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해방실천연대의 기관지 사회주의정치신문 해방

[46호]‘위기 전가 반대’ 를 넘어서야 한다

IMF 이후 경제위기 때마다 자본가계급은 ‘경제살리기’라는 미명 하에 임금삭감, 복지축소, 정리해고 등 구조조정을 실시해왔다. 그리고 이에 맞서 노동자계급은 ‘위기 전가 반대’를 요구하며 투쟁해왔고, ‘위기 전가 반대’라는 구호는 ‘총고용 보장’ 등의 요구로 변화하며 지금도 구조조정이 들어오고 있는 모든 현장에서 노동자계급의 구호가 되고 있다.

‘위기 전가 반대’라는 구호는 경제위기의 책임이 자본가계급에게 있다는 것을 명확하게 하는 데에는 맞는 구호이다. 하지만 ‘위기 전가 반대’라는 구호와 요구는 노동자계급의 대안이 될 수 없으며, 노동자계급의 투쟁을 수세적으로 만들어 온 장본인이기도 하다.

이 땅에서 노동자계급은 한 공장의 경영에도 참여한 적이 없고, 국가를 운영하는 정치에도 제대로 참여해본 적이 없다. 분명 경제위기의 책임은 자본가에게 있고, 이 경제위기는 누구보다도 노동자계급에게 엄청난 피해를 입히고 있다.

이처럼 책임이 저들에게 있고 이 때문에 우리가 피해를 보고 있다면, 우리의 요구는 당연히 ‘위기 전가 반대’가 아니라 자본가계급에게 책임을 묻는 것이어야 한다. 한 공장을 위기로 몰아넣고 한 사회를 위기에 몰아넣은 저들에게 경영권이 있는 자리에서 물러나라고 요구해야 한다.



노동자통제와 국유화를 요구하자

지금 정리해고에 맞서 투쟁하고 있는 쌍용자동차를 위기로 몰아넣은 주범은 셋이다. 첫째, 상하이 먹튀자본이다. 둘째, 전 세계적으로 자동차 시장을 공급 과잉으로 몰아넣은 자동차 자본들이다. 셋째, 쌍용자동차를 상하이 자본에게 매각한 국가(정부)이다.

단순한 ‘위기 전가 반대’ 혹은 ‘고용안정’이라는 수세적인 요구를 넘어 공세적인 투쟁을 하기 위해서는, 이들에게 무엇을 요구해야 하는가?

첫째, 상하이 먹튀자본의 책임을 물어 경영권을 폐지해야 한다. 그런데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의 정확한 요구가 없다면 쌍용자동차는 또다시 3자에게 매각될 것이다. 전 세계의 자동차 산업을 위기로 몰아넣은 장본인들이 바로 자동차 자본들이다.

3자 매각은 이런 자본에게 쌍용자동차를 매각한다는 것이며, 이는 위기를 만든 주범에게 또다시 경영권을 보장해주는 일일 뿐이다. 정리해고 분쇄를 위해 옥쇄파업까지 한 결과가 자동차 산업의 위기를 만든 주범에게 쌍용자동차의 경영권을 넘기는 일이라면, 파업의 의미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둘째, 노동자가 경영을 직접 통제해야 한다. 공장의 모든 경영권을 갖고 있는 자본가계급은 공장 운영에 실패했고, 이때마다 노동자들은 고통을 감내해야 했고, 이제는 이 과정이 주기적으로 반복되고 있다. 자본가계급은 공장을 운영할 능력이 없다. 저들에게 경영권을 빼앗고 노동자들이 스스로 공장의 운영을 통제해야 한다.

셋째, 정부에게 책임을 물어야 하며, 이 요구가 국유화 요구이다. 잘못된 해외 매각에 대한 책임은 정부에게 있다. 뿐만 아니라 국가(정부)의 책임은 국민의 생활을 안정시키는 것이다. 정부에게 책임질 것을 요구하자.

그리고 정부가 끝내 부동산업자와 건설자본의 배만 불려주는 4대강 사업에 22조는 쓸 수 있지만, 쌍용자동차 노동자를 비롯해 노동자 민중의 생존권을 위해서는 한 푼도 쓸 수 없다고 한다면, 현 정부는 이 나라 정부가 아님을 명확히 하자.

공세적 요구투쟁으로 나아가자

한편, 이런 면에서 쌍용자동차 지부가 8일 기자회견을 통해 밝힌 ‘자구안 폐기와 국유화 요구 그리고 비정규직을 포함한 총고용보장 요구’는 단순한 ‘위기 전가 반대’를 넘어서는 적극적 요구를 향해 가는 노동자계급의 정확하고 발전된 요구이다. 남은 것은 쌍용자동차 지부의 요구를 관철하기 위해 ‘정부가 책임져야 한다’는 것을 더욱더 명확히 하는 것이다.

이번 경제위기는 IMF에 이어 두 번째다. 자본주의 경제의 역사는, 자본주의 하에서 경제위기는 우연이 아니라 필연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위기 전가 반대’라는 구호로 투쟁해서 지금 당장 고용을 유지한다고 해도, 경제위기는 또 다시 들이닥치며 노동자에게 일자리를, 생명을 내놓을 것을 요구할 것이다.

이 악순환을 끊기 위해서는 ‘위기 전가 반대’라는 방어적인 투쟁이 아니라 ‘자본가계급의 경영권 박탈과 노동자통제를 통한 새로운 경제 운영’이라는 요구로 공세적으로 투쟁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