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해방실천연대의 기관지 사회주의정치신문 해방

[44호]정부가 노동자의 삶을 책임져라

벼랑 끝의 GM

제너럴모터스(GM)의 파산 가능성이 현실화되고 있다. 3월 30일, 미국 정부는 GM과 크라이슬러에 대한 추가 자금 지원을 거부했다. 두 회사가 낸 구조조정안이 불충분하다는 게 이유였고, 미 정부는 GM에게 향후 60일 내에 더 강도 높은 구조조정안을 낼 것을 요구했다. 그리고 다음 날, 오바마 대통령은 GM과 크라이슬러를 파산시키는 것이 최선이라는 생각을 드러냈다고 한다. GM의 새 최고경영자도 파산을 선택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GM에 대한 추가 지원이 무산됨에 따라 GM대우의 위기도 더 커지고 있다. GM대우의 금융권 차입금은 세계경제위기가 발발한 시점인 작년 9월, 4780억에서 올해 1월, 1조 4058억으로 급증했는데, 지난 2월에 정부 등에 1조원을 또 요청한 상태이다. 올 1분기 판매대수가 전년 동기 대비 43.8%나 감소했듯이, 지속적인 판매부진으로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미국 정부가 GM에 대한 자금 지원을 거부함에 따라 한국 정부도 자금 지원에 나서지 않고 있다. 이에 GM대우는 전환배치를 통한 고용감축, 임금성 복지제도 전면중단, 10% 임금삭감 등을 추진하는 식으로 노동자에게 위기를 전가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누군가는 반드시 망해야 한다!

쌍용차는 이미 법정관리에 들어갔고, GM대우의 자력구제는 불가능하다. 이러한 자동차산업의 위기는 세계적 현상인데, 세계 자동차산업의 위기는 세계경제위기로 인해 소비가 급격히 줄어듦에 따라 자동차산업의 만성적인 과잉설비 상태가 본격적인 과잉생산위기로 격화됐기 때문이다.

1980년대부터 과잉설비의 문제점을 드러내온 세계자동차산업의 과잉생산능력(생산능력-판매대수)은 1990년에는 1,300만대 수준이었고, 2001년에는 2,300만대 수준까지 증가해왔다. 미국 시장조사회사인 JD파워는 올해에는 과잉생산능력이 2,900만대에 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는 현재 자동차산업이 겪고 있는 위기가 완전히 해소되려면 향후 자동차 소비의 증가를 낙관하더라도 적어도 2,000만대분을 만들어내는 설비·공장이 사라져줘야 함을 의미한다. 한마디로 누군가는 반드시 망해야 한다!

이러한 이유로 세계의 모든 자동차업체가 자신은 어떻게든 살아남으려고 경쟁적인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살벌한 생존경쟁에서 가장 먼저 밀려나고 있는 업체가 바로 GM이고 쌍용차이며, 곧 이어서 몇몇 자동차업체들도 그 뒤를 따를 것이다.

고용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은 딱 하나!

자동차산업의 위기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만성적인 과잉설비 때문이고 따라서 세계적으로 대규모의 설비축소가 불가피하다는 것은, 지금의 위기가 노동자가 회사에 양보하고 협력하면서 고통을 인내하면 되는 수준의 문제가 아님을 뜻한다.

물량감소·설비감축에 따른 대량의 고용축소, 대대적인 정리해고사태를 결코 피해갈 수 없다는 말이다. 이미 쌍용차와 GM대우에서는 비정규직에 대한 정리해고가 진행되고 있다. 게다가 두 회사는 정리해고를 하는 수준에만 머물지 않고 자칫 아예 청산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혹독한 상황에서 노동자가 고용을 지키고 생존할 수 있는 방법은 딱 하나, GM대우와 쌍용차를 국유화해 정부가 노동자들의 삶을 책임지는 것이다. 경쟁력이 떨어지는 기업은 퇴출돼야하는 시장질서 가운데서 노동자가 살 길은 없다. 자본가가 살기 위해 노동자는 잘리고 임금삭감도 받아들여야 한다.

그러나 정부가 노동자의 삶을 책임지고, 회사는 이윤극대화와 경쟁력 강화 논리가 아니라 고용보장 등의 공공목적을 위해 운영되고, 이를 보장하기 위한 국유화가 이뤄진다면 노동자는 살 수 있다.



정리해고 반대투쟁만으로는 안 된다

대대적인 정리해고 사태에 맞서서 정리해고 반대투쟁만으로는 안 된다. 정리해고는 경쟁논리가 지배하는 시장과 이윤만 쫓는 자본의 본성이 낳는 필연이고, 경제위기 상황에 의해 정당화된다. 저들은 회사가 먼저 살아야 일도 할 수 있는 게 아니냐고 한다.

그러므로 정리해고를 막아낸다는 것은 정리해고를 필연적으로 낳는 시장과 자본의 논리를 함께 극복해가는 것이다. 노동자의 삶이 가장 우선돼야 함을, 그리고 이를 보장하기 위해 노동자통제와 국유화가 단행돼야 함을 당당히 주장해야 한다.

그동안의 정리해고 반대투쟁들은 이를 간과해왔다. 또 이래서는 굴레에서, 항시적인 구조조정에서 벗어날 수 없다. 이제는 노동자의 삶을 정부가 책임지라는 정치투쟁에 나서야 한다.

공장위원회 건설운동에 즉각 착수하자

전 노동자의 고용을 지키자는, 쌍용차와 GM대우를 국유화하라는, 보편적 요구를 내건 정치투쟁 가운데서 정규직, 비정규직의 구분은 무의미해진다. 고용보장, “정부가 책임져라”, 국유화는 같은 공장, 직장에서 일하는 모든 노동자가 공동으로 함께 요구할 때 가치를 갖는다.

그리고 정규직, 비정규직의 구분을 넘어서는 총단결없이는 투쟁에 승리할 수 없다. 그러므로 우리의 투쟁은 노동자 총단결의 기구를 필요로 한다. 비정규직, 정규직, 사무직 할 것 없이 한 공장, 직장에서 일하는 모든 노동자가 단 한명도 해고되지 않기 위해서는 하나의 조직, 바로 공장위원회가 필요하다. 공장위원회는 투쟁과 총단결의 기구이며, 또한 공장의 대표체로서 노동자통제의 주체가 될 것이다.

노동자 스스로 경영의 주체가 될 수 있고, 우리의 생존권을 위해 투쟁할 수 있는 공장위원회를 건설하자. 이 공장위원회는 우리의 일자리를 지킴과 더불어 이를 확고히 보장받기 위해 사람 잡는 기존의 시장과 자본의 논리를 더 이상 용납하지 않고, 노동자가 공장, 직장의 경영과 민주적 통제의 주체로 나서게 할 것이다.


편집자 주 - 해방연대(준)은 지난 3월28일 서울역과 4월6일 GM대우 부평공장에서 사회주의 정치실천의 날을 개최했다. 서울역에서는 용산재개발 강행 규탄과 공영개발·토지국유화 대안을 선전했고, 부평공장에서는 GM대우지부의 전환배치 합의를 폭로하고 자본·정부와의 투쟁에 나설 것을 주장했다. 그리고 4월15일에는 사회주의정치「실천」1호를 발행해 쌍용차 평택공장에 배포했다. 「실천」은 사회주의 정치실천의 날에 맞추어 발행하는 선전물의 새 이름이다. 우리의 ‘실천’이 일회적이 것이 아닌 당건설을 향한 멈추지 않는 실천이라는 점을 알리기 위함이다. 해방연대(준)이 실천의날을 통해서 주장했던 용산참사와 자동차산업 위기에 대한 입장들을 이곳에 재수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