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사람

[인다방] 새해의 첫 바람

우리나라에도 이제 제법 <브런치 콘서트>가 정착되고 있는 느낌이다. 오전 식사 시간대를 뜻하는 영어 표현을 빌어온 이 말은 콘서트가 많이 열리는 저녁 시간의 공연을 감상하기 어려운 사람들을 대상으로 처음 시작되었다. 처음엔 이 브런치 콘서트 대부분이 예술의전당을 비롯한 서울 공연장에 국한 되었고 그도 클래식 위주였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이젠 그 범위가 점차 넓어져 지방 공연도 많아지고 뮤지컬 등 그 장르 역시 확대되고 있다. 관객 입장에선 정말 반갑고도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말은 이렇게 하고 있지만 사실 나도 이런 아침 콘서트에는 딱 한 번밖에 가보질 못했다. 그것도 얼마 전이었으니 참 늦다면 늦은 편이라고 하겠다. 어쨌든. 이 날 나는 두 가지 놀라운 경험을 했다. 하나는 입장 관객 중에 의외로 나이 지긋한 어르신, 그도 남자 어르신이 많았다는 것이다. 시간대로 보아 그저 주부 관객들이 거의 대부분일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드문드문 자리를 지키고 앉아 진지하게 음악을 감상하고 있는 어르신들이 있다는 게 놀라웠다. 나의 선입견인지는 모르겠지만 스스로 찾아다녀야 하는 음악회 일수록 이 나이대의 관객이 드문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또 한가지는 흐뭇한 마음으로 공연장을 빠져 나올 때의 일이었다. 입구에 많은 중고등학교 학생들이 장사진(?)을 치고 있다가 나오는 관객들에게 붙잡고 밑도 끝도 없이 티켓을 달라고 요구하는 것이었다. 이런 풍경을 처음 본 것은 아니지만 이 날은 유독 더 신경이 거슬렸다. 한 아주머니가 이유를 묻자 학생들은 학교에서 내준 방학 과제를 하기 위해서라고 대답했는데 그것이 또 너무 당당한 것이 아닌가 말이다. 귀찮고 짜증나는 일을 하기 위해 먼 곳을 왔는데 다 본 티켓 주는 게 뭐 그리 아깝냐는 식이었다.


심경 설명을 복잡하게 말하진 않겠지만 너무나 갈 길이 멀다는 생각이 며칠을 두고두고 맴돈다. 이런 현상이 결코 누구 한 사람의 탓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어린 학생들 스스로 조금은 자신의 행동에 정정당당 해 졌으면 좋겠다. 너무 무리한 바람은 아니지 않은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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