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가 전국 862명의 초·중·고 교사들에게 교직생활과 학교문화에 대한 의견을 물은 뒤 13일 발표한 결과에서 이같이 확인됐다.
이명박 정부 교육정책 교사와 학생 모두에 스트레스 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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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으로 73%의 교사들은 정부의 교육정책에서 가장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답했다. 일제고사와 차등성과금, 교원평가 등 경쟁으로 학생과 교사를 줄을 세우는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이 ‘만병의 근원’이라는 스트레스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정부 교육정책에서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는 교사들은 6%에 그쳤다.
지난 4일 전교조가 발표한 어린이 생활실태와 의식조사에서는 학원다니기(44.8%)와 학업·성적(41.4%)이 나란히 어린이들에게 가장 많은 스트레스를 준 것으로 확인돼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을 교사와 어린이들의 스트레스 주범으로 꼽히게 됐다.
이는 교사들이 바라보는 아이들의 스트레스 인식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 교사 66.7%가 아이들이 입시와 성적으로 받는 스트레스가 늘었다고 답했다. 특히 초등학생들이 그렇다는 답변은 72.3%로 가장 높았다. 자율형 사립고와 특목고, 국제중 등으로 초등학생까지 성적에 대한 스트레스가 급속히 증가했다는 것이다. 중학생은 71.3%, 고등학생은 69.3% 교사가 스트레스가 늘었다고 답했다.
다음으로 행정업무(58.2%)가 교사들에게 많은 스트레스를 줬다. 이는 80.2%가 지난 1년 전보다 행정업무가 늘었고 51.8%는 여전히 학교의 일을 집에서도 한다고 답한 것에서 스트레스의 정도를 짐작할 수 있다. 이는 수업을 준비할 시간이 없게 했고(56.5%) 수업 진행을 어렵게 했다.(64.8%)
교직에 대한 부정적인 사회여론(56.6%)이 세 번째로 높은 스트레스 원인이었다. 사회에서 교사를 본 시작이 1년 전보다 나빠졌다고 생각하는 교사가 67.5%나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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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업무, 부정적 사회여론도 스트레스, 낮은 만족도로
이같은 스트레스 원인은 교직생활에 대한 낮은 만족도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근무환경 만족도는 20.2%, 사회적 지위 만족도는 27.4%에 머물렀다. 임금수준 만족도도 22%였다. 유일하게 높은 것은 교직 안정성으로 74.8%였다. 그런데도 교직생활에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답한 교사가 40.6%로 나타났다.
조사를 담당한 전교조 산하 참교육연구소 오지연 조사통계국장은 “교직이 안정적이라는 비율이 높은 것은 비정규직 확산과 40대 이후 나타나는 고용 불안 등이 상대적으로 정년까지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라고 분석하며 “어려운 상황에서도 많은 교사들이 소신 있게 교육을 하며 자신의 길을 가기에 보람이 높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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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학생이나 관리자와의 갈등에서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답변은 각각 25.8%, 24.2%로 비교적 낮았고 교사 사이나 학부모와의 갈등은 각각 9.8%, 12.7%로 더 낮았다.
오지연 국장은 “교사들의 스트레스 주요 원인이 학교 구성원 내부나 교육에 관한 업무에 있지 않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학교 및 교원 정책의 방향도 여기에서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교문화에 대한 조사에서는 76.4%가 체벌을 허용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답했으며 56.3%는 엎드려뻗쳐, 손들고 서있기와 같은 간접체벌도 허용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답했다. 특히 65.8%의 교사는 문제 학생에 대해 대화와 상담 등 교육적인 접근으로 지도 방법을 노력한다고 했다.
이는 학생인권과 체벌에 대한 논란이 있지만 이를 보장하는 정책의 방향이 교육적으로 바람직하다고 보고 학교현장에서 반영하려는 움직임으로 읽힌다.
불법찬조금과 촌지 등을 허용하지 않는 분위기인가라는 질문에 90%의 교사가 ‘그렇다’고 답했으나 10%는 허용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교사 의견 반영 35.6%, 학부모 의견 반영 59%
학교 운영에 교육주체의 참여 여부에 대해서는 교사의 의견을 학교 운영에 반영하는 분위기라는 응답 비율은 35.6%였지만 학생과 학부모의 의견을 반영한다는 59%로 상대적으로 높았다. 학교운영위원회라는 법으로 보장된 기구로 학부모의 의견을 반영하지만 교사를 그렇지 않는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학생 문화에 대해서는 학교폭력과 따돌림 현상이 심각하다고 생각하는 교사는 26.1%였으며 32.1%는 그러지 않다고 답했다. 또 가정환경이 어려워진 학생이 늘었다고 답한 교사는 49.3%였으며 무기력한 학생이 늘었다고 생각한 교사는 58.2%에 달했다.
전교조는 “비교육적인 교육정책과 행정 중심의 학교 환경 속에서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가는 교사들이 교직생활에 대한 보람과 만족을 느끼며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에 전념하는 교육환경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