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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천의날 특호]누가 상하이차에게 약탈의 길을 열어주었던가?

9일, 쌍용자동차가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이를 법원에서 받아들일지 여부, 즉 쌍용차가 퇴출될지 말지는 통상 한달 내에 결정된다. 회생절차에 들어가면 법원은 쌍용차의 관리인과 회생가능성을 평가할 조사위원을 선임하며, 최대주주인 상하이차를 비롯한 주주들의 권리는 일절 행사될 수 없다.

그리고 조사위원들과 채권단이 회생이 가능하다고 판단하면, 법원은 관리인에게 회생계획을 제출할 것을 명령하며, 회생계획 인가까지는 회생절차 개시 이후 통상 4개월 정도가 걸린다. 만약 조사위원이 회생 가능성이 없다고 보고하고, 법원도 마찬가지로 판단하면 회생절차는 바로 폐지될 수도 있다.

그런데 여기서 ‘회생’이란 고용·생산규모를 유지할 수 있게 되는 것이 아니라, 채권자에게 이자를 제때 지불할 정도로 충분한 이윤을 낼 수 있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는 점을 쌍용차 노동자들은 잘 알 것이다. 철저히 이윤논리가 지배하는 회생과정은 당연히 가혹한 비용절감 과정일 수밖에 없고, 대대적인 인력구조조정과 임금삭감, 노동강도 강화를 초래한다.

채권자 입장에서 보면 워크아웃이란 고장난 기업을 고쳐 충실한 현금인출기로 만드는 것이고, 노동자와 그 가족의 생존권이란 잘못 끼워진 부품일 뿐이다. 그러므로 가만히 앉아서 제 목으로 칼이 들어오는 것을 지켜보지만 말고 투쟁해야 하고, 이 투쟁은 위기를 초래한 자본과 정부에게 책임을 묻는 것과 분리될 수 없다.

언론은 인력과 고정비 지출이 과잉이라고 벌써부터 떠들어댄다. 그러나 누가보아도 쌍용차 경영악화의 책임이 기술을 유출하고, 투자약속을 지키기는커녕 제 살을 찌우기 위해 쌍용차를 희생(판박이차 출시 등)시킨 상하이차에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런데 2004년에 지금의 결과를 미리 예견했던 숱한 반대들과 노조의 투쟁에도 불구하고, 헐값에 쌍용차를 넘긴 이들이 누구였던가? 매각 이전 2003년 매출이 3조3천억, 순이익이 6천억원에 이르렀던 쌍용차를 단 5,900억원에 넘기고, 그 의도가 뻔히 보였던 중국자본에게 약탈의 길을 열어주는 범죄적 선택을 누가 했던가?

바로 당장의 채권회수에만 눈이 멀었던 은행들이었고, 해외매각에 길을 열어준 정부였다. 그러므로 노동자의 생존권투쟁은 이들에게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고, 다시 이들에게 쌍용차의 향방을 맡기는 우를 반복할 수 없으며, 채권단과 정부를 대신해 노동자가 나서서 직접 해결하는 길로 나아가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투쟁은 불가능한 것이 아니다! 쌍용차 노동자만이 해외매각과 상하이차의 기술유출과 투자약속 불이행에 대해 상식적인 목소리를 내왔고, 행동을 조직해왔다. 쌍용차 노동자는 바로 자신이 쌍용차와 자신을 위한 최선의 대안이고 선택임을 유감없이 보여왔다. 고용불안을 누구도 대신해서 해결해줄 수 없음을 쌍용차 노동자 본인들이 가장 잘 알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