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해방실천연대의 기관지 사회주의정치신문 해방

[37호]노동자 진보정당 건설? 10년 전 슬로건!

- 노건추 출범에 부쳐

1. 2008년 지금 노동자 정치운동의 변화된 현실

1) 노동자계급의 ‘단일한’ 정치적 대표성을 갖는 하나의 노동자정당의 시기는 끝났다.

96/97 총파업 이후, 2007년까지 10년은 노동자계급이 민주노동당으로 단일하게 정치적으로 대표되던 시기였다. 민주노동당은 노동자 국회의원이라도 있었으면 하는 노동자계급의 소박한 정치세력화의 꿈과 민주노총이라는 대중조직이 주도해서 창당 가능했다.

따라서 어떤 내용의 정치인가, 어떻게 국가권력을 장악할 것인가라는 사상과 이념, 노선의 문제가 결정적이었다기보다는, 노동자정당의 시급한 필요성에 대한 대의와 명분이 크게 작용했다. 민주노총당이었던 만큼 민주노총의 배타적 지지는 당연히도 민주노총 조합원들에게 조직적인 반감을 사지 않았다.

2) 지금 한국사회 노동자 정치운동은 사상과 이념에 따라 세 가지 노선으로 대중적으로 분화되었다.

사물이 변화 발전하듯이 노동자 정치운동도 이제 변화 발전하여 노선에 따라 대중적으로 분화가 공고해졌고, 이미 각자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현재 노동자 정치운동의 흐름은 크게 3가지이다.

① 민주노동당이라는 민족주의 노선
② 진보신당(제2창당이든 재창당이든, 노건추 포함)이라는 개량주의/사민주의 노선
③ 민주노조운동 내 현장파와 사회주의 정치조직과 좌파들이 주장하는 사회주의 노동자정당 건설의 흐름이다.
(사회당은 서유럽의 녹색당화를 추구하는 듯하다. 초록정치연대와 연대를 모색 중이다.)


2. 왜 변화되었는가? 지난 10년 동안 주객관적 조건이 변화했다.

① 객관적 조건의 변화 : 자본주의 모순이 극대화되고 있다. 한국 사회에서는 자본주의가 미발전해서가 아니라 고도로 발전해서 민중이 고통스럽다. 그리고 최근 미국발 세계공황이 시작되자, 자본가계급 일부마저도 자본주의 체제의 지속가능성에 대해서 회의를 표하고 있는 실정이다.

② 주체적 조건의 변화 : 민주노동당은 자본주의 모순 심화에 반자본주의 정치투쟁 강화로 적응하지 못함으로써 정치적으로 몰락했다. 10년의 민주노동당 경험을 통해 각 세력 간에 서로에 대한 평가와 검증이 이뤄졌다. 노동자 정치운동 내부에서 사회주의정당 건설의지가 강화되고 있다.



3. 노동자 진보정당 건설? 10년 전 슬로건!

노건추는 민주노동당이 노동자 정치운동에서 실패했다면서, 노동자 (중심의) 진보정당 건설을 추진하자고 한다. 그런데 96/97 총파업 직후에는 아직 노동자계급 대중의 정치적 의식이 매우 낮았고, 한국사회 노동운동의 역사 속에 노동자정당이나 진보정당이 대중적으로 창당되고 의회에 진출한 적이 없었다. 오죽했으면 96/97 총파업 당시 ‘노동자중심의진보정당추진위원회(노진추)’가 모 정치조직의 이름이었겠는가!?

하지만 이미 대중적으로 노선이 분화되기 시작한 2008년에도, 노선이 불분명한 채 사민주의든 사회주의든 막연히 주체만 상정한 ‘노동자 진보정당’을 건설하자는 주장은 정치적으로 10년 이상 퇴보한 것이다. 노동자 정치운동의 지난 10년의 역사와 경험에 대해 무지하고 부정하는 것에 불과하다.


4. 노건추는 민주노동당 실패의 원인을 직시하라

- 민주노동당은 반자본주의 노동자 투쟁정당이 아니었기 때문에 실패했다.

민주노동당은 노무현 정권에 대한 노동자 민중의 민심이반에 같이 휩쓸려 동반몰락하였다. 그 이유는 열우당 2중대로 노동자들에게 인식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노동자정당이, 그것도 사회주의의 이상과 원칙을 계승발전한다는 노동자정당이 자본가계급정당의 2중대였다는 것은 정체성의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었다.

민주노동당은 자본가계급에 맞서 투쟁하는 노동자정당의 모습에서 점점 멀어져갔고, 역으로 노동자계급 대중에 대한 민주노동당의 정치적 배신만 축적되어갔다. 그러니 민주노동당의 정치적 몰락은 당연한 것이다.

- 사회주의 노동자정당 건설만이 대안이다.

노동자계급 대중이 자본가계급의 착취와 억압, 자본주의체제 때문에 먹고 사는 게 어렵고 힘들다면, 이에 맞서는 투쟁과제와 대안적인 삶의 모습, 대안적인 사회체제를 전망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제대로 된 노동자정당은 반자본주의 투쟁을 전개할 때에만 자본가계급에 정치적 위협이 될 수 있으며, 노동자계급 대중에게 희망과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전망을 줄 수 있다.

- 계급적 노동자 정치운동의 복원? 무엇이 계급적인 것인가?

계급적이라는 것이 단순하게 노동자라는 주체만 뜻한다면 정치적으로 무의미하다. 사회주의 노동자정당 건설을 분명히 하지 않으면 노건추는 10년 전의 슬로건이 아로새겨진 깃발을 들고 나온 셈이다. 노건추는 민주노동당 실패의 원인을 직시하지 않기 때문에 이와 같은 시대인식의 오류를 범했다.
노건추는 자주파에 책임전가하지 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