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해방실천연대의 기관지 사회주의정치신문 해방

[38호]노동자의힘의 사회주의정당 건설 시도는 기만과 재앙이다

‘노동자의힘’은 공동활동 무산의 이유를 어떻게 왜곡하고 있는가?

지난 10월18일에 해방연대(준), 노동자의힘(이하 ‘노힘’), 사노련이 공동주최했던 <사회주의운동과 당건설 전국토론회>는, 당면과제로 사회주의노동자정당 건설을 주장하고 있는 세 단체가 한 곳에 모여 서로의 주장에 대해 토론했던 자리였다.

토론회 이후 노힘은 토론회에 대한 평가를 공식적으로 밝혔는데, 이와 함께 해방연대와 사노련의 입장을 비판하며, 당건설 경로에 대한 자신의 입장도 밝혔다(10월30일).

노힘은 “현 정세에서 왜 사회주의운동과 당건설운동을 본격화해야 하는지를 공유하고, 이를 이루기 위한 경로와 프로그램을 함께 고민하고 토론하는 토론회가 되지 못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노힘의 평가대로 토론회는 줄곧 평행선을 그었던, 어떠한 공동활동에 대한 계획과 합의도 도출해내지 못했던 자리였다.

그런데 작금의 공동활동 무산에 대해서 노힘은 마치 당건설 경로에 대한 서로간의 이견이 그 원인인 것처럼 왜곡하고 있다. 즉 노힘은 “우리는 해방연대가 핵심사업으로 설정하는 공동이론지든, 사노련이 핵심사업으로 설정하는 토론회든, 당을 만들겠다는 합의, 이 사업들이 당건설 계획과 경로상의 사업 중 하나로 배치되는 것에 대한 합의가 전제되었을 때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말하고 있다.

이어서 (노힘이 추진해 최근 발족한) ‘사회주의노동자정당 건설 준비모임’에 두 단체가 참가하거나, 창당추진위원회 건설이라는 목표 아래 같이 행동하는 형태로 “당건설을 현실의 직접적 일정으로 올리는 것”만 합의된다면 공동활동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해방연대가, 상식이 있는 사회주의자가 노힘과 “당을 만들겠다는 합의”를 할 수 없고, 함께 당건설을 일정으로 올릴 수 없는 이유는 바로, 노힘이 운동적으로 부패한 세력과 동맹하고 이들을 보호해주고 있기 때문이지, 노힘의 당건설론 때문이 아니다.

토론회 당일 해방연대측 발제자였던 김광수 활동가는 노힘의 민투위 문제 해결이 공동활동의 절대 전제임을 분명하게 밝혔다. 그런데 이에 대한 일언반구도 없이, 당건설 경로상의 차이가 핵심쟁점인 양 입장서까지 써가며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노힘의 행태는 뻔뻔하다.

좌파를 자처하는 부패한 노조관료들의 서식처

2005년 현대자동차자본에 의한 비정규직노조 탄압이 초래한 고 류기혁 열사의 죽음에 대해, 민주노동자투쟁위원회가 배출한 당시 현자노조 집행부(이상욱 등)는 열사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패륜을 저질렀다. 해방연대가 제기하고 있는 민투위 문제란, 이 패륜을 야기한 민투위 소속의 노힘 회원들에 대해 노힘이 어떤 징계조치도 않은 것을 말한다.

해방연대는 민투위 문제가 발생한 직후부터 이를 강하게 비판해왔고, 해당 회원 징계를 요구해왔다. 그리고 지난 9월3일 해방연대는 노힘에게 민투위 소속 회원 징계와 자기비판을 “마지막 요청이라는 자세로” 다시 요청하며, “수용되지 않을 경우에는 노동자의 힘이 사회주의정당 건설에 나설 자격과 의지를 결여한 것으로 대중적으로 규정하고 행동”할 것을 밝혔다.

그러나 노힘은 “징계가 아니라 토론과 실천을 통해 상호 정치적으로 재조직화하는 과정을 밟”겠다는 거부의 답변을 보내왔다(10월22일).

이에 대해 해방연대는 노힘이 “징계를 회피함으로써 운동적으로 부패한 이들과 자신 사이에 공동의 이해관계가 있음을, 어떻게든 이들을 보호하고 이들과 같이 하겠다는 것”과 “스스로가 이미 관료주의적 변질에 상당 부분 오염되어 있음을 행동으로 보였”고, 따라서 사회주의정당 건설에 나설 자격과 의지가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10월30일).

열사를 부정한 패륜을 저지른 “운동적으로 부패한 세력과 동맹하고 이들을 보호하는 노동자의 힘이 계급해방, 인간해방을 실현하려는 사회주의정당 건설의 한 주체로 자처하는 것 자체가 사회주의와 사회주의정당을 희화화하는 행위”인 것이다.

오래 전부터 노힘은 ‘계급적 좌파’를 자처해왔다. 그런데 말이 아닌 행동으로 실천하는 제대로 된 좌파라면 패륜아들을 가까이할 리가 없다. 그렇다면 노힘의 진정한 정체는 무엇일까?

노동운동에서 관료주의란, 투쟁을 지도하거나 노조의 일상적인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선출된 관료들이 계급적 관점과 조합원을 비롯한 노동대중의 진정한 이해의 추구로부터 멀어져, 본래는 조합원의 힘인 교섭력을 지렛대 삼아 자본과 타협하고 협조하여 자신들만의 이익을 앞세우고, 나아가 자신들의 관리로부터 벗어난 자생적인 투쟁과 내부 민주주의를 찍어 누르는 것을 말한다.

소위 현장파를 자처하는 민투위의 행태가 딱 이러했다. 비정규직 투쟁에 대한 연대는커녕 투쟁을 회피하기 위해서 열사를 부정했다. 그리고 노힘은 이렇게 부패한 이들을 징계로 다스리는 것이 아니라 보듬어 안아주고 있다. 이 지경이니 노힘이 좌파연하는 부패한 관료들의 서식처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관료주의적 변질을 반영하고 있는 노힘의 당건설론

노힘의 관료주의적 변질이 어떠한 내용으로 당건설론에 반영돼있는지 말하기 이전에, 다시 한 번 노힘의 기만에 대해 지적하겠다.

노힘은 10월30일의 입장서에서 자신이 2007년에 제안한 당건설을 위한 ‘좌파정치테이블’이 무산됐던 것에 대해, “이 과정에서 우리는 제 조직들 간에 당건설 경로상의 차이와 함께, 제 조직의 써클주의적 한계를 절감하였다”고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노힘의 테이블 제안이 무산된 것은 민투위 문제로 노힘의 자격이 의심받고 있었기 때문이다. 해방연대는 2007년에도 동일하게 민투위 문제의 선해결을 주장했었고, 노힘은 이를 묵살했다. 상식적인 사회주의자라면 노힘과 한 테이블에 앉아서 진지하게 당건설을 논의할 리 없다. 이것이 노힘의 제안이 매번 무산된 가장 큰 이유이다.

당건설 경로에 대해 노힘은 “건설할 당의 성격에 대한 합의가 된다면, 당건설 일정(09년 상반기까지 추진위 건설/10년 전후 창당)을 본 궤도에 올림으로써, 운동주체의 혁신과 운동전략 마련의 돌파구가 열릴 수 있다”고 한다(10/18 토론회 발제문).

또한 “‘사회주의노동자정당 건설 준비모임’은 ‘사회주의 지향의 노동자계급정당’, ‘변혁적 투쟁정당’, ‘당원이 일상적으로 활동하는 당’에 대한 동의만 이뤄진다면, 제 사회주의 정치세력과 선진활동가들이 주체적이고 직접적으로 결합하여, 당건설운동을 현실화시킬 수 있는 조직단위”라고 한다(10/30 입장서). 즉 건설할 당의 성격에 동의만 한다면 누구나, 정말 누구나 당건설주체가 될 수 있다.

그런데 노힘은 어떤 문건에서도 먼저 당건설 일정을 본 궤도에 올리면 어떻게 해서 운동주체 혁신의 돌파구가 열릴 수 있는지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그저 주장만 있다. 이러한 주장은 두 가지 점에서 문제가 있다.

첫째, 당건설의 주체 역량이 절대적으로 취약한 조건에서 일정 중심의 당건설 계획은 주관적이고 허구적인 것이다.

둘째, 당건설주체에 합당한 기준을 적용하지 않음으로써 민투위에 대한 태도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투쟁대상들까지 동등한 당건설주체로 인정하고 있다. 관료주의적 변질은 함께 극복해나갈 공동의 한계같은 것이 아니라 엄격한 대응과 단호한 단절로 잘라내야 할 환부이다. 부패와의 동거란 있을 수 없다.

바로 이점이 노힘의 관료주의적 변질을 반영하고 있는 당건설 내용이다. 노힘은 자신의 수준에 맞춰 당건설주체의 자격을 설정하고 있다. ‘준비모임’에 들어가고 싶거든, 과거에 열사를 부정했든 어쨌든 사회주의정당에 동의한다는 말 한마디만 하면 된다. 이미 스스로가 썩어 들어가고 있으니 타인에게도 엄격해질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어떤 말과 결의도 그것만으로 올바름을 보증할 수 없다.

조합주의와 경험주의의 극복, 관료주의와의 투쟁없이 사회주의정당도 없다

한편 이는 노힘과 해방연대의 결정적인 차이가 드러나는 지점이기도 하다. 해방연대는 어떤 조직과 개인이 당건설의 주체가 될 수 있는가에 대해서, “경험주의와 조합주의와 단절하고 사회주의적 정체성을 확립한 조직과 개인”, “관료주의적 변질과 단절하고 이와 단호히 투쟁하는 조직과 개인” 등의 네 가지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사회주의정당 건설계획」 참고).

사회주의자 자신의 조합주의, 경험주의적 실천과 관료주의적 변질에 대한 철저한 투쟁, 철저한 내부혁명없이 만들어질 당은 결국은 노동자계급을 우롱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민주노동당의 실패로부터 얻은 교훈이기도 하다.

사회주의정당은 내부혁명을 통한 사회주의세력의 질과 양 모두에서의 역량 강화, 이로부터 가능해지는 사회주의적 투쟁전선의 형성과 대중적 확장, 이를 통해 더 많은 활동가들, 대중을 사회주의자로 조직할 수 있는 나선형적 상승 속에서만 건설될 수 있다.

그러나 노힘은 어떠한 주체적인 문제가 당건설을 가로막고 있는지, 이의 해결은 어떠한 비상한 실천을 요구하는지, 말과 행동을 어떻게 일치시켜갈 것인지에 대해서 천박한 이해와 행동만을 드러내고 있다.

당건설 일정박기와 추진위 건설이라는, 그 자체로는 결코 역량 강화를 보증하지 못하는 형식적인 조치가 마치 당건설의 실마리인 양 주장하고, 스스로 부패세력과 단절도 못하면서 감히 변혁을 외친다.

노힘의 사회주의정당 건설 시도는 기만과 재앙이다. 부패한 관료들의 서식처인 노힘이 노동해방, 인간해방을 의미하는 사회주의를 말하는 것 자체가 기만이다. 그리고 이들이 만들 당은 노동운동의 관료주의적 변질을 묵인 변호하는 관료주의 정당밖에 될 수 없다는 점, 그 본질이 조합주의, 관료주의의 정치세력화라는 점에서 재앙의 씨앗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