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사람

[인권캠페인] 차별 없는 별을 꿈꾸는 A’s Peple

한걸음 더 내딛기 위해

죄인처럼 살아왔던 HIV/AIDS 감염인들이 감염인의 인권을 지지하는 활동가들과 함께 차별 없는 별을 꿈꾸기 시작했다. 2006년 7월에 ‘HIV/AIDS 감염인 인권증진을 위한 에이즈예방법 대응 공동행동(이하 공동행동)’을 꾸리고, 12월 ‘에이즈의 날을 감염인 인권의 날로! HIV/AIDS 감염인 인권주간 Positive Rights’ 행사를 하기까지 배운 것도 많았고, 함께 싸울 다양한 주체들이 생겼다. 한걸음 더 내딛기 위해 공동행동의 한해를 돌아본다.

감염인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과 에이즈를 확산시키는 구조적인 조건을 바꿔나가는 것은 다른 일이 아니다. 2006년 12월 1일 보건복지부의 세계 에이즈의 날 기념행사장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 강곤 | 기자



차별 없는 별을 꿈꾸는 주체


‘에이즈에 걸린 것이 밝혀지면 게이라는 것도 밝혀지게 될 것’, ‘지은 죄가 뭐 그리 많길래’, ‘문란하게 놀지 않았는데….’ 감염인의 마음속 깊이 박힌 죄의식은 의학적으로 건강한 삶을 살 수 있음에도 치료를 피하게 하고, 삶의 의지를 잃게 하고, 감염인들 사이에서도 억울한 감염인과 죄를 지은 감염인을 나누는 칼이 된다.


과연 할 수 있을까, 언론과 사회가 감염인의 얘기를 들어줄 자세가 되어있을까, 많은 고민 속에서 한걸음 발을 내딛었다. “우리는 여기까지밖에 오지 못했지만… 여기까지 왔습니다.”라는 인사로 시작된 감염인들의 외침 ‘말할게 있 수다!’ 감시와 시혜의 대상을 거부하고 이렇게 한걸음씩 차별 없는 별을 꿈꾸는 주체가 되어간다.


에이즈예방 해법 제시


이 사회는 ‘에이즈에 걸리면 신세 망친다’, ‘에이즈는 무서운 것’, ‘문란하고 부도덕해서 에이즈에 걸린다’고 겁을 줌으로써 그리고 에이즈에 감염되기 쉬운 열악한 환경에 처해있는 이들-마약사용자, 성노동자, 동성애자, 흑인, 가난한 이들-에게 돌팔매질을 함으로써 에이즈를 예방하고자 한다. 이 사회와 정부가 에이즈와 감염인을 어떻게 대하는지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틀이 에이즈예방법이다. 질병에 대한 책임을 개인에게 묻는 것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에이즈를 통해 적나라하게 볼 수 있다. 오히려 에이즈를 확산시켰고, 사회적으로 열악한 위치에 있는 이들의 존재를 부정하고 공격하는 수단으로 에이즈를 악용하고 있다. 병은 소문을 내라는 속담도 있지 않은가. 에이즈에 걸린 것을 당당히 밝힐 수 있도록, 누구나 에이즈검사를 받는데 거리낌이 없어지도록 감염인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과 에이즈를 확산시키는 사회구조적인 조건을 바꿔나가는 것이 다르지 않다. 감염인 인권증진이 에이즈 예방의 지름길임을 의학적으로, 사회적으로 증명하고 에이즈예방법 전면개정법률안을 만들어서 발의하였다.


에이즈는 인권, 사회, 정치문제


에이즈는 사회적으로 성차별, 인종차별, 성소수자 차별, 빈곤,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의해 확산되고 있는 전 세계적인 질병이다. 따라서 이러한 사회적 조건들에 의한 피해가 가장 심각한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에서 에이즈 발병률이 높은 것은 당연하다. 에이즈 감염율이 높다는 것은 ‘부도덕하고 더러운 이들’이 많다는 것이 아니라 가난하고, 성차별, 성소수자차별이 심하고, 인종차별이 심하고 신자유주의 세계화로 인한 폐해가 그만큼 심하다는 것이다. 에이즈는 단지 질병으로서만 이 사회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이 사회가 얼마나 비민주적인지, 빈곤과 차별, 신자유주의 세계화로 인한 폐해가 심각한지를 보여주는 지표이다.


그렇기 때문에 에이즈문제는 감염인만의 문제도, 의료인만의 문제도 아니다. 공동행동을 통해 다양한 내용을 가지고 여러 주체들이 모였다. HIV/AIDS 감염인, 성소수자차별을 반대하는 활동가, 특허권과 제약회사를 반대하는 활동가, 한미FTA를 반대하는 활동가, 건강권과 정보인권을 지지하는 보건의료학생, 의료인, 인권활동가, 변호사, 학자.


한걸음 더 내딛기 위해


에이즈확산의 주범은 사회적 차별과 FTA이며, 차별과 편견을 넘기 위해 당장 필요한 것은 에이즈예방법의 전면 개정과 한미FTA 중단임을 명확히 한만큼 더 많은 이들과 함께 하기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HIV/AIDS 감염인이 참여하고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다양한 방법과 공간이 더 모색되어야 한다. 에이즈는 운동사회에서도 ‘공포’, ‘물리쳐야할 것’의 대명사다. 민주노동당에서 배포한 광우병쇠고기 수입반대를 선전하는 웹자보의 제목은 ‘제2의 에이즈, 광우병’이었다. 또한 11월 22일 민중총궐기가 있던 날 촛불집회에서 한 연사는 한미FTA의 폐해를 비유하는 발언에서 ‘에이즈보다 더 무서운 한미FTA가 몰려온다’고 표현했다. 이런 자연스러운 우리의 운동과 누구나 건강할 권리에서 에이즈환자를 배제하는 우리의 모습에 대해 끊임없는 반성이 필요하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에이즈를 악용하는 제약자본과 지배자들의 모습을 닮은 채로 운동은 발전할 수 없다. 에이즈운동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는 에이즈운동의 성장가능성 여부에 있어서도 중요하지만, 한국의 인권운동, 노동운동, 사회운동의 방향을 세우는데 있어서 중요하다. 4천 명 남짓한 한국의 HIV/AIDS 감염인이 짊어지고 있는 사회적 문제는 이들 소수의 문제가 아님을 알려야 한다. ‘편견과 차별을 넘어’라는 이름을 달고 감염인의 목소리를 배제한 채 에이즈확산의 주범을 칭찬하는 에이즈의 날 기념행사가 벌어진 2006년, 우리는 유시민 장관이 감염인 인권을 증진시키고, 한미 FTA협상을 중단해야할 책임이 있으며, 그렇게 하지 않을 경우 유시민 장관이 바로 에이즈확산의 주범이 될 것임을 경고하는 투쟁을 벌여나가야 한다. 1월 한미FTA 6차 협상이 벌어지는 서울에서, 2월 에이즈예방법이 상정되는 국회에서 우리의 입장은 더욱 분명히 선명해지고 실천되어야 한다.

덧붙이는 말

인권캠페인 ‘HIV/AIDS 감염인 - 편견과 차별을 넘어’는 이번 호로 마무리됩니다. 그동안 웹진 월간 <사람>을 통해 지지선언에 참여해주신 분들을 비롯하여 캠페인에 참여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