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사람

[열린칼럼] ‘2006년 9월 13일’을 역사는 이렇게 기록할 것이다

지난 9월 13일 새벽을 기해 평택 미군기지 확장.이전 예정지인 팽성읍 대추리 등에 대한 대규모 ‘빈집 철거’가 시작되었다. 2만 명 경찰병력의 호위를 받은 4백여 명의 철거용역 깡패들이 주민들과 평택 지킴이들을 폭력으로 제압하고, 굴삭기 등 중장비를 동원해 만행을 저질렀다.


지금 대다수 국민들은 노무현 정권이 밀어붙이고 있는 평택 미군기지 확장.이전에 대해 우려하면서, 기지 이전 계획을 ‘전면 재협상’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소위 ‘전략적 유연성’을 위한 계획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평택 미군기지의 확장과 이전은, 단순히 다른 지역에 있던 미군기지를 평택으로 옮기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지금 평택의 문제는 그곳 주민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이 땅 한반도 모든 백성들의 생존과 평화가 걸린 중차대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미국의 더러운 침략전쟁을 위한 기지로 제공하기 위해 주민들이 지난 수십 년 동안 맨손으로 일구고 가꾸어 온 농토와 삶의 보금자리를 하루아침에 빼앗아 주민들의 생존을 뿌리째 뽑아 내쫓겠다는 것이 지금 국방부가 추진하고 있는 평택 미군기지 확장.이전 계획 아닌가.


2년이 훨씬 넘는 지난 740여 일 동안 평택 주민들은 농토와 삶의 보금자리를 지키기 위해 눈물겨운 투쟁을 이어왔다. 단 하루도 쉬지 않고 마을에서 촛불집회를 이어왔으며, 전국의 수많은 평택 지킴이들이 오직 양심과 맨몸으로 연대해왔다. 그럼에도 지난 5월 4일, 군대와 경찰은 무자비한 폭력과 더러운 군홧발로 대추리 도두리의 땅과 주민들의 생존 터전을 마구 짓밟는 강제대집행을 자행했다. 바로 전날까지 주민들이 평화롭게 농사를 짓던 황새울 들판은 하루아침에 군사용 철조망으로 둘러싸여 잡초만 우거진 황무지로 변해버렸고, 주민들은 경찰이 설치한 CCTV 카메라에 의해 일거수일투족을 감시당하는 반인권적 상황 속에서 고통을 당해야만 했다. 마을로 통하는 모든 길목은 불법적인 경찰의 검문검색과 봉쇄로 막혀버리고 말았다.


이런 상황에서 대다수 국민들은 더 이상 국방부가 일방적으로 일을 몰아붙여서는 안 되며, 합리적이고 평화로운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쪽으로 여론을 모아가고 있다. 평택 주민들도 언제든 정부와 대화를 하겠다는 의사를 누누이 밝혀 왔다. 그러기 위해서는 주민대표인 김지태 이장을 즉각 석방하고, 무리한 빈집 철거를 중단해야만 한다는 것은 누가 보더라도 상식적인 전제이다. 일부 마을 주민들이 떠난 빈집, 그러나 전국에서 모여든 평택 지킴이들이 주민들과 함께 살고 있어 실제로는 빈집이 아닌 생존의 터전을 무자비한 공권력으로 파괴하는 행위는, 단지 가옥의 철거가 아니라 마을을 송두리째 파괴하고 쑥대밭으로 만들어 버리는 만행이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지적해왔지만, 이 땅의 양심세력, 민주세력은 더 이상 노무현 정권에 추호의 미련도 두어서는 안 된다. 한국사회 전체의 생존과 주권, 민주주의를 팔아넘기려는 ‘제2의 을사늑약’ 한미 FTA를 국민 대다수의 우려와 반대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으로 강행하고 있는 노무현 정권, 한미 정상회담을 불과 하루 앞둔 상황에서, 마치 미국에 대한 자신들의 ‘충성심’을 증명이라도 하듯 대추리와 도두리 마을을 쑥대밭으로 만들어버린 노무현 정권의 독재와 폭력에 대하여, 이제 강력한 불복종 투쟁으로써 맞서 싸워나가야 한다.


9월 24일, 평택의 평화를 지키고 한미 FTA를 저지하기 위한 전국적 규모의 투쟁은, 87년 6월 항쟁을 계승하여 이 땅에 진정한 민주주의와 평화를 실현하기 위한 민중 대항쟁의 서막이 될 것이다. 이러한 대항쟁을 불러일으킨 것은, 다름 아닌 노무현 정권이 자행한 2006년 9월 13일 새벽의 폭력적인 마을파괴 작전이었으며, 그것은 결국 이 땅 풀뿌리 민중에 대한 ‘선전포고’였다고, 훗날 역사는 냉엄하게 기록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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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홍철 | 녹색평론 주간의 다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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