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해방실천연대의 기관지 사회주의정치신문 해방

[33호] 대통령과 국회를 바꿀 수 없다면 노동자 민중의 새로운 권력을 세우자

응답없는 권력, 처참한 대의정치

요지부동이다. 10만이 모이고 100만이 모여도 임기 5년이 확실히 보장되어 있는 대통령은 꿈쩍도 하지 않는다. 이쯤 되면 탄핵이라도 생각해 봄직한데, 한나라당이 의회 과반수인 현실에서 그럴 가능성은 전무하다. 사실 국회만 보자면 더 절망적이다. 국회의원 299명 중에 최근 친박연대 의원들을 일부 흡수한 한나라당은 160명이 넘는 의원을 확보하고 있고, 우당이라 할 선진한국당까지 합치면 180석이 넘어간다.

촛불시위에서 아무리 대한민국 헌법 1조를 외치며, 모든 권력은 국민에게 있다고 목소리를 높여도 섭섭하게도 권력은 대통령, 한나라당이 지배하고 있는 의회, 그리고 군대, 경찰, 감옥을 열고 닫는 판검사 등에 있다. 이 권력은 이명박이 그토록 애지중지하는 재벌들의 사적소유, 부동산 부자들의 사적소유를 유지하기 위해 존재한다. 제1야당 통합민주당 또한 체제유지에서는 물론이고, 정책에서마저도 한통속이다. 한미FTA에서 촉발된 쇠고기 협상임에도 한미FTA 반대가 수면위에 올라오지 못하는 것은 이를 저지른 통합민주당이 제발이 저려서이다. 대한민국 시민에게, 선거를 통해 뽑혀 권력을 움켜쥔 자들은 반품이 불가능한 불량제품이 되었다. 거리의 직접민주주의를 절망케 하는 이 엉터리 대의체제를 깨부수지 않고, 권력은 시민에게 돌아오지 않는다.

노동자 민중의 투쟁없이 촛불은 전진하지 못한다

청와대와 여의도가 민중의 편을 들 가능성이 없고, 4, 5년 안에 갈아치울 가능성도 없다. 이 절망을 해소할 방법은 국민소환을 통해 이들을 끌어내리거나, 촛불에서 발현된 직접민주주의를 발전시켜 대중이 새로운 권력기관을 세우는 것이다. 광장과 거리에 수십만 명이 모이고, 이것이 새로운 민주주의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면 새로운 권력, 즉 시민의 참여가 보장되고, 우리들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할 새로운 권력의 가능성 또한 열려 있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촛불은 확장되고, 더 큰 요구로 발전해야 한다.

촛불집회가 끝나고 아침이 되면 세상은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다. 원수 같은 월급을 받고 비정규직들이 일하는 공장과 사무실은 멈추지 않고 있고, 학교는 여전히 지배계급의 이데올로기를 주입하는 데 여념이 없다. 촛불이 밤에만 그 빛을 발하듯 거리의 민주주의는 아직 우리들의 일상을 넘어서는 요구와 투쟁으로 발전하고 있지는 않다. 촛불은 광장을 넘어 공장과 사무실로 확대되어야 한다.

촛불이 광장을 벗어나는 길은 고통의 근원을 깨닫고 그 고통을 해소할 수 있는 절박한 요구를 가지고 노동자 민중이 투쟁을 하는 것이다. 물가고에 거덜이 난 가계 파탄을 막기 위해 생필품과 의료, 교육 서비스를 국가가 책임지라는 식의 공세적인 요구가 없는 한 직접민주주의는 광장의 울타리에 갇혀 있을 뿐이다. 노동자들이 촛불의 참여자로 머무는 것이 아니라 물가임금 연동제부터 비정규직 철폐까지, 자기 요구를 가지고 투쟁에 나서야 세상의 변화를 기대할 수 있다. 사회주의자들의 임무는 여기에 있다.

사회주의자들의 공동투쟁체를 시급히 건설하자

우리의 요구는 공공기관의 사유화 저지에 머물 수 없다. 민간의료 도입 저지만으로는 시민의 건강권은 지켜지지 않는다. 공공기관의 민주적 통제를 위해 노동자의 민주주의가 자본의 한 복판에서 일어나야 한다. 감기나 보장하는 의료보험을 유지하는 것을 넘어서, 무상의료 사회로 전진해야 한다. 비정규직 젊은이들이 광장으로 몰려오고 있지만 비정규직 철폐를 요구하지 못하면 한 달이 넘는 촛불도 우리 삶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다. 우리사회를 절망으로 몰고 온 근본원인을 제거할 요구를 가지고 투쟁해야만 지금의 절망감을 떨칠 수 있다. 우리사회의 근본적 변화를 요구하는 투쟁으로 촛불의 행진이 전진해야만, 그리고 그러한 요구를 온전히 수행할 새로운 권력이 거리에서 솟아 올라와야만 촛불은 말 그대로 창조의 장이 될 수 있다.

사회주의자들은 현재의 정세에 긴밀히 결합하고 대응하기 위한 기본적인 수단인 사회주의 노동자당을 갖고 있지 못하다. 이러한 상태를 조기에 극복하고, 사회주의자들의 능동성을 높여 내기 위해서 사회주의자들은 공동투쟁체를 시급히 건설해야 한다. 사회주의자들은 대중의 절박한 요구에 기초해 우리사회 전반에 새로운 운영원리를 제시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대중적 권력기관 수립을 제기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사회주의자들은 대중들이 새로운 권력수립의 필요성을 절실히 깨달을 수 있도록 절박한 삶의 요구를 가지고 투쟁을 조직하는데 적극적으로 연대해야 된다.

불만이 있는 곳을 행동으로 요동치게 하라. 노동자, 민중으로 하여금 스스로를 권력의 주인으로 만들 의지와 꿈을 갖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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