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사람

[인다방] 예술 검열 대상 1호, 음악!

아마 추석 무렵이었을 것이다. 한 잡지를 뒤적이다가 재미있는 글을 하나 읽게 되었다. 제목은 <금지곡 명반 10>. 주로 70~80년 대 우리나라에서 이러저러한 이유로 금지되었던 노래들과 그 노래가 들어 있는 음반을 소개하고 있는 글이었는데, 최초의 컨셉 앨범이라는 비틀즈의 “Sgt. Pepper’s Lonely Hearts Club Band”에서 앨범 배경에 칼 마르크스의 그림이 있다는 이유로 등장하는 인물에 까만 덧칠을 했던 일화로부터, 핑크 플로이드의 앨범 “The Dark Side of the Moon”에서는 금지곡이었던 “Brain Damage”등의 노래가 트랙에 휴지부가 없었던 관계로 얼떨결에 수록되었던 사연 등 퀸, 사이먼 앤 가펑클, 프린스 같은 유명 가수들의 금지곡 에피소드가 이들 곡에 대한 기억을 되살려주고 있었다.


사실 위의 글에 소개된 곡들도 대부분 그렇지만 <금지곡>이라는 단어를 떠올릴 때 마다 가장 먼저 생각나는 음악 장르라면 폭력, 사회저항, 반체제의 메시지를 담았다는 이유로 50년 대 이후 항상 검열 대상 1호였던 “록”을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좀 더 들여다보면 어느 시대, 어느 장르의 음악을 들춰도 금지곡의 희생양이 되지 않은 음악 장르는 없었고, 예술 전반에 걸쳐 보아도 수년 전 영국에서 발행하는 격월간지 <검열 목록(Index on Censorship)>에서도 밝혔듯이 검열 대상 1호는 항상 음악이었던 것이다.


음악이라는 것이, 특히 가사가 없는 음악은 그 자체가 그저 순수하고 추상적인 예술로 평가되기 때문에 문학, 연극, 미술, 영화 이런 장르를 다 놔두고 가장 많은 금지 목록을 갖고 있다는 게 얼핏 이해가 되지 않기도 한다. 그러나 그렇기에 더욱 권력에 위협이 되거나 사회적 파장을 많이 안고 있다고 생각한 것이었을까. 이미 플라톤은 국가의 존립에 치명적인 위협을 가한다는 이유로 특정한 음계, 음정의 사용을 금지시킨 바 있으며, 나치는 퇴폐적이란 이유로 재즈를, 중국의 문화혁명 기간에는 모든 서양 음악의 연주가 금지됐었고, 최근 걸프전 당시에는 영국 BBC가 모든 반전 음악의 방송을 일체 틀 수 없도록 조치하기도 했으니 말이다.


어쨌든. 음악이 인류 역사이래 정치적으로나 사회적으로 가장 많은 수난을 당할 운명을 타고 났다고, 그래서 과거에 그랬고, 미래에도 그럴 수 있다고 각오를 하더라도, “아니야, 아니야, 그 사람이 아니야~” 뭐 이런 가사 때문에 얼토당토않게 때려 잡히는(?) 일은 다신 없을 것을… 다신 없겠지…. 이 가을, <금지곡 10>을 읽으며 새삼 생각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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