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사람

말기 암, 자본주의를어떻게 치유할 것인가

요즘 내가 내린 결론은 지금과 같은 우리의 생활방식을 바꾸지 않으면 한미FTA 체결을 통해 더욱 공고해지는 대기업 자본주의의 횡포를 막을 도리가 없게 된다는 것이다. 새만금 갯벌에 죽음의 방조제가 들어서고 황새울 들판에 최첨단 미군기지가 들어서게 되는 것도 우리의 반대운동이 허약해서가 아니다. 우리의 운동이 삶 전체를 바꾸는 총체적 변혁운동이 되지 못했기 때문에 그렇다. 그래서 우리는 채식, 자전거, 생태화장실, 대안생리대 등등 불편함을 감수하면서 환경과 노동의 착취에 기반한 대기업 자본주의가 제공하는 안락하고 편리한 삶을 거부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편리함을 위해 스스로 자본주의를 지속시키는 일에 참여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안락함을 거부하는 ‘신념에 의한 소비 거부자들’이 되어 대기업 자본주의 유혹을 용케 벗어나 처음엔 고통스러울 수도 있는 자립과 공생의 길로 들어서야 한다.


나는 자본주의가 암과 같다고 생각한다. 지금 현재 대기업 자본주의가 만들어낸 산업문명은 말기 암과 같다. 그렇다면 그것을 어떻게 치유할 것인가. 서양의학이 시술해온 것처럼, 암세포를 도려내는 것으로 치유가 가능할까? 돈을 벌어 의료보험에 들고, 더 좋은 병원에 가서 특진을 끊는 태도가 삼성재벌로 하여금 병원과 의료보험을 통합하는 의료시스템을 구축하도록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닐까? 나는 암세포가 인체에서 아예 살아갈 수 없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말기 암 진단을 받은 사람들이 생활방식을 바꿈으로써 몇 년에 걸쳐서 서서히 암세포가 인체 내부에서 살아갈 수 없도록 체질을 바꾸는 모습을 보며 나는 자본주의를 절멸시키는 방법이 이와 같다고 생각한다.


미국식 생활방식은 바로 전 세계적으로 미제국이 표준으로 만들고 싶어 하는 대기업 자본주의 산업문명의 전형이다. 우리가 이 길을 따르는 한 아무리 죽기 살기로 ‘반대 운동’을 해도 그 결과는 기대했던 것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채식, 자전거, 생태화장실, 대안생리대 그리고 그 밖의 많은 생태, 여성, 평화적 실천들은 마치 자본주의라는 암세포가 지구라는 인체에서 도저히 살아갈 수 없도록 만드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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