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해방실천연대의 기관지 사회주의정치신문 해방

[33호] 사회주의정당 건설계획



1) 해방연대(준)은 2007년 2월 24일 제3차 정기총회에서 사회주의노동운동의 주체적 상태에 대한 판단을 기초로 하여 「사회주의정당건설전략」을 결정하였다.

① 「사회주의정당건설전략」은 당건설을 위한 기본 전제로서 사회주의자들이 사회주의노동운동의 실태에 대한 철저한 자각과 자기인식을 통해 경험주의, 조합주의와 단호히 단절하는 것이 필요함을 강조하고 당건설의 사상적, 조직적 토대구축의 구체적 과제를 밝혔으며 민주노동당의 분화방침을 결정하였다.

② 아울러 「사회주의정당건설전략」은 ‘사회주의역량 통일의 보다 포괄적이고 구체적인 방침’과 ‘민주노동당 분화의 시점설정’, ‘당건설시기의 설정’ 등은 해방연대(준)과 사회주의세력 전반이, 이를 판단할 근거를 아직 실천적으로 축적하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로 결정을 향후과제로 남겨 두었다.

2) 제3차 정기 총회 이후 변화된 사회주의정당건설의 주객관적 조건

① 객관적 조건 : 민주노동당의 정치적 몰락과 분화

- 이미 우경화의 길에 들어선 민주노동당은 2007년 들어, 특히 대통령선거 투쟁시기를 거치면서 더욱더 빠른 속도로 우경화하여 노동자계급으로부터 급격히 분리되고 신뢰를 상실하였으며, 그 결과 대선에서 참패하고 정치적으로 몰락하였다. 대선이후 민족주의자들과 사회민주주의자들의 노골적인 종파투쟁은 민주노동당의 정치적 몰락을 더욱더 가속화시켰다.

- 그 결과 민주노동당은 정치적으로 해체되고 분화되었다. 그러나 이 분화는 「사회주의정당건설전략」에서 채택한 분화방침의 적극적인 실천의 성과라기보다는 민주노동당의 급속한 퇴보에 의해 초래된 측면이 더 강하다.

② 주체적 조건 : 해방연대(준) 회원들의 탈당과 사회주의자들 사이에서 사회주의적 정체성 확립과 사회주의정치실천으로의 전환의지 강화, 사회주의정당 건설의지 강화

- 해방연대(준)은, 2007년 대선투쟁을 전후한 시기에 민주노동당의 급속한 우경화와 퇴보를 경험하면서 민주노동당이 노동자정치세력화의 발전에서 할 수 있는 더 이상의 긍정적 역할은 없다는 판단을 내리고 제4차 정기총회에서 회원들의 탈당을 결정하고 사회주의정당건설에 박차를 가할 것을 결정하였다.

- 지난 1년 사이에 발생한 주체적 조건에서의 두드러진 긍정적인 변화는 사회주의자를 자임하는 세력들 사이에서 부분적으로 사회주의적 정체성을 확립하고 조합주의적 실천에서 사회주의정치실천으로 전환하려는 의지가 강화되고 당면과제로서 사회주의정당을 건설하려는 의지가 강화된 점이다.

3) 사회주의정당건설의 구체적 계획 수립이 필요하다.

① 사회주의정당건설을 둘러싼 주객관적 조건의 변화로 사회주의정당건설의 절박성은 더욱더 높아졌지만 이와 대비되어 당건설의 주체적 조건은 여전히 매우 취약하다.

- 민주노동당의 정치적 몰락은 노동자정치세력화를 올바로 실천할 사회주의정당건설의 필요성을 높이고 있고 사회주의정치활동강화와 사회주의정당건설에 대한 사회주의자들의 의지는 고양되고 있지만 당건설을 위한 주체적 조건의 취약성은 1년 전과 비교하여 커다란 변화가 없다.

② 당건설의 절박성과 주체적 조건의 취약이라는 이러한 모순적 상황에 올바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주체적 조건에 대한 있는 그대로의 판단과 이에 기초한 구체적인 당건설 계획수립이 필요하다.

- 매우 취약한 주체적 조건에서 당위적인 당건설경로와 일정을 제기하는 것은 필연적으로 주관적이고 조급한 조직통합중심의 당건설론으로 귀결되어 결국 당건설 토대구축에서 아무런 성과도 내지 못하고 실패하게 될 것이다.

- 때문에 주체적 조건의 취약점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고 이를 극복할 계획을 수립하여 이를 일관되게 실천해감으로써 현재의 실천과 당건설의 과제가 갖는 밀접한 관계를 사회주의자들이 의식적으로 자각, 공유하면서 더욱 의식적으로 실천해가는 것이 당건설의 시기를 최대한 앞당기는 길이 될 것이다.

- 따라서 구체적인 당건설계획을 수립하고 이에 입각하여 일관성있게 실천함으로써 사회주의자들은, 조급성과 무방향성 모두를 극복하고 당건설 토대구축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야 한다.


2. 당건설의 주체적 조건은 현재 어떠한 상태에 놓여 있는가?

1)「사회주의정당건설전략」에서 확인한 주체적 조건은 현재 어떠한 상태인가?

「사회주의정당건설전략」을 결정할 당시 우리는 주체적 조건을 판단할 때 주로 ‘사회주의적 내용’에 주목하였다. 그 이유는 이 문제가 사회주의정당건설의 기본전제가 된다고 판단하였기 때문이고 이런 전제가 충족되지 않는 조건에서 사회주의정당건설을 말하는 것이 허구적인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또한 주체적 조건을 고려할 때 일부의 주관적 희망과 달리 당건설이 일정에 오를 수 있는 시기가 아직 오지 않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지금도 여전히 중요하다. 당건설의 주체적 조건이 이것만으로 충족되는 것이 아님은 두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조건의 충족없이 당건설을 말하는 것은 지금도 변함없이 허구적이다. 때문에 주체적 조건의 판단에서 우리는 「사회주의정당건설전략」에서 확인한 주체적 조건이 현재 어떠한 상태인가에 대한 판단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① 「사회주의정당건설전략」에서의 주체적 조건 판단

- 다소 길지만 문제의식을 그대로 드러내기 위해 관련부분 전체를 인용한다.

“그러나 사회주의정당건설이 절박한 것으로 느껴지고 당건설이 시급하다고 하여 주관적 의지만으로 당이 건설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이러한 절박성에 비해 당을 건설할 수 있는 사상적, 조직적 토대가 매우 미비하다는 점이고 그 절박성이라는 것도 사회주의노동운동의 강화발전의 귀결로서가 아니라 주로 현실정세에서의 무기력에 대한 위기감에서 오고 있다는 점이다.
?발족선언문?에서 언급하고 있듯이 사회주의노동운동은, 운동의 구체적 역사를 반영하여( 이에 대한 내용은 참조문건 ?사회주의노동운동의 현황과 과제?를 참고) 그 강화 필요성과는 대조적으로 매우 취약한 상태에 놓여있다. 그리고 그 취약성은 매우 기본적인 것에서부터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① 많은 활동가들이 스스로를 사회주의자, 사회주의세력으로 자부하지만 사회주의자로서의 정체성이 매우 취약하다.

- 많은 활동가들이 스스로를 사회주의자, 사회주의세력으로 자부하지만 당건설 논의가 재개되고 있는 현시점에서도 사회주의자로서의 정체성이 뚜렷하지 않고 스스로를 ‘계급적 좌파진영’, ‘좌파’, ‘현장파’로 표현하는 것을 선호할 정도로 사회주의자적 정체성이 매우 취약하다.

- 이는 지금까지의 운동의 역사를 반영하고 있고 관성적인 측면도 있지만 이는 단순한 용어상의 문제가 아니다. 많은 활동가들이 스스로를 사회주의자로 자부하지만 실제로 사회주의자로서의 정체성은 매우 취약하고 자신의 임무에 대한 자각도 사회주의자로서의 자각이라기보다 ‘계급적 좌파진영’, ‘좌파’, ‘현장파’적 자각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사회주의자, 사회주의조직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명확히 표현하지 않는 것은 경험주의적, 조합주의적 활동의 관성으로부터 의식적인 단절이 아직 철저히 이루어지지 않고 있음을 반영한다.

- 정체성의 문제는 우리가 누구냐는 문제와 운동공동체의 성격문제와 직결된다. 때문에 사회주의자로서의 정체성의 취약은 사회주의운동공동체가 90년대 초반이후 해체되어 아직도 온전히 복구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의 반영이다. 공동실천과 치열한 토론과 사상투쟁은 이러한 공동체의 존재 없이는 이루어질 수 없다. 이점에 대한 철저한 자각이 필요하다.

② 사회주의조직에 걸맞는 사회주의활동이 거의 없다.

- 최근에야 그룹들이 사회주의조직으로서의 자기 정체성을 확립해 가는 단계에 있으며 사실상 사회주의조직에 걸맞는 사회주의 활동은 거의 없는 상태이다. 조직활동체계 역시 조합주의적 활동체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조직활동체계의 변화시도도 최근에 시작되거나 아직 시작하지도 못한 조직이 대부분이다.

- 그 결과 노동운동과의 결합도 사회주의적 내용을 통해 이루어지지 못하고 대부분 경험주의적, 노동조합주의적 활동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2) 경험주의적, 조합주의적 활동의 한계에 대한 비판적 자각의 상태

① 이러한 상태에서 일부에서 비판적 자각이 일어나고 있다.

- 일부 사회주의 좌파 그룹에서 이러한 상태에 대한 자각이 일어나고 있다. 경험주의적, 조합주의적 활동의 극복을 위한 자각이 이루어지고 있고, 비정규직 투쟁자체조차도 조합주의적 활동의 한계를 갖고 있음을 자각하고 있다.

② 그러나 또다른 일부에서는 비정규직투쟁자체가 변혁적인 내용을 담보하는 것처럼 생각하는 의식을 벗어나지 못하는 등 비판적 자각조차 미약한 상태이며 사회주의노동운동 강화에 대한 문제의식이 박약하고 당건설의 문제를 사회주의세력의 분열과 고립분산의 극복이라는 다분히 조직형식주의적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

3) 이러한 상태에서 당건설을 위해서는 스스로의 한계를 자각하는 흐름을 만들어내고, 당건설 이전에 사회주의 활동을 사회주의그룹들이 실제로 실천해가는 활동의 전환운동을 추동해내는 것이 선차적이다.

① 활동의 전환 없이는, 당건설 논의는 당건설시기와 통합문제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형식적인 논의를 벗어나지 못하게 될 것이고 당건설의 사상적, 조직적 토대형성에서 이렇다 할 성과도 내지 못하게 될 것이다. 활동의 전환없이 현재의 상태의 사회주의조직들을 다 묶어놓는다고 해도 무기력한 상황은 단지 확대된 형태로 재생산될 뿐이다. 현재 1차적으로 필요한 것은 사회주의조직들이 사회주의조직으로서의 정체성부터 확고히 확립하고 스스로의 한계에 대해서 비판적으로 자각하고 초보적인 수준에서라도 사회주의 활동을 강화하는 것이다. 통일을 말하기 이전에 또 통일의 필요성을 절감하기 위해서도 먼저 기본적인 사회주의활동을 실천해야 한다. 그리고 이런 활동의 전환을 이루는 조직만이 당건설의 한 주체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② 때문에 해방연대(준)이 해야 할 기본적인 역할 중 하나 역시 스스로를 사회주의세력으로 자부하는 세력들 사이에서 이러한 자각과 사회주의 실천활동 강화의지를 확산시키는 것이다.

- 해방연대(준)은 이런 문제의식아래 의식적으로 경험주의와 조합주의적 활동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는 사회주의세력에 대해 매우 기본적인 비판부터 수행해야 한다.

- 그리고 이 활동은 동시에 해방연대(준)의 자기비판과 내부정비활동이기도 하다.
우리 역시 창립이전시기부터 활동방식의 전환을 시도하고 실천해오고 있지만 여전히 만족스러운 수준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우리 역시 사회주의활동체계 속에서 회원들의 역량을 만족스럽게 재배치하고 있지 못하고 사회주의조직에 걸맞는 회원들의 조직적 규율 역시 만족스럽게 확립하고 있지 못하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함으로써 우리 스스로가 모범을 창출하면서 다른 사회주의조직에 대해서 동지적인 비판을 가해야 한다.”

② 긍정적인 발전의 측면과 과거의 관성을 반복하고 있는 부정적인 측면

- 지난 1년여의 기간 동안 경험주의, 조합주의와의 단절의지는 사회주의자를 자임하는 세력 일부에서 강화되어 왔다. 이에 따라 사회주의적 정체성을 확립하고 사회주의정치활동으로 전환하려는 의지 역시 강화되어왔으며 다시 이에 비례하여 사회주의자들 사이의 공동정치활동에 대한 의지 역시 강화되어왔다. 그 만큼 사회주의자들 사이에서 같이 할 수 있는 활동의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 의지자체가 실제적인 행동을 곧바로 담보하는 것은 아니지만 지향성을 분명히 했다는 점에서 이는 긍정적인 발전의 측면이다.

-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 경험주의, 조합주의와의 단절의지가 결여된 채 관성적인 활동이 반복되는 부정적 측면 역시 완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현재의 사회주의노동운동의 상태에서 경험주의, 조합주의와의 단절을 의식적으로 표현하고 이를 실천하지 않는 것은 사실상 이를 방치 방조하는 것과 같다. 이러한 보수적인 태도가 완강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은 현실에서 경험주의적, 조합주의적 경향이 조직활동의 내용과 조직활동체계에서 이미 강하게 자리잡은 채 변화와 혁신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 전체적으로 보아 「사회주의정당건설전략」에서 당건설의 기본전제로 제기한 것은 현실화되기 시작하고 있으나 이에 대한 거부 역시 완강히 존재한다.

2) 활동가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조합주의적 경향이 팽배하다.

① 사회주의자들이 아니라 사회주의자들보다 다수를 차지하는 활동가들로(여기서 활동가들은 변혁적 지향의 활동가들을 말한다. 이미 개량주의와 의회주의에 깊이 포섭된 활동가들은 제외한다.) 시야를 넓히면 활동가들 사이에서는 조합주의적 경향이 여전히 팽배하다. 이것이 변혁적 지향의 활동가들 다수가 민주노동당이 아닌 대안적 정당의 출현을 기대하면서도 이를 실천하는 적극적인 활동에 나서지 않게 하고 대안적 정당의 성격을 사회주의정당으로 분명하게 상정하지 않게 하는 이유이다. 이 점은 사회주의정당건설계획을 수립하는 데서 주요하게 고려해야 하는 현실의 지점이다.

3) 우리는 ‘사회주의정당’건설을 위한 주체적 역량이 질과 양에서 현재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을 있는 그대로 인식하여야 한다.

① 우리가 건설하려는 당은 조합주의적 정당이나 막연한 노동자계급정당이 아니라 사회주의노동자계급정당이다. 따라서 당건설의 주체적 역량 상태를 판단할 때 우리가 기준으로 삼아야 하는 것은 사회주의역량의 축적 정도이다.

② 이런 기준으로 보았을 때 현재 사회주의정당 건설을 위한 주체적 역량은 절대적으로 취약하다. 우선 질적인 면에서 취약하다. 사회주의노동운동으로의 전환은 이제야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을 뿐이고 스스로 사회주의세력임을 자부하는 세력들 사이에서조차 아직 이 전환을 시작하지 않고 있는 그룹들이 존재한다. 양적인 면에서도 사회주의세력은 매우 취약하다. 앞으로 사회주의자로 충분히 발전할 수 있는 잠재적 역량은 다양하게 활동가로서 존재하고 있지만 이는 현실의 역량이 아니라 여전히 잠재적 역량으로만 존재할 뿐이다.


3. 이러한 이유로 사회주의정당을 실제로 건설할 수 있는 계획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철저히 질과 양 모두에서 사회주의역량을 강화하는 문제를 중심으로 계획을 수립하여야 한다.

1) 현재의 이러한 주체적 조건에서 당건설시기와 조직통합중심의 당건설계획을 제기하는 것은 핵심이 빠진 극히 주관적이고 허구적인 것이다.

① 절대적으로 주체적 역량이 취약한 조건에서 당건설시기와 조직통합중심으로 당건설계획을 제기하는 것은 현실과 유리된 관념적 구상에 불과하다.

② 현재의 주체적 조건에서 만약 당을 조급하게 건설하려고 시도하면 그 정당은 사회주의정당이 아니라 조합주의적 정당으로 귀착되고 말 것이다. 그것은 현재의 낙후되고 무기력한 정치조직들이 당형태로 재생산되는 것을 결과할 뿐이다.

③ 또 하나의 심각한 점은 사회주의자를 자임하는 정치조직들 역시 이미 노동운동의 관료주의적 변질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이다. 만약 당건설과정이 동시에 관료주의적 변질과의 단호한 단절과 내부혁명과정이 되지 못한다면 건설되는 당은 ‘해방’을 수행하는 사회주의정당이 아니라 관료주의적 변질을 묵인 변호하는 ‘관료주의적’ 정당으로 전락하게 될 것이다.

2) 따라서 당을 실제로 건설할 수 있는 계획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철저히 질과 양 모두에서 사회주의역량을 강화하는 문제를 중심으로 계획을 수립하여야 한다.

① 당건설의 주체적 조건이 현재 절대적으로 취약하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은 당건설의 무망함을 주장하여 패배주의를 조장하려는 것이 아니라 현 시점에서 사회주의자들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보다 분명하게 하기 위해서이다. 사회주의자로서, 노동자계급과, 그리고 사회주의자들과는 경쟁적인 경향인 민족주의자들과 사회민주주의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당장 사회주의정당을 건설할 역량을 사회주의자들이 갖고 있지 못하다는 약점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은 결코 유쾌한 일이 아니다. 그러함에도 이를 그대로 드러내는 것은, 사회주의자들이 조급성을 경계하며 주체적 역량을 강화하는 일관된 방침을 갖고 이를 지속적으로 실천하면 사회주의자들이 향후 발전가능성이 풍부한 사회주의정당을 충분히 건설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② 가령 가장 대표적인 예를 들어 보면 강령초안의 수립과 사회주의적 정치투쟁 전선의 형성을 사회주의자들이 긴 호흡으로 진정성있게 실천해가면 사회주의자들은 당건설의 사상적, 조직적, 대중적 토대형성에서 획기적인 전진을 상대적으로 짧은 기간 안에 이루어 낼 수 있게 될 것이다. 과거와 비교하여 대규모의 사회주의자들을 양성해낼 수 있게 될 것이며 이것이 조직통합논의와 당건설 시기논의를 중심으로 한 형식적이고 지루한 논의, 그래서 아무런 상상력과 열정을 불러내지 못하는 논의보다 몇 배나 더 당건설역량 강화에 기여하고 당건설시기를 앞당기게 할 것이다.

3) 해방연대(준)의 선도적 실천이 필요한 이유

① 해방연대(준)은 사회주의정당건설과 관련하여 선진적으로 사회주의노동운동의 강화를 제기하고 실천해왔다. 또한 해방연대(준)의 활동내용과 활동방식을 사회주의적인 내용과 방식으로 전환하기 위해 자기비판과 내부정비활동을 진행해왔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이를 위해 무엇이 필요하고, 무엇이 어려운지를, 운동의 구체적 역사과정에서 형성된 경험주의적, 조합주의적 관성의 힘이 얼마나 큰지를 구체적으로 경험하고 알게 되었다. 이러한 경험과 인식을 토대로 우리는 사회주의세력의 활동전환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4) 변혁적인 활동가들이 사회주의활동가로 서게 하는 것이 당건설 역량강화의 핵심인 이유

① 당건설계획(안)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실제로 확인된 것은 현재 존재하는 노동자정치조직들이 사회주의정치조직에 걸맞은 활동으로 확고히 전환하고 있지 못할 뿐만 아니라 현재 존재하는 노동자정치조직들을 모두 통일한다 해도 사회주의정당건설을 위한 역량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② 이러한 이유로 변혁적인 활동가들이 사회주의활동가로 서게 하는 것이 사회주의정당건설역량강화에서 핵심적인 위치를 차지해야 하며 이를 가능하게 하는 방책을 사회주의자들은 집중적으로 강구하고 실천해야 한다.


4. 당건설계획

이미 해방연대(준)은 「사회주의정당건설전략」의 3항목에서 ‘당건설을 위한 사상적, 조직적, 대중정치적 토대구축의 과제’를 제기한 바 있다. 비록, 2007년 대선투쟁과 민주노동당에서의 탈당문제로 역량을 집중하지 못해 많은 과제를 실천하지 못했지만 당시에 제기된 과제는 민주노동당과 관련한 부분을 제외하고는 여전히 실천적으로 유효한 과제들이다.(같은 문건의 같은 소제목의 3항 참조)

이를 전제로 하고 변화된 주체적 조건과 앞에서 상술한 실천적 문제의식을 반영하여 우리는 다음과 같은 당건설계획을 수립한다. 당건설계획에 담긴 내용들은 해방연대(준)이 독자적으로 실천할 활동과 사회주의자들의 공동활동 모두를 포괄하는데 이를 분리하지 않고 서술한다.

1) 당건설의 사상적 토대를 구축하기 위한 실천방안

① 강령초안 논의

- 강령초안논의는 당건설의 사상적 토대를 형성하는 데서 가장 중심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 강령초안논의가 사회주의자들과 변혁적인 활동가들 사이의 활발한 소통의 계기가 되게 하기 위해 최대한 공개적인 방식으로 진행한다. 같은 문제의식으로 강령초안논의는 충분한 시간을 갖고 진행한다.

- 당건설문제가 당장의 일정에 오를 수 없는 조건에서 강령초안논의를 위한 별도의 위원회나 팀을 구성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의미가 없고 또한 풍부한 토론을 조직하는데에서 오히려 제약을 가할 우려가 있으므로 실천적 공동이론지를 통한 방식이 적절한 형식이 될 것이다.

② 공동 이론지 발간

- 당건설시기까지 강령초안을 비롯한 당건설과 관련한 중요한 이론적 문제를 압축적으로 논의 정리해가는 수단으로 공동이론지를 발간한다.

- 당건설을 위한 공동이론지의 성격에 맞게 발간시점에 최소한의 강령적 일치를 담는 선언을 한다.

③ 사회주의자 대토론회 등 지속적인 토론회을 조직하여 사회주의적 담론을 형성한다.

- 건설할 당의 성격, 과도적 요구(혹은 대중행동강령) 등의 주제로 지속적으로 사회주의자들의 토론회를 조직하여 사회주의적 담론을 형성한다. 2008년 하반기에 사회주의자 대토론회를 조직한다.

2) 사회주의적 정치투쟁전선 형성

① 사회주의자들이 현재 돌파해내야 할 핵심적 실천 지점 중 하나는 사안별 공투를 넘어서서 사회주자들 특유의 정치투쟁전선을 형성해내는 것이다. 이를 현실화해내기 위해서는 역량상의 제약이 있더라도 당장의 규모에 관계없이 진정성있게 사회주의적 정치투쟁전선을 형성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책임져가는 자세가 요구된다(진정성, 지속성, 책임성). 이를 위해서 사회주의조직들은 조직적인 결의로 의식적으로 역량을 배치해야 한다.

② 1차적으로 현안문제가 되고 있는 공공부문 사유화반대투쟁, 비정규직철폐투쟁 공동전선형성에서부터 출발하여 이를 발전시켜간다. 이를 위해 가령 ‘사회주의행동’ 명칭의 공동사회주의정치실천단을 구성한다.

③ 과도적 요구(혹은 대중행동강령)투쟁을 전개한다.

- 투쟁의 발전에 따라 투쟁을 과도적 요구(혹은 대중행동강령)투쟁으로 상승시켜간다.

3) 변혁적 활동가들의 사회주의활동가로의 추동

① 앞에서 언급하였듯이 변혁적 활동가들의 사회주의활동가로의 추동은 당건설역량강화에서 핵심적인 위치를 차지한다.

② 변혁적 활동가 다수가 조합주의적 활동에 머무는 것은 조합활동의 관성에 의해 형성된 측면이 강하지만 사회주의활동을 경험하고 참여할 기회가 사회주의자들에 의해 충분히 제공되지 못한 것에도 그 이유가 있다.

③ 사회주의활동을 경험하고 참여할 기회를 제공하는 방책으로 2)번 항목의 사회주의적 정치투쟁전선 형성과 노동자정치학교 개설 등 사회주의학습지원, 민주노조운동내 사회주의분파형성 등을 실천한다.

4) 조직적 토대 구축을 위한 실천 방안

① 앞으로 건설될 당의 골간체계는, 현장단위에 기반하여 지역조직을 형성하고 이를 토대로 전국적 활동체계를 형성하는 체계가 될 것이다

② 이미 현장에서는 일상적으로 사회주의자들 사이에서 공동투쟁이 전개되고 있다. 이를 보다 높은 차원의 공동활동(공동정치학습, 선동)으로 발전시켜간다.

5) 당건설 목표시기의 설정과 단계별 집중 목표

① 사회주의자들이 전국적이고 대중적인 사회주의정치투쟁전선을 형성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출 수 있는 시점에 당을 건설한다.

- 우리가 건설하려는 당은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처럼 아무나 가입할 수 있고 회비만내면 당원의 권리가 보장되는 그러한 정당이 아니다. 사회주의를 실현하려는 계급투쟁정당이고 당원이 당조직 중 하나에 참여하여 활동해야 하는 당이다. 따라서 당을 건설할 수 있는 역량의 기준은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과는 완전히 다르다. 민주노동당과 대비하여 말하면 우리가 건설하려는 당의 당원은 투쟁과 헌신성에서 민주노동당의 핵심활동당원수준을 능가한다. 따라서 단순한 당원규모로 당건설역량기준을 정할 수 없고 기준은 전국적이고 대중적인 사회주의정치투쟁전선을 형성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출 수 있느냐가 되어야 한다.

② 늦어도 2010년내에 당을 건설한다.

- 위의 기준을 당건설시점결정의 기준으로 하여 당건설시기를 결정하되 당건설목표시기를 늦어도 2010년까지로 특정할 필요가 있다. 그 이유는 이렇게 하지 않을 경우 목표의식 상실로 당건설동력이 유실되고 노동자계급에게 사회주의세력이 대안세력으로서 인정받지 못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③ 단계별 집중 목표

위의 과제들은 그 과제의 성격상 당건설시까지 지속적으로 실천해야 할 과제들도 있고 선차적으로 실천해야 할 과제들도 있다. 가령 변혁적 활동가들을 사회주의활동가로 추동하는 과제는 당 건설시기까지 지속적으로 실천해야 할 과제이고 사회주의적 정치투쟁전선의 형성 과제는 계속하여 발전 상승시켜가야 할 과제이다. 이에 비해 강령초안논의는 시기적으로 선차적으로 실천해야 할 과제이다.

우리가 단계별 집중과제를 설정하는 것은 이러한 과제들이 갖는 특성들을 무시하고 자의적으로 과제를 시기별로 배열하려는 것이 아니라 시기시기별로 집중할 과제를 설정하여 보다 의식적으로 실천해 가기 위한 것이다. 가령 우리가 초기단계에 변혁적 활동가들을 사회주의활동가로 추동하는 과제를 집중적 과제로 설정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우리가 이 과제를 소홀히 하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또한 집중과제를 단계별로 설정한다고 하여 집중과제들이 단계별로 확연히 구분되는 것도 아니다. 이러한 전제 아래 단계별 집중과제를 설정한다.

1단계 (2008중~2009초)

● 사회주의세력내 내부 사상투쟁을 통해 경험주의, 조합주의, 관료주의적 변질과의 단절을 강력하게 추동한다.
● 강령초안 논의와 공동 이론지 발간
● 초기 사회주의적 정치투쟁전선의 형성

2단계(2009중~2009말)

● 1단계 실천성과로 사회주의자 공동정치신문 발간
● 사회주의적 정치투쟁전선확장과 공세적인 사회주의적 조직화사업
● 전국적 사회주의 활동골간체계의 형성

3단계(2010초~)

● 당창당조직위원회구성
● 사회주의적 정치투쟁전선의 전국적 대중적 확장
● 창당추진위원회 구성

당창당

6) 어떤 조직과 개인이 당건설의 주체가 될 수 있는가?

우리는 당건설주체의 조건에 아주 까다로운 관문을 설정하는 것에 단호히 반대한다. 그러나 사회주의정당건설의 주체가 되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조건이 필요하다. 우리는 이를 네가지로 요약한다.

① 경험주의와 조합주의와 단절하고 사회주의적 정체성을 확립한 조직과 개인

② 사회주의활동으로의 전환의지를 갖는 조직과 개인

③ 관료주의적 변질과 단절하고 이와 단호히 투쟁하는 조직과 개인

④ 좌익분파주의적 사업작풍에 빠져 대중적 고립을 자초하지 않는 조직과 개인

이중 ①, ②항은 현실사회주의의 붕괴 이후 한국에서 실제로 전개된 사회주의노동운동의 역사적 후퇴를 의식적으로 극복하기 위한 조항이다. 이는 사회주의정당을 건설하려는 조직과 개인이라면 당연히 자기정비해야 할 내용들이다.

③항은 노동운동의 후퇴가 야기한 관료주의적 변질과 사회주의자들이 단호히 단절하고 투쟁하려는 의지를 반영하고 있다. 그런데 ①항의 경험주의, 조합주의와 관료주의적 변질은 그 질을 달리한다. 전자가 한계라면 후자는 투쟁대상이기 때문이다.

④항은 자족적인 분파주의를 극복하려는 조항이다. 스스로 사회주의자를 자임하는 세력들 사이에서는 개량주의와 기회주의에 대한 즉자적 반대로, 즉, 적극적 방식이 아니라 주로 부정적 방식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확보하는 경향이 잔존한다. 오랜 써클주의적, 수공업적 활동이 이를 더욱더 조장한 측면이 있다. 이 문제는 이러한 태도를 고집하지 않는 한, 노동자계급과 능동적으로 결합하고 사업하려는 실천의지가 있으면 어렵지 않게 극복될 수 있는 문제이다.


5. 시야를 넓히면 길은 우리 앞에 넓게 열려있다.

연초 민주노동당에서의 탈당문제와 진보신당 참여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하기 위한 회원 토론과정에서 일부 회원들 사이에는 진보신당참여라는 우회로가 아닌 사회주의정당건설의 길로 해방연대(준)이 곧바로 나가는 것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이 우려의 근저에 깔린 것은 민주노동당안팎에서 곧바로 사회주의정당을 건설할 역량이 존재하지 않는데 이런 길을 결정하는 것은 주관적인 것이 아닌가라는 것이었다.

이러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이 길을 택한 것은 우리가 당 안팎에서 곧바로 사회주의정당을 건설할 역량이 존재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 아니었다. 우리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충분히 알면서도 이 길을 선택하였다. 우리가 이 길을 선택한 것은 당장은 역량이 부족하지만 우리가 긴 호흡으로 나아가면 사회주의정당건설을 위한 역량을 머지않아 형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기 때문이다. 당장의 편한 길은 결국 진창으로 가는 길이지만, 우리가 가는 길은, 당장은 어려울지 모르지만 노동자계급과 함께 하는, 그래서 가장 힘있게 나아갈 수 있는 길이라는 것을 확신했기 때문이다.

지난 토론과정에서도 그랬고 현재도 그러한데 우리가 현재 가장 경계해야 할 위험은 조급증으로부터 나온다. 조급증은 가장 중요하고 본질적인 것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지 못하게 하고 현상의 요동에 현혹되게 만든다. 민주노동당으로 대표되는 노동자정치세력화의 한 역사적 시도는 비극적으로 실패하였다. 이를 온몸으로 체험한 우리로서는 당장 그럴듯한 대안을 현실에서 만들어내기 위해 조바심을 낼 필요가 없다. 민주노동당실패의 핵심원인은 민주노동당이 자본주의적 모순악화로 노동자, 민중의 삶의 고통이 날로 악화되는데 지배계급에 굴복하여 우경화하여 스스로 노동자계급과 분리되었기 때문이다. 핵심원인이 이러하면 그 극복지점은 분명하다. 이 점을 민족주의자들과 사회민주주의자들은 아직도 모르고 있다. 그래서 민주노동당뿐만 아니라 민주노동당의 문제점을 비판하며 자신이 민주노동당의 대안세력임을 자처한 진보신당 역시 현재 방향감각을 상실하고 표류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들과 완전히 다른 태세로 대응해들어가야 한다. 사회주의정당건설의 목표를 분명히하고 사회주의활동을 강화해 들어가면서, 조바심내지 말고 긴 호흡으로, 힘있게 사회주의정당을 건설해 가야 한다. 이를 위해 우리가 지금 구체적으로 해야 할 일들은 매우 많다. 강령초안논의를 조직하고 노동자계급에게 사회주의 학습과 투쟁의 기회를 제공하고 현장에서부터 기본조직을 조직해가야 한다. 과거와 비교하여 이러한 활동들을 실천해갈 수 있는 매우 유리한 주객관적 조건들이 형성, 확대되고 있다. 사회주의활동의 역사적 공간이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는 것이다. 시야를 넓히면 길은 우리 앞에 넓게 열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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