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포항건설노조원 하중근과 엄마 뱃속에서 죽어간 어린 생명의 죽음에 대해 살인을 저지른 자들은 계속 침묵으로 일관합니다. 성람재단의 비리 이사진을 민주적 이사진으로 교체하자는 종로구청 앞의 장애인, 비장애인들의 투쟁은 벌써 한 달을 넘어섰습니다. 이들뿐인가요? 전국의 곳곳이 노동자들의 장기투쟁 사업장이고, 이런저런 사안들로 농성장에서 한뎃잠을 자야 하는 사람들은 늘어만 갑니다.
9월에는 한미 FTA 3차 본 협상이 워싱턴에서 열리고, 9월 14일에는 노무현과 부시의 한미 정상회담이 열립니다. 평택 대추리, 도두리는 항상적으로 강제철거의 위협에 처해 있는데, 전략적 유연성을 한 뿌리로 하고 있는 ‘직도사격장’이나 ‘전시작전권’ 문제가 불거지고 있고요. 사실은 이런 문제들이 평택 미군기지 문제와 동시에 논의되었어야 하는데, 한국 외교와 국방 라인에서 여론이 악화될 것을 우려하여 분리해서 처리했다고 하는군요. 국민의 생명과 평화는 뒷전이고, 국민을 농간할 계책에만 능력을 발휘하는 게 참여정부죠. 9월 한미정상회담에서 노무현이 대한민국을 대표해서 미국에 무슨 선물 보따리를 주고 올지 모를 일입니다. 친미 관료집단과 정치집단들이 이 나라의 ‘미래’를 팔아넘기고 있습니다. 그들은 미국에게 정치, 군사, 경제적 주권을 모두 넘기고도 미래를 보장받겠지만, 이런 관료들과 대표들이 만들어 놓는 질서로 생존의 위기에 몰리는 건 이 나라 대부분의 국민이겠지요.
국민을 때려죽이는 정권이 침묵해도, 이 나라의 평화가 풍전등화의 처지에 몰려도 온통 세상은 ‘바다 이야기’ 뿐입니다. 어느 바다인지 몰라도 그 바다에 묻혀 버리는 우리의 미래에 대한 걱정을 같이 나누고, 걱정만이 아니라 행동의 연대를 통해 희망을 조금씩 끌어올려야 할 때입니다.
이번호에는 ‘내부의 반란’이 있습니다. 편집위원 레이 씨는 그동안 <사람>이 표지 얼굴에서 여성을 거의 다루지 않은 점을 지적합니다. 어디 표지 사진뿐인가요? 내용 전체에서 아직 여성적인 시각에서 인권문제를 접근하지 못하는 한계를 봅니다. 특집으로 개발 문제를 다루었지만, 피상적으로 지적하는 정도에 그쳤습니다. 지역의 개발이 난개발이 되고, 우리 삶을 파탄으로 내몰 것이라는 걱정 정도에서 그쳤습니다. 그 대안은 무엇인가요?
이번 호에서 꼭 새겨 보아야 할 것은 사회복지시설에서 나와 자립생활을 하는 한 장애인의 인터뷰입니다. 죽기를 작정했다가 그 힘으로 살아야겠다는 자각, 그리고 힘들어도 시설이 아니라 자립하는 생활에 대한 그의 확신은 같이 나누어야 할 진실입니다. 그만큼 그에게 자유는 목숨과도 같은 것이겠지요. 자유를 억압당하고 사는 이들과 함께 그의 자유에 대한 희망을 나누고 싶습니다.
출처: [월간] 세상을 두드리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