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해방실천연대의 기관지 사회주의정치신문 해방

[35호]제국주의 대결과 전쟁의 시대가 다시 등장하고 있다

그루지야-러시아의 전쟁

8월 8일, 그루지야에서는 전쟁이 시작되었다. 이날의 전쟁은 그루지야 내에서 분리 독립을 요구하던 남오세티아에 대한 그루자야의 무력사용으로 시작되었다. 그리고 그루지야의 공격은 러시아의 개입을 몰고 왔다.

한편 친러적 남오세티아는 주민 상당수가 러시아 국적을 보유하고 있기에 이것이 러시아의 개입명분이 되었다. 그러나 그루지야의 군사행동에 러시아가 개입하게 된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그루지야의 친미적 행보 때문이었다.

그루지야 국민들은 2004년 부패한 정권을 몰아낸 소위 ‘장미혁명’을 통해 사카쉬빌리를 대통령으로 만들었다. 그러나 이는 승냥이 몰아낸 데에 범이 들어와 앉은 것이 되었다. 미국에서 거주하며 변호사노릇을 했던 사카쉬빌리는 친미적 성향을 들어내면서 러시아와 거리를 두기 시작하였고, 이라크에 군대파견,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을 추진하는 등의 행보를 취하였다.

러시아의 그루지야 침공은 자국 국경지역 구 소련 국가들의 친미적 정권 수립에 대한 경고라는 성격을 띠는 것이다. 그리고 그루지야-러시아 전쟁으로 2000명이 넘는 사람이 사망하였다.

미국의 유일지배가 가고 제국주의 대결의 시대가 온다

그루지야-러시아 전쟁은 단지 국가 간 소규모 분쟁이라고 할 수 없는 국제정치 상의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전쟁이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제국주의 세계질서는 미국이 무소불위의 힘을 가지고 좌지우지해왔다. 냉전이 끝나고 소련이 몰락한 이후에는 미국의 세계지배에 대해서 대항할만한 세력이 존재하지 않았다. 이 시기에 미국은 말 안 듣는 작은 ‘깡패국가’를 상대하고, 미국의 세계지배의 결과물인 테러에 대해 대응하는 것이 주된 세계전략이었다. 그래서 겉보기에는 미국의 유일 지배가 강화되어 누구도 대항할 수 없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미국 중심의 세계질서는 변화하고 있었다. 그 중심에는 ‘세계의 공장’인 중국과 에너지산업으로 재기한 러시아가 있다.

중국의 경우 이미 미국이 암묵적인 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국가이다. 미국은 20-30년이 지나면 중국경제가 미국을 초월할 것으로 보고 잠재적 경쟁자인 중국을 목표로 하는 군사전략을 지금부터 펼치고 있다.

우선 일본, 호주, 한국 등과 군사동맹을 강화하고 있으며, 아시아에 나토와 비슷한 집단안보기구의 창설을 검토하기도 하였다. 인도와는 2006년 3월 핵협력협정을 채결하여 인도를 핵무기보유국으로 인정하고 적극적인 전략파트너로 끌어들이고 있다. 몽골과의 협력관계를 맺기 위해 부시가 직접 몽골을 방문하기도 하였다. 또한 중앙아시아에서는 대테러전쟁을 빌미로 군사기지를 설치하였다.

미국의 러시아에 대한 대응 역시 강화되고 있다. 미국은 러시아 접경의 국가들과의 동맹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우선 폴란드, 체코와 MD체제에 대해 심도깊게 논의하고 있다. 이미 폴란드와는 그루지야-러시아 전쟁이 일어나고 있는 사이 미사일 방어체제(MD)를 위한 레이더기지 설치에 합의하였다. 구소련 국가들에 대해서는 각종 민간단체를 통하여 친미정권 수립을 추진하여, 우크라이나와 그루지야 등에서는 성공하였다.

이에 대항하여 중국과 러시아의 대응 또한 강화되고 있다. 중, 러는 미사일, 위성요격기술 등 군사력의 현대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군비를 확대하고 있다. 세계전역에서 이들 국가간 경쟁과 갈등이 강화되고 있는데, 가령 아프리카는 미국과 중국의 대결장으로 변화하고 있다. 중, 러간 군사협력도 강화되어 2001년 출범한 상하이협력기구(SCO)는 미국을 배제한 아시아의 군사동맹체로 발전하고 있다.

참혹한 야만을 부르는 자본주의를 극복해야 한다

미국과 중, 러간의 갈등은 21세기에 들어서 지속적으로 심화되고 있다. 막대한 경제력에 기반을 두었던 미국의 패권은 미국의 경제 지배력의 약화와 중국, 러시아의 경제력 강화와 함께 약화되고 있으며, 이제는 패권경쟁의 시기로 다시 접어들고 있다. 그루지야와 러시아의 전쟁은 제국주의 대결의 시대가 재등장하였음을 보여주는 전쟁이었다.

이는 마치 세계의 공장이었던 영국의 힘이 약화되고 독일이 성장하면서 열강들의 대결이 격렬해졌던 100년전으로 역사의 시계바늘이 되돌아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제국주의 열강들 사이의 패권경쟁은 빈번한 군사적 충돌, 주변국들에서의 대리전쟁, 전면전의 위기를 낳을 뿐이다. 이는 두 번에 걸친 세계대전을 통해 역사적으로 검증된 사실이다.

자본주의는 다시 열강간의 전면적 전쟁이라는 야만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이는 자본주의가 수천만의 피를 마시지 않고서는 살 수 없는 야만 그자체라는 것을 보여준다. 제국주의 열강들 간의 패권경쟁이 낳는 노동자, 민중의 고통을 제거하기 위해서 우리에게 주어진 선택은 하나밖에 없다. 자본주의를 타도하는 것!

이제 사회주의냐! 야만이냐! 이외에 다른 선택이 없다.
태그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정기우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