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해방실천연대의 기관지 사회주의정치신문 해방

[35호]노동자의 연대와 대의를 위해 투쟁에 나서야 한다

KBS 공영방송 사수-언론장악 저지-투쟁을 생각한다

방송통신위원장의 선임으로부터 시작한 이명박정권의 언론장악 시나리오가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다. 이명박정권의 언론장악 시나리오의 핵은 24시간 뉴스전문채널인 YTN 사장의 낙하산 인사, KBS 사장에 대한 해임, MBC PD수첩에 대한 탄압이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언론의 장악과 통제는 어느 정권에게도 피해갈 수 없는 달콤한 유혹이다. 언론의 비판기능을 마비시키는 것에서부터 시작하여 직접적인 프로그램의 편성에 대한 개입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되는 언론장악 시나리오가 이명박정부에 들어서는 언론사 사장의 권력측근으로의 교체와 프로그램에 대한 고발과 PD들에 대한 수사라는 직접개입의 방식으로 노골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YTN의 투쟁에서부터 아쉬운 점이 있었다면 그것은 방송 본연의 임무라고 할 수 있는 ‘공정성과 계급성’을 실현하는 과정으로서 투쟁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데 있다.

물론 많은 노동자들에게 우리 사회의 방송은 아직 형식적인 보도의 공정성에서조차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 현실이 그러하기에 특히 언론의 ‘계급성’을 말한다는 것은 너무나 먼 이야기일 수도 있다. 그러나 모든 투쟁에서는 미래 우리사회의 운영원리를 담아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모든 투쟁은 조금의 개량을 획득하는데 멈추거나 타협하게 되기 때문이다.

언론의 계급성이라고 한다면 우리사회의 모순이 어디에서부터 발생하고 심화되고 있는지,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지를 담아내는 것이다. 즉 우리사회의 계급모순을 폭로하고 대안적인 사회운영원리를 제시하는 반자본주의 투쟁에 복무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YTN 사태 이후에도 YTN의 보도원칙은 변하지 않고 있다. 그저 몇몇 드러난 사실들만을 보도할 뿐이다. 파편적으로 드러난 사실 뒤에 숨어있는 진실이나, 기륭전자를 비롯한 노동자 민중의 고통스러운 진실을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

여전히 이쪽 이야기와 저쪽 이야기를 동영상으로 담아내는 것으로 언론의 ‘공정성’을 말하고 있을 뿐이다. 진실은 드러난 사실에만 있는 것이 아니고, 공정성은 수량적 평등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이것이 바로 지금 이명박정권의 언론장악에 맞선 투쟁에서 보이지 않고 있는 진실이다.

언론사 내부로 들어가면 그곳에는 우리사회의 모순이 고스란히 투영되고 있다. 정연주 전 KBS 사장이 이명박정권에 맞선 공영방송 사수-언론자유 수호의 상징적인 인물이 되었을지 모르지만, 그곳에서 일하는 수많은 비정규직노동자들과 열악한 외주제작업체는 KBS의 정책으로 모든 고통을 온몸으로 마주하고 있다.

그런데 정작 이러한 현실을 외면하고 반이명박을 주장하며 내부의 고통과 방송제작과 편집의 탈계급성을 말한다면 반이명박의 진정성에도 불구하고 조삼모사와 다르지 않다.

노동자계급에게 더욱 중요한 것은 사장이 누구인가가 아니다. 또한 몇몇 프로그램에서 잠시 주변으로 비춰지는 우리의 모습들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방송의 내용이며 질이다. 그리고 그것을 만들어가는 노동자들의 노동조건-평등이다. 이러한 내용들을 담아내지 못한다면 친정연주/반정연주(민주/반민주)논쟁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바라는 것이 있다면 이러한 내용들을 공유하고, 작지만 지금부터라도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으로 반이명박투쟁과 언론자유 투쟁이 진행되기 바란다. 내부적으로는 구성원 전체의 평등을 실현하기 위한 노력이 함께 진행되어야 하고, 몇몇 프로그램의 추상적인 방영으로 안주하는 것이 아니라 노동자 민중의 고통스러운 삶을 쉼 없이 담아내고, 그로부터 분노를 조직하고 기존의 권위적 질서에 맞서 평등한 세상을 열어갈 공동행동을 앞장서서 만들어가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노동자의 가장 강력한 무기인 파업도 가능할 것이다.

언론은 제대로 된 방송과 보도로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이 자신에게 주어진 본연의 임무이다. 그 임무를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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