 투쟁으로, 민주노동당에 더 이상 미련을 갖지 말 것을 밑에서부터 조직해야 될 필요가 있다. 당 내 사회주의자들이 소수이다 보니까 이런 흐름을 못 만들어내는데, 이런 목적으로 혁신투쟁 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사회주의정당에 대해 “현실에서 실현가능성 이야기 많이 하는데, 실현가능성을 뒤집어 이야기하면 자본주의에서 편히 사는 것”이라며, “실현불가능성을 가지고 싸우는 게 사회주의자다”라고 역설했다.


당의 상태에 대해 속도감있게 평가해야 한다

다음으로 성두현 대표는 “당의 상태에 대해서 속도감있게 평가했으면 좋겠다”며, “여유를 가질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사회주의자로서 노동자에게 정확한 의사를 전달할 수 있는 행동을 2월달 중에 해야 되며, 다른 시기에는 노동자계급에게 자기 의사를 전달하는데 한계를 갖는다”고 개인의 생각임을 전제하며 밝혔다.
그리고 “이태하 동지의 말은 정말 중요한 얘기”라며, “당 밖의 동지들도 자기비판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금 시점에서는 적극적으로 상호비판하고 평가하면서 같이 할 길을 찾아야 하고, 심각하게 운동적 원칙을 훼손한 이들은 내부정리해야 한다”며 “민주노동당의 문제는 앞으로 만들어질 당의 문제가 될 수 있다. 적당히 넘어가면서 당을 만들 때는 성공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상호토론이 끝나고 플로어 질의, 토론시간이 이어졌다. 민주노동당에 대한 평가부분, 사회주의정당 건설에 대한 동의부분에 있어서 거의 이견은 없었지만, 분화의 시기에 대해서는 빨리 결단을 내릴 것을 촉구하는 동지들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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